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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교수의회 서울지회 명의로 된 이메일 한 통이 소속 교수들에게 전달됐다. ‘존경하는 교수님들께라는 제목의 이 이메일은물론 제 구성원 단체의 내부 소식지 개념의 것으로서 그 자체가 성명서나 선언문과 같은 대내외적 영향력을 지니는 성질의 것은 아니었다그렇지만 이 내부 소식지는 교수사회가 경희공동체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대학주보의 관심을 끌었다.

해당 메일의 주된 내용은 지난 해 하반기에서부터 올해 상반기에 이르는 기간 동안 경희공동체를 관통해왔던 우리학교의 당면과제들에 대한 것이다주로 대학본부 측이 그간 공언해왔던 굵직한 약속사항들의 이행여부 및 이행방안을 묻는 것이 주요 골자였던 바그동안 개별 의제들에 관해 지속적으로 보도해왔던 대학주보 역시 적지 않은 부분에서 동의할만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해당 메일의 내용 중 일부특히 대학평의원회의 구성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다해당 메일에서 교수의회 서울지회는 평의원회 구성 가운데 우리 대학만 전국에서 유일하게 교수 대표의 수가 과반수가 안 되는 이유 및 그에 대한 개선방안에 대한 요구가 소속 교수로부터 제기됐음을 밝히면서, ‘교수의회는 전체 교수님들의 의사를 대변하는 유일한 공식기구지만 지금처럼 총장 선출권을 갖고 있지 못한 데다 21명으로 구성된 대학평의원회에서도 교수 대표가 8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대학당국에 대한 제도적 견제에 많은 한계를 갖고 있다고 현 상황의 문제점을 진단했다그런데 이같은 진단은 대학 구성원에 대한 협소한 인식을 내포한다.

대학평의원회의 존재의의는 대학공동체를 구성하는 구성원들이 상호 간의 견제와 협의를 통해 자칫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대학 운영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있다그리고 이 존재의의를 구현하는데 필수적으로 전제되는 것은 각 구성원들의 이익을 대변해줄 학생,교수직원동문 등 구성원별 대표가 적정비율로 고루 참가하는 것이다이는 대학 공동체가 어느 한 집단의 전유물이 아닌 모든 구성원의 터전이기에 그러하다때문에 우리학교는 현재 대학평의원회의 구성원 대표 비율을 교수:직원:학생:동문=8:5:4:4의 비율로 운영하고 있으며이렇듯 그 어느 곳도 단독으로 과반을 점유하지 못하도록 제도적으로 막아놓음으로써 특정 집단의 독주를 막고 결과적으로 구성원 간의 토론과 협의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교수의회는 대학평의원회의 교수대표 비율이 95%에 달하는 서울대학교의 기형적인 사례를 제시하면서 대학평의원회 내 교수대표비율의 확대를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특정 제 구성원 단체 내에서 구성원의 목소리가 학교 측에 효과적으로 전달되고 있는가?’라는 문제의식이 제기되는 것은 건강하고 바람직한 현상이다다만 이런 문제의식은 합리적인 설득과 토론혹은 다른 구성원 단체와의 협의 및 연대 등의 노력으로 이어져 쌍방향적 소통의 과정을 통한 결과도출로 이어져야 마땅하다만일 교수의회가 이번 메일에서 이야기되는 것처럼 타 구성원 집단에 대한 존중과 소통을 배제한채 교수집단의 목소리만 확대하고자 한다면 그건 또 다른 패권주의에 불과할 것이며 그들이 지적하는 일방향적 소통의 화살표 방향만 돌려놓는 것에 다름 아닐 것이다.

더불어 최근의 갈등국면에서 대학평의원회의 역할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대학평의원회가 어느 특정 집단의 이해와 이익에 경도되어선 안 된다는 점 또한 명확해진다그런 점에서이번 이메일에서 노출된 교수의회 서울지회의 시선은 결국 대학평의원회를 교수들의 목소리만을 대변하는 기구로 만들겠다는 발상은 아닌 것인지 우려된다고 하겠다.

지난 하반기 이후 경희공동체를 덮친 갈등의 한복판에는 의사결정과정의 소수집중화가 자리하고 있다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소수집중화의 주어를 바꾸는 것이 아니다경희공동체를 이루는 모든 구성원들이 더디 가도 함께 가는’ 토론과 협의의 문화를 일궈내는 것그리고 그 문화 속에서 원활한 의사결정과정이 이뤄질 수 있는 소통구조를 만드는 것이 경희의 밝은 내일을 위한 진정한 방법일 것이다.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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