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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캠퍼스 간 유사학과에 관한 논의가 ‘국제캠 학생은 영어학부 다전공 불가?-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글커)-영어학부 유사학과 논란’ 기사(대학주보 1597호)를 통해 불거진 바 있다. 해당 단과대학은 학과의 강의규모 축소를 우려해 위와 같은 ‘캠퍼스 간 다전공 금지’ 규정을 적용, 각 캠퍼스 학생 전체의 다전공을 막았다고 밝혀 큰 파문이 일었다. 이처럼 학교 측에서 유사학과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게 되면서 관련 논의는 재학생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다른 캠퍼스 간 유사학과로까지 번지고 있는 추세다.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단과대학이 바로 ‘이과대학·응용과학대학’이다. 실제로 대학본부 학사담당 관계자는 “과거 응용과학대학 역시 글커와 마찬가지로 캠퍼스 간 다전공을 막아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학사지원과는 응용과학대학의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두 단과대학의 ‘유사성 논란’은 국제캠퍼스(국제캠) 설립 초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응용과학대학은 1985년, 기존에 국제캠에 존재해오던 이공대학으로부터 확장된 자연과학대학(물리학과, 수학과, 화학과, 우주과학과, 환경학과, 유전공학과)을 모태로 한다.

응용과학, 최초 국제캠 공학계열의 ‘기초과목’ 위해 신설

응용과학대학 안광현(응용화학) 학장은 “원래 80년대에 공과대학이 (서울캠으로부터) 내려오면서 이과대학이 함께 내려오도록 돼 있었다”며 “하지만 여러 반발로 인해 이과대학이 내려오지 못하게 되면서, 공학계열의 기초과목을 가르칠 단과대학이 필요하게 된 것”이라며 설립 당시의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도 응용과학대학은 물리학 및 실험, 미분적분학 등 국제캠 자연계열 전공기초 전체를 담당하고 있다.

이후 10여 년간 끊임없이 ‘중복학과’ 논란에 시달려오던 국제캠 자연과학대학은 결국 97년도 시작된 대대적인 학사구조 개편의 여파로 99년도 해체된다. 이후 물리학, 수학 등의 학과는 ‘물리 및 응용물리 전공’와 같은 명칭으로 전자정보학부에 소속됐고, 화학과 역시 학문 단위를 이동해 공학계열 일부 학과와 함께 학부 편제를 이루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지속됐다. 안 학장은 “전자정보학부에 소속된 물리학 등의 전공이 학과 정원 충원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학부제(1학년때 해당 학부로 입학해 2학년때 학과를 선택하는 제도)'의 시행으로 인해 전자정부학부로 입학했던 1학년들의 선호도가 전자·컴퓨터 계열 등에 몰렸던 것이다. 결국 2009년도에 ‘자연과학대학’은 ‘응용’을 지향점으로 삼아 4개 학과(응용물리, 응용화학, 응용수학, 우주과학)를 편제로 다시 만들어졌다.

하지만 2012년도 캠퍼스 법적 통합을 거치면서 논란은 더욱 심화되는 추세다. 해당 학과들이 ‘응용’에 맞춰 커리큘럼을 바꿔오다 보니 기존의 이과대학 과목을 포함해 전자·전파공학, 화학공학 등 공학계열에서도 고학년 과목에서까지 일부 유사성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대해 안 학장은 “유사 내용이더라도 각 학과에서 가르치는 지향점이 조금씩 다르다”고 설명했지만, 실제 수강하고 있는 학생들의 반응은 다르다. 전자·전파공학을 다전공하고 있는 이수인(응용물리학 2011) 군은 “아무래도 전자·전파공학과 응용물리는 유사한 내용이 많은데, 같은 내용을 또다시 수강해야 하니 당황스럽다”며 “관련 강좌에 대해 배운 내용이 있다면 정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전파공학은 응용물리학과의 다전공생 43명 중 27명이 다전공을 하는 선호도 1순위 학과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응용과학대학 학사담당 관계자는 “해당 과목들을 다 인정해준다면 아무래도 학과 강좌 개설에 차질이 우려된다”며 “(교육의) 지향점 측면에서도 해당 학과에서 수강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경계에 선 학문의 ‘정체성’ 속에서 학생들은 ‘우왕좌왕’하는 모양새다.

이처럼 학부 수준에서 ‘응용과학’과 기존의 ‘순수과학’을 세분화해 함께 운영하는 대학은 법적 분교들을 제외하면 우리학교가 유일하다. 문제는 이 같은 학문단위의 구분이 대학본부가 진정한 ‘교육’을 위해 해당 학과들을 지정해 발전시킨 것이 아닌, 캠퍼스 간 중복학과를 조정하지 못해 99년 학사구조 개편 도중 ‘어쩔 수 없이’ 탄생시켰다는 것에 있다.

단국대학교(단국대)의 경우, 2014년 본·분교 법적 통합을 진행하기 2년 전부터 기존에 존재하던 천안캠퍼스의 ‘응용물리학과’와 ‘응용화학과’를 죽전캠퍼스의 학과들과 통폐합했다. 이들은 통합시에 학부의 응용관련 학과들을 모두 중복학과로 지정했다. 단국대 김종규(화학) 교수는 우리학교의 화학교육 커리큘럼을 분석하며 “사실상 캠퍼스 간에 다루는 내용이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고 평했다.

전문가들, ‘순수·응용 커리큘럼에서 큰 차이 없다’

고려대학교(고려대) 역시 세종캠퍼스에 ‘디스플레이반도체 물리학과’와 일반대학원에 ‘응용물리학과’가 있지만 본 캠퍼스에는 물리학과만 개설돼 있다. 고려대 조동훈(물리학) 교수는 “따지고 보자면 물리학과 과목 전체가 응용물리학인데 굳이 (학과를) 만들 필요성을 못 느낀 것이 아닐까 싶다”며 “적어도 안암캠퍼스에는 ‘응용물리학’이라는 학과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양대 역시 ERICA캠퍼스에만 ‘응용물리학과’, ‘응용화학과’, ‘응용수학과’가 있다. 본 캠퍼스에서는 공학계열과 순수 자연계열만이 존재한다.

우리학교를 제외하곤 법적 본교 중 유일하게 순수 자연계열과 ‘응용화학과’를 동시에 운영해왔던 경북대학교(경북대)는 2014년도 2학기를 마지막으로 해당 학과를 같은 단과대학 내 소속인 ‘화학공학과’와 통폐합했다.

한편, 서울대학교와 경북대는 각각 ‘응용생물화학부’, ‘응용생명과학부’등의 명칭을 사용하지만, 이들 학부는 모두 ‘농업생명과학대학’ 소속으로 주로 ‘식물균병학’, ‘해충방제학’, ‘농약학’, ‘토양환경화학’등 농업관련 분야에 집중돼 있다.

이처럼 응용과학으로의 세분화는 학부과정에서 순수과학과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로 ‘법적 분교’에서 본 캠퍼스와 학과를 차별화하는 데 쓰이고 있어 자칫 국제캠의 대외적 이미지에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우리학교의 경우 타 대학과 같은 통폐합식 해결책은 요원할 전망이다. 이과대학 측에서 ‘순수학문’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캠퍼스 이전을 적극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과대학 이기태(생물학) 학장은 “본디 순수 자연과학은 사물의 ‘본질’을 보는 것이고 그쪽(국제캠)의 응용과학은 ‘사람’을 보는 것이다”라며, “과거 이전논의가 있었지만 단순한 ‘외형적 분류’에는 우리 교수님들이 반대를 했었다”고 말했다. 학생들 역시 거센 반발을 예고했다. 이과대학 학생회 김준용(정보디스플레이학 2010) 회장은 “유사학과라는 말은 같은 점도 있지만 엄연히 다르다는 말을 전제로 하고 있다”며 “국제캠으로의 이전 논의는 있을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렇다고 응용과학대학이 섣불리 움직일 수도 없다. 응용과학대학의 3개 학과(응용물리학, 응용화학, 응용수학)는 국제캠 4개 단과대학의 자연계열 전공기초 전체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서울캠은 약과학과의 4개 기초과목과 치의예학과 1개 기초과목 등을 제외하곤 모두 각자의 학과에서 전공기초를 자체 개설 중이다. 이처럼 서로간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유사학과 문제는 답보상태를 이뤄 국제캠 재학생들의 대내외적 피해는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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