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270,190
피말려(펌)
2004.02.16 18:52:09
4515
21 / 0
배움터
||||등록금 고지서를 보고 또 놀랐습니다.

어쩜.

다들 이런 생각 하고 계실겁니다.

방학내내 일을하며 돈을 모았습니다.

딱히 돈쓸일도 없었고 쓰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모아서 학비를 만들려 했습니다.

그래서 200을 벌었습니다.

주말저녁 제 또래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흥청 망청 쓰고 마시고 하는 곳에서 온갖  수모를 참아가며 일을 했습니다.

방학때 공부도 하고 싶었지만 그럴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넉넉치 못한 부모님을 원망하지도 않았습니다.

수강신청을 하는데 교양도 그렇고 전공도 그렇고 과목이 줄었습니다.    선택의 폭이 너무 좁아졌고 학기중에도 일을 해야 하는데 시간표 짜는게 난감하더군요.

등록금은 올랐는데 왜 과목은 줄어들까요?

나름대로 꿈이 있어 제가 살던 지방 국립대를 마다하고 수도권으로 왔습니다.

학기마다 등록금에 기숙사비 생활비 맞추느라 아버지는 많은 빚을 지셨습니다.

제대하고 복학할땐 스스로 공부하고자 손톱이 갈라지도록 일하고 공부를 했습니다.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문과 늘어나는 아버지의 빚.   부모님께서 참 많이 늙으셨다는 것을 깨달았을때 자식으로써

눈물만 흘리게 되었습니다.

지난 주말 집에 전화를 했고 아버지께선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전 이렇게 학업을 중단합니다.

토요일밤과 어젯밤.  그동안 벌어논 돈 조금 썼습니다.

부모님 선물과 누나 선물을 샀습니다.

그리고 무척 많은 술을 마셨습니다.    내일 그리운 집으로 갑니다.

일때문에 설날에도 못간 그리운 집입니다.

공부를 하며 등록금과 생활비를 다 마련하는건 저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 벅차더군요.

이제 일년남은 학업을 잠시 중단한다는게 너무 가슴아프고 답답하기만 합니다.

저뿐이 아니라 많은 학우들이 힘들겁니다.

가난은 창피도 아니고 비겁한 것도 아닙니다.

단지 돈이 없는 것 뿐입니다.

총학과 학우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저처럼 아무 힘없이 눈물을 삼키지 말기를 바랍니다.

비싼 등록금이라도 공부 할 수 있다면,  등록금이 마련이 된다면 열심히 공부하기를 바랍니다.

일년뒤 다시 돌아온 학교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요?

해마다 바뀌는 교내 시설들.   과연 무엇을 위한 투자인지?   누구를 위한 선전인지 모르겠습니다.

전 혼자라 아무 힘이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학우들이 총학과 손잡고 입을 모은다면 좋은 결과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주저리 주저리 우울한 소리만 했군요.

그럼 물러갑니다.

출처 : 수원총학 홈페이지(www.powerofkhu.com) 할말있어요 게시판
삭제 수정 댓글
2004.02.16 19:34:02
nahz
힘내시길..
기성세대가 너무나도 당연히 얻을 수 있는 것을 지금 얻지 못해 큰 상실감을 느끼는 세대라고 하더군요..

좋아질겁니다..
머리 좋은 사람들 중에서도 착한사람이, 그래도 나쁜 사람보다 많으니까요.
삭제 수정 댓글
2004.02.16 22:50:09
아싸*^^*
동병상련//에휴..저두 좀 쉬어볼까하고 휴학했는데..딥따 일만하고 있습니다-_-;;
삭제 수정 댓글
2004.02.18 04:53:22
전대협
전국 대학생 협회에서 단체로 자퇴를 해서 대학교를 굶어죽게 했으면 하는 바랩이라우...ㅜ.ㅜ;;
삭제 수정 댓글
2004.02.20 04:23:37
ㅡㅜ
정말 돈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돈 없는 사람들의 고통을 알까.......
번호
배움터
제목
글쓴이
공지 공통  경희 광장 이용안내 1
쿠플_알리미
2015-10-28 995871
공지 공통  홍보글 무통보 이동처리 합니다.
KHUPLAZA
2014-05-01 1024697
270190   어이없는 학년별 수강신청제도.. 5
망탱
2004-02-16 4870
270189   [To:startree] 4
8con
2004-02-16 4548
270188   헤헤헤~ 5
비밀의화원
2004-02-16 4408
270187   오늘 2번 울었습니다.. ㅠ_ㅡ 13
망탱
2004-02-16 4832
270186   흡;; 3
Fever-
2004-02-16 4078
270185   오..간만 1
zz
2004-02-16 4170
  참 세상 더럽구나 4
피말려(펌)
2004-02-16 4515
270183   설치비 44000원은 되돌려주남유? 2
달봉이
2004-02-16 3817
270182   이것좀 보셔유 1
달봉이
2004-02-17 5305
270181   생활의 발견 1
상수
2004-02-17 3528
270180   학교여! 각성하라! 4
웃기시네
2004-02-17 4046
270179   재학생들에게 몯고싶습니다^^;; 6
아싸라비아!
2004-02-17 5042
270178   다이아몬드별이라~ 2
오이공주
2004-02-17 3448
270177   서울에 또 다른 생명과학관련과가 생긴다는게 정말인가요?? 4
정말루??
2004-02-18 3688
270176   꼭막았으면 합니다. 비록제가 힘은없지만. 8
에휴.
2004-02-18 3416
270175   총학 게시판에 지나가다가 쓴글.. 11
yesterday
2004-02-18 3423
270174   익게 왜 이렇게 바뀌었죠? 3
경희대얼짱
2004-02-18 3643
270173   학교에 김구라 황봉알 시사대담 같은.. 2
yesterday
2004-02-18 3745
270172   언제또생겼담? 6
액숀가면
2004-02-18 3383
270171   마지막 1년 1
액숀가면
2004-02-18 6079
270170   답변좀 부탁해욧~ 2
timtam
2004-02-18 3043
270169   컴퓨터 짜맞춥시다!! 4
망탱
2004-02-18 3314
270168   스킨이 넘 구려여 2
미스봉
2004-02-18 3190
270167   우정원 합격했는데 2월말에 방빼면 어떻게 될까요? 7
우정원
2004-02-19 3328
270166   하드렌즈 끼시는분들~!! 5
망탱
2004-02-19 3283
270165   컴터견적좀 봐주세요 8
부탁해요
2004-02-19 3208
270164   [잡담] 이런 내가 되자.... 2
쿠르르르
2004-02-19 2754
270163   혹 토익스터디하실 햏없소? 1
액숀가면
2004-02-19 2951
270162   수원캠퍼스는 절대 본교가 될 수 없다. 16
지나가다
2004-02-20 3660
270161   수원캠퍼스 학생들 다 좋은데... 4
씹장생
2004-02-20 34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