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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말려(펌)
2004.02.16 18:5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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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터
||||등록금 고지서를 보고 또 놀랐습니다.

어쩜.

다들 이런 생각 하고 계실겁니다.

방학내내 일을하며 돈을 모았습니다.

딱히 돈쓸일도 없었고 쓰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모아서 학비를 만들려 했습니다.

그래서 200을 벌었습니다.

주말저녁 제 또래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흥청 망청 쓰고 마시고 하는 곳에서 온갖  수모를 참아가며 일을 했습니다.

방학때 공부도 하고 싶었지만 그럴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넉넉치 못한 부모님을 원망하지도 않았습니다.

수강신청을 하는데 교양도 그렇고 전공도 그렇고 과목이 줄었습니다.    선택의 폭이 너무 좁아졌고 학기중에도 일을 해야 하는데 시간표 짜는게 난감하더군요.

등록금은 올랐는데 왜 과목은 줄어들까요?

나름대로 꿈이 있어 제가 살던 지방 국립대를 마다하고 수도권으로 왔습니다.

학기마다 등록금에 기숙사비 생활비 맞추느라 아버지는 많은 빚을 지셨습니다.

제대하고 복학할땐 스스로 공부하고자 손톱이 갈라지도록 일하고 공부를 했습니다.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문과 늘어나는 아버지의 빚.   부모님께서 참 많이 늙으셨다는 것을 깨달았을때 자식으로써

눈물만 흘리게 되었습니다.

지난 주말 집에 전화를 했고 아버지께선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전 이렇게 학업을 중단합니다.

토요일밤과 어젯밤.  그동안 벌어논 돈 조금 썼습니다.

부모님 선물과 누나 선물을 샀습니다.

그리고 무척 많은 술을 마셨습니다.    내일 그리운 집으로 갑니다.

일때문에 설날에도 못간 그리운 집입니다.

공부를 하며 등록금과 생활비를 다 마련하는건 저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 벅차더군요.

이제 일년남은 학업을 잠시 중단한다는게 너무 가슴아프고 답답하기만 합니다.

저뿐이 아니라 많은 학우들이 힘들겁니다.

가난은 창피도 아니고 비겁한 것도 아닙니다.

단지 돈이 없는 것 뿐입니다.

총학과 학우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저처럼 아무 힘없이 눈물을 삼키지 말기를 바랍니다.

비싼 등록금이라도 공부 할 수 있다면,  등록금이 마련이 된다면 열심히 공부하기를 바랍니다.

일년뒤 다시 돌아온 학교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요?

해마다 바뀌는 교내 시설들.   과연 무엇을 위한 투자인지?   누구를 위한 선전인지 모르겠습니다.

전 혼자라 아무 힘이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학우들이 총학과 손잡고 입을 모은다면 좋은 결과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주저리 주저리 우울한 소리만 했군요.

그럼 물러갑니다.

출처 : 수원총학 홈페이지(www.powerofkhu.com) 할말있어요 게시판
삭제 수정 댓글
2004.02.16 19:34:02
nahz
힘내시길..
기성세대가 너무나도 당연히 얻을 수 있는 것을 지금 얻지 못해 큰 상실감을 느끼는 세대라고 하더군요..

좋아질겁니다..
머리 좋은 사람들 중에서도 착한사람이, 그래도 나쁜 사람보다 많으니까요.
삭제 수정 댓글
2004.02.16 22:50:09
아싸*^^*
동병상련//에휴..저두 좀 쉬어볼까하고 휴학했는데..딥따 일만하고 있습니다-_-;;
삭제 수정 댓글
2004.02.18 04:53:22
전대협
전국 대학생 협회에서 단체로 자퇴를 해서 대학교를 굶어죽게 했으면 하는 바랩이라우...ㅜ.ㅜ;;
삭제 수정 댓글
2004.02.20 04:23:37
ㅡㅜ
정말 돈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돈 없는 사람들의 고통을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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