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사관학교’ 세운다

[경향신문 2005-01-28 18:27]  


삼성이 2006학년도부터 성균관대학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각각 ‘반도체 학과’를 신설해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이 학과의 모든 학생에게는 재학 중에 전액 장학금이 지급돼 등록금 및 수업료가 면제되며 졸업생은 삼성전자 입사가 보장된다.


성균관대 현선해 입학처장은 28일 “이공계 활성화와 산·학협동 차원에서 삼성측과 협의를 거쳐 내년 1학기부터 학부 과정에 100명 규모의 반도체 학과를 신설키로 했다”고 밝혔다. KAIST의 강창원 입학처장도 “삼성과 협의를 거쳐 석사 과정으로 내년부터 반도체 학과를 설치해 50명의 신입생을 뽑기로 했다”고 말했다. 삼성과 이들 대학에 따르면 반도체 학과의 졸업생은 자신이 원할 경우 모두 삼성전자에 채용된다. 대기업이 대학을 통해 자신이 필요로 하는 전문 고급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졸업생 전원에 대해 고용을 보장하는 내용의 산·학협동을 맺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나아가 삼성측은 이 학과의 학생들에게 등록금과 수업료를 면제하고 장학금 및 소정의 학습비를 지급하기로 하는 등의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 이공계 활성화 및 산·학협동의 모범사례로 떠오를 전망이다. 삼성은 반도체 학과의 운영에 연간 40억여원을 투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진은 해당 학교의 교수 이외에 삼성전자의 박사급 전문인력과 최고경영자(CEO) 등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성대와 KAIST측은 “삼성전자에는 반도체에 정통한 박사급 전문가들만 470여명이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학 교수 이외에 이들이 직접 강의에 나서기도 해 현장 실무를 중시하는 강의가 자주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성대 반도체 학과의 경우 학사와 석사 과정을 합해 5년 만에 끝마치는 학·석사 연계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학사 졸업생 가운데 성적순으로 30%를 뽑아 이 제도의 혜택을 주겠다는 계획이다.


〈심희정기자 heeju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