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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에 있었던 일입니다.
오랜만에 자료 좀 찾느라 회기캠 갔다가, 예전 학부 시절 생각도 나고 해서
법대 후문에서 쭉 내려와서 외대 후문으로 들어가서 외대 지하캠(지하 광장?)
암튼 머시기 공사하는 것 같길래 가는 길에 구경 좀 하고 내려와서 외대역으로
갔습니다.
[인천행] 전철 들어와서 타고 가려는데, 역 앞부분 플랫폼에서 탔더니 낮인데도
불구하고 자리가 없더군요. 근데 제 경험 상 외대역에서 탈 땐 뒤 쪽으로 갈수록
자리가 많이 비어있었거든요. 그래서 자리를 찾으러 뒤 쪽으로 통로를 걸어갔습
니다.
통로를 하나 지나도 자리가 없길래 '더 가 보자'하고 두 번째 칸으로 넘어가서 계속
걷고 있는데 뒤에서 인기척이 나더군요. 제 뒤를 따라오는 사람이 있는 것 같더라
구요. 저처럼 '자리를 찾아서 뒤 쪽으로 움직이는 사람인가보다' 하고 별 신경 안 쓰고
계속 다음 칸으로 걷고 있었죠.
두번째 칸을 다 가도록 자리는 여전히 꽉 찼더군요. '뭐 이왕 간 김에 다음 칸까지
가 보자. 없으면 그냥 서서가고...' 이러면서 두번째 칸 넘어서 세번째 칸으로 넘어
갔는데, 아까 뒤에서 인기척 내던 넘이 갑자기 저를 휙 밀면서 지나가더군요...--
근데 그게...그냥 '살짝 미는' 정도가 아니라 제 옆구리 쪽을 거의 발꿈치로 가격하듯이
밀어버리더라구요...ㅜㅜ 아, 순간적으로 그 벙찜이란...ㅜㅜ
거의 자동적으로 '이 ㅆㅂㅅㄲ가...' 라는 욕이 나오더군요(예, 아직 제가 인격 수양이
덜 되서 그런지 걍 욕이 나오더라구요...ㅜㅜ 근데 그 상황이 되니 욕이 안 나올수가
없더라는..;;). 근데 또 소심해서 크게는 못 내고, 걍 중얼대듯이 들릴 듯 말 듯한 크기
였슴다...
근데 저를 밀치고 지나간 그 넘이 그걸 들었는지 어쨌는지
"이 씨~발!"
이러면서 '아주 크게' 내뱉더라구요...ㅜㅜ
이건 뭐 방귀 뀐 놈이 성내는 것도 아니고...ㅜㅜ
순간적으로, 정말, 막말로, 빡치더라구요...
'아휴 이걸 콱! 이눔시키 모가지를 확 비틀어버릴까보다...'
이러면서 그 넘 뒤통수를 노려보면서 잠시 그 넘 뒤를 따라 통로를 걸었어요.
근데 한 편, 거기서 화가 나기도 하면서도, 걍 '얘 건드려서는 안 되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더라구요...
뭔지 모르지만 암튼, 지 성질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 같더라구요...--
가끔 유튜브 동영상 등으로 올라와서 화제가 되기도 하는, 지하철에서의 이런저런 폭행 사건들도
떠오르고...-- 으휴...
그래서 걍 참고 말았습니다.
또 낼 모레가 추석인데, 이런 일로 인상쓰고 싶지도 않았구요.
행색은 전형적인 학생풍이고 키는 175cm 정도 되 보였어요. 외대역에서 탔으니 '십중
팔구' 한국외대생일텐데, 암튼 운동을 했는지 어깨가 떡 벌어진 게, 만약 여자분을 그런
식으로 밀쳤으면 바로 나동그라졌을 정도였습니다(물론 이 넘이 미치지 않고서야 여자분을
그런 식으로 밀진 않았겠지요...--).
이제 곧 추석 연휴고, 이런 저런 교통수단으로 귀향들 많이 하실텐데, 평소보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경우가 많아서 아마 저런 불미스러운 일들이 꽤 있을 법 합니다. 전철에서든
기차에서든 버스에서든요. 명절 기분 망치지 마시고, 혹시 제가 위에 쓴 저런 매너없는 넘들
만나도 조금만 여유있게 대처하시면 가족분들과 함께 더 즐거운 연휴를 보내시지 않을까 합
니다.
이거 뭐 글의 끝 마무리를 하려다 보니, 약간 훈훈하게 마무리를 하게 되는데요,ㅋㅋ 암튼
이 글 보시는 쿠플러분들 모두들 연휴 건강하고 즐겁게 잘 보내고 오셨으면 좋겠습니다(저
도 물론이구요 ^^).
예. 그런 생각도 했어요. 근데, 차는 이미 출발해서 흔들리고, 걷다보면 앉아있는 분들 중에 발을 쭉 뻗고
있는 분들도 있어서, 통로 안에서 뛰듯이 걸을 수는 없죠. 그렇다 하더라도 저 자신이 걸음이 빠른 편이라
비교적 빨리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니까 더 어이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를 밀어내고 추월
해서는 제가 걷던 속도보다 오히려 천천히 걷더군요...ㅋ
이런거저런거 다 집어치우고, 아무리 급하더라도, 앞 사람이 걷고 있는데 추월하려면 자기가 요령 껏 피해서
가든가 좀 양해를 구하고 타이밍을 맞춰서 비껴서 가야지, 막무가내로 밀어 제치고 지 갈 길 가니까 어이가
없었던 거거든요. 십수년 전철 타면서 이런 경우는 또 첨이라 어이가 없더라구요. 더군다나 그것때문에 좀
화난 표시를 했더니 거의 싸우자는 듯이 나와서...--
암튼 '참을 忍 자' 세 번 되뇌고 걍 참고 말았네요...
요즘 너무 자기만 아는 사람 많은듯...ㅠㅠ 으휴...팍팍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