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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우리학교 도서관의 장서중 몇가지를 골라서 소개하는 형식의 글을 펼쳐 보려고 합니다. 미약하지만, 여러분들에게 좋은 정보가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바로 『불가사리 - 극우야 잦아들어라』입니다. 책은 여러명의 필자의 짧은 글들이 모아져 있습니다.

 

◆ 필자


고종석
         한국일보 논설위원. 「코드 훔치기」,「서얼단상」,「자유의 무늬」저자.
김동춘
         아웃사이더 편집위원. 성공회대 교수. 「NGO리포트」,「독립된 지성은 존재하는가」저자.
송원재
         전교조 대변인. 서울 공항 고등학교 교사.
오승훈
         전 「조선바보」편집장
정문순
         웹진 「대자보」편집위원
정지환
         독립기자. 「대통령의 처조카와 시골군수」,「대통령의 씨가 어디 따로 있더이까」저자.
지승호
         아웃사이더 인터뷰어. 「크라잉넛-그들이 대신 울부짖다」,「비판적 지성인은 무엇으로 사는가」저자.
최내현
         「딴지일보」편집장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대한민국사」저자.
홍세화
         아웃사이더 편집위원. 한겨레 기획위원.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저자.

 

◆ 목차

 

신분제로서의 지역주의 - 극우 멘탈리티의 한국적 작동 양상(고종석)
한국의 우익, 한국의 '자유주의자' - 상처받은 자유주의(김동춘)
학교를 점령한 마피아 - 교육의 수구파들(송원재)
극우의 상아탑에 안티조선의 깃발을 꽂다 - '조반연' 일년의 회고와 전망(오승훈)
장씨 부인의 유령을 쫓는 사람들 - 한국의 성차별 구조에 대해(정문순)
'비정상'이 '정상'을 조롱하는 세상을 거부한다 - 옥천전투 그 후(정지환)
과연 우리는 권력의 피해자였기만 한가(지승호)
극우 정당의 출현을 고대한대(최대현)
보수와 수구사이(한홍구)
조선일보, 극우 헤게모니의 수원지에 물이 마르기 시작하다(홍세화)

 

◆ 도서관 상세정보

수원 중앙 도서관

소장위치 등록번호 청구기호
신간교양 E0297107 320.52 불12
신간교양 E0297108 320.52 불12 c.2

 

서울 중앙 도서관

소장위치 등록번호 청구기호
개가열람실 10192268 320.52 불12
개가열람실 10192269 320.52 불12 c.2

 

◆ 책 머리말

   2003년 3월 1일. 경찰의 철저한 보호를 받으며 시청 앞 광장에 10만의 인파가 집결했습니다. '반핵반김 자유통일 3·1절 국민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사람들이었습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손에 든 이들의 함성은 주한미군과 부시대통령을 위한 만세삼창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어 애국가 제창이 끝나고 어마어마한 크기의 성조기가 대형 스크린에 비춰지자 미국 국가자 연주되었습니다.

 

   같은 날 탑골공원에서는 '3·1 민족자주·반전평화 실현 촛불대행진'을 위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평등한 공조를 위해 모인 2500명은 민족자주를 염원하는 촛불을 들고 광화문까지 행진하며 거리시위를 펼쳤습니다. 시청 앞 광장을 빌릴 수 없었던 이들은 급기야 곤봉과 방패를 든 전경과 충돌하였고, 이 과정에서 몇몇 시민들이 다치기도 했습니다.

 

   이 대조적인 두 시위의 참가자들은, 뜻밖에도 84년 전 독립을 선언했던 선조들의 뜻을 다시 새기고자 행사에 '참여'했다고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같은 날 같은 하늘 아래서 펼쳐진 두 개의 '참여'가 과연 후세에 어떻게 평가될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확실해 보입니다. 옳고 그름이란 현실 정치와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이기는 건 역시 힘의 논리라는 것.

 

   우리 사회가 여전히 힘의 논리에 의해 좌우된다는 이러한 깨달음은 통증을 동반합니다. 같은 날 개최된 두 행사의 대조적인 모습과 그에 대한 국가의 상반된 대접을 바라보면서, 평범한 우리들이 얼마간 품어왔던 섣부른 희망의 실체를 봅니다. 참여정부의 출범으로 주류가 교체되리라는 기대가 과연 성급한 것이었다는 쓰디쓴 각성의 뒷맛을 느낍니다.

 

   극우 세력들은 여전히 건재합니다. 그들은 연일 참여정부를 향해 '파격'이니 '과격'이니 하는 말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성조기여 영원하라'고 외치는 시청 앞 광장의 군중이 여전히 존재하는 한, 광화문에서 전경들과 충돌해야만 했던 '일부'시민들의 참여란 극소수 과격 운동가들의 선동에 팔려 도심의 교통을 마비시키는 소음일 뿐입니다. 문제는, 저 시청 앞의 군중이 알고 보면 광화문의 시민들과 별다를 바 없는 '보통사람들'이라는데 있습니다.

 

   이 책 『불가사리』는 참여정부가 출범하기 훨씬 전에 기획되었습니다. 당시는 대세론과 비판적 지지론이 자웅을 겨루던 시점이었는데, 우리는 누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거나 누가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는 생각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대통령을 바뀐다고 해서 세상을 '쉽게'바꿀수는 없는 것처럼 대통령이 바뀐다고 해서 이 땅의 극우주의자들이 '쉽게' 바뀌지는 않으리라는 것이 바로 그 출발점입니다.

 

   책 제목 『불가사리』는 하나의 상징입니다. 가장 오래된 지층인 3억 년 전의 지층에서 발견되는 불가사리는 오늘날의 불가사리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되풀이하자면 3억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불가사리는 전혀 진화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환경부의 오랜 연구에 의하면 이렇게 영구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불가사리는 어장을 황폐화시키고 수중 생태계를 파괴하는 해적 생물이며, 그 포식성은 실로 상상을 초월한다고 합니다. 불가사리의 주 먹이는 이동이 불가능하게 되었거나 죽은 개체, 그리고 정착성 조개류입니다. 죽었지만 부패하기 직전이거나 '부패가 진행되기 시작한 개체만 포식'합니다. 다만 불가사리는 이동하는 것을 포식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느리게나마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건강한 개체'는 불가사리에게 희생되지 않는다는 말이지요. 사실 그동안 불가사리의 역할을 재조명하여 이를 이용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보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불가사리를 비료대용으로 사용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그 효과는 아직까지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식품으로써의 이용가치를 알아보기 위하여 불가사리를 조리해 보았으나 먹을 수는 없었다고 합니다.

 

   바로 이 포식자 불가사리에서 우리는 한국 극우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장구한 생명력을 가지고 인간에게 유해하며 진화하지 않는 불가사리. 정권이 바뀌고 새해가 왔지만 불가사리들은 전혀 변함이 없습니다. 아니 오히려 저 심연에서 더욱 날카롭게 칼을 벼리고 있습니다. 이들 세력의 대표주자 「조선일보」의 신년사에서도 우리는 그 전형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변하지 말아야 할 원칙은 조선일보가 지켜온 신문 제작의 기본노선과 철학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최근 저희의 노선과 논조에 적지 않은 도전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의 중심을 지탱해 온 저희 신문의 기본 철학을 시류에 맞추는 식으로 바꿀수는 없다고 다시 강조하고 싶습니다. (1월 3일자 조선 사보에 게재된 방상훈 사장의 신년사 중')

 

   '다시 강조'하거니와 불가사리들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언제라도 한국 사회라는 어장을 황폐화하고 시민정신의 생태계를 유린하기 위하여, 우리의 긴장과 비판의식이 조금이라도 정체하기만 하면 달려와 포식하려는 '변하지 않는 원칙'을 견지하면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불가사리』는 이 땅의 극우들이 무엇을 바꾸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자상한 안내서닙니다. 자신 안의 불가사리를 감지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겐 조금은 쓴 소리가 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우리가 말하려는 것은 무조건적인 반극우의 목소리가 아닙니다. 불가사리가 별과 같은 다섯각뿔의 외양과 화려한 색채로 그 포식성을 당분간 외부자에게 들키지 않았듯, 이 땅의 극우 세력도 보수주의자를 자처하면서 자신들의 진정한 모습을 숨겨왔습니다. 우리는 극우 세력이 뒤집어쓰고 있는 보수주의자의 외피를 그들의 진정한 내면으로 바꾸어 가지게 되기를 바랍니다.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여전히 분단과 친미, 지역주의와 권위주의를 외치고 있는 극우 세력이 진정한 애국정신으로 무장한 진짜 보수주의자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고 그 작은 바램을 담아 이 책을 내 보냅니다.

 

   이 책은 홍세화 편집위원이 기획하고 필자를 선정하고 집필과 진행을 책임맡았습니다. 아웃사이더는 이 책을 첫걸음으로 해서 앞으로 우리 사회의 새로운 삶의 철학과 방식을 짓고 세우는 두터운 읽을거리들을 지속적으로 독자 여러분께 건네려고 합니다. 아웃사이더란 단순히 사회의 변방에 있는 자가 아니라, 변방에 있는 스스로의 '의미를 찾는자'란 우리의 인식이 이 책을 필두로 여러분께 제대로 전해지기를 빕니다.

 

아웃사이더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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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08 11:5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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