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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7일에 캠퍼스 특성화 실무 회의가 있었다. 실질적으로 공식적인 회의 석상에서 캠퍼스 특성화 문제를 제기한 것은 처음이었다. 총학생회의 질의에 대한 학교측의 답변은, 총학생회와 마찬가지고 나 역시 암담하다.

회의는 현재의 지역명이 표기된 교명이 분교의 오해 소지가 다분하며 이때문에 분교로 표기가 된 사례가 상당히 많은점에 대해 문제제기를 학생대표측에서 시작하며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에 대한 학교측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1.교명변경은 상당한 위험부담을 안고있다.
2.수원내의 구성원 합의가 어렵다.
3.중복학과해소후에 해야되지 않겠는가.
4.실력양성을 먼저한다면 교명은 문제 될것이 없다.
5.또한 서울 구성원과의 합의도 어렵다.


이러한 학교측의 답변은 학교측에서는 캠퍼스 특성화에 대한 해결 노력조차도 보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교명 변경이 위험부담이 간다는 것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지역명을 사용하는 캠퍼스 표기 방식을 고수할 것인가? 우리 사회에서 서울 이외의 모든 곳은 수도권이 아닌 지방으로 인식되어 있고, 이 곳에 학교가 위치하고 있으면 곧바로 3류대학이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기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치유책은 이러한 모순을 해결하는 것이지만, 당장은 차선으로 우리의 캠퍼스 교명 변경은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학교측에서는 위험부담이 있다는 말만 할 것이나 아니라, 그렇다면 어떻게 고민을 할 것인가를 연구하고 답변을 했어야 한다.

교명 변경에 대해서 수원 교정 뿐만 아니라 서울 교정 학생들, 교직원들 합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뭐가 어렵다는 것인가? 방법적인 논의를 해 보지도 않고 '어렵다'라고 하는 것은 역시 해결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교명이 학내 건물에 이름을 붙이는 것처럼 쉬운 일은 아닐테지만, 적어도 현재 학내 구성원과 졸업한 동문들의 의견을 구해서 좋은 명칭을 공모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역시 캠퍼스 특성화를 위한 상설 기구를 만들면서 고민을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학교측의 대답은 '어려우니 안하는게 낫겠다'라고 밖에 생각이 되지 않는다.

중복학과 해소후에 이름을 바꾸어서 경희가 대내/대외적으로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는 것도 일리가 있는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학교측에서는 중복학과 해결에 대한 의지는 있는 것인가? 그러한 논의는 제외한채, 교명 변경에 대한 부정적인 논거로서만 사용되었을 뿐이다. 학교측에서는 캠퍼스 특성화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를 했어야지, 그것도 아닌 단지 캠퍼스 명칭 변경은 중복학과 해결한 후에 하자고만 말을 해서는 안되다. 그 뒤에 뭔가를 제시했어야 한다.

실력 양성을 한다면 자연스럽게 네임벨류가 올라간다는 말 역시 우습다. 현재 우리 사회는 구조적으로 지방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과거 조선시대 사람의 계층이 사농공상으로 나누어지고, 서자들이 차별이 받던 시대에 그 사람이 실력에 만큼 대접을 받았던가? 그럴수 없던 이유는 바로 사회 구조적인 모순에서 오는 것이다. 그러한 모순이 존재하는 현실적인 상황에서 실력양성이라니. 그리고 이 실력 양성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어떤 실력을 기르라는 말인가? 수능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수능 성적을 올리라는 말인가? 아니면 전공 분야에 연구를 열심히 하여 대외적으로 경희의 명성을 날리라는 말인가? 전자라면 우리의 손을 떠난 일이고, 후자라면 오히려 학교에서는 사죄를 해야한다. 콩나물 시루같은 강의실에, 부실한 도서관 장서에 연구 및 실습 시설은 부족하고, 학교는 겉치레만 신경쓰는데 학교에서는 점잖은척 '학생들 실력을 키울 생각이나 해'라고 말한다면 이것은 기만일 뿐이다.

기왕 말이 나온김에 한마디만 더 하자. 이 '실력없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님들은 과연 실력이 있는가? 몇 해전 중앙일보의 대학교육 평가에서 우리학교 수원 학부 한 전공이 좋은 평가를 받은적이 있다. 그런데 그 전공의 평가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바로 교수의 연구 실적이었다. 그런데 그런 교수들에 대한 연구 지원이나, 혹은 연구를 게을리하는 교수들에 대한 퇴출 방안은 고민된 적이 있던가? 오히려 그러한 교수들은 연구할 시간에 총장님에게 잘보이려 충성 경쟁을 벌이게 한 것도 역시 학교가 아니었는가? 그리고 실력있고, 학생들에게 존경받는 교수들은 다른 학교로 보내어 버린 적도 있지 않는가? 그래놓고 학생들에게 실력은 운운하다니 똥묻은 개가 겨묻은 개 나무라는 격이 바로 이런 일이라.

마지막으로 서울 구성원과의 합의가 어렵다고 하는데, 현재 수원 총학은 서울 총학과도 교감을 가지고 양 총학에서 이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그런데 학교는 무슨 근거로 서울 구성원들과 합의가 어렵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직관에서 도출된 결과라면 타당성이 없다. 설렁 어려움이 있더라도 일단 해결할 의지가 있다면 응당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닌가?

2004년 2월 2일자 대학주보 인물란에 보면 한 학우가 꾸준히 학내 게시판에 의견 개진을 통하여 그의 의사가 학사 운영에 반영이 되었다는 기사가 실려있다. 정말로 아이러니 하다. 일개 학우의 의견도 수렴하는 학교측에서는 어찌 1만 2천명의 학우들의 대표인 총학생회의 말에 대해서는 항상 회의적인가? 이것은 바로 학교측에서는 자신들의 입맛에 맛는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그에 맞지 않으면 무시하는 태도가 아닌가? 그것은 바로 비민주적인 것이다. 최근에도 우리는 이러한 일은 겪었다. 일부 학우들이 여론게시판에 대한 비공개를 이야기하자 학교에서는 바로 이를 수렴했다. 이에 대한 논란이 분분한데도 말이다. 학내 문제 결정은 학교의 3주체인 학생, 교수, 교직원의 합의로 이루어져야지 일방적으로 이루어져서는 안된다. 항상 서로 경희라는 테두리에서 동지의식을 가지고 문제 해결에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해야한다. 더 이상의 일방통행은 없길 바란다.

우리는 음지에서 論하고 양지를 지양한다
2004년 2월 8일 지하논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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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09 08:39:05
8con
좋은 글이군요! 추천 한방!
댓글
2004.02.09 09:29:04
Ardent
지양.... 고등학생 여럿 잡아먹은 단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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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09 11:24:02
망탱
중학교때 "지양" 의 뜻이 좋은뜻인줄 알구 모의고사 도덕점수 안나와서 졸업할때까지 졸라 맞았다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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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10 08:25:50
fzlg
추천!
댓글
2004.02.10 09:21:47
정회장
군대 갔다오면 좀 이런거 신경 안쓰고 학교 다닐수 있으려나요;;;
삭제 수정 댓글
2004.02.14 20:07:27
군대
다녀온다고 해서 사회가 변하는건 아닙니다. 자신만 변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닌듯...잠시 잊게되는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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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14 23:28:11
과객
군대/ 정회장님 말은 자신이 변한다는게 아니라 군대갔다오면 좀 해결된게 있을까라는 푸념이군요
삭제 수정 댓글
2005.04.08 19:33:38
컴퓨터공학과
중복
댓글
2005.11.29 02:05:29
똑바로살자!
v(^^)v
댓글
2011.06.06 22:49:14
박영좌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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