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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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기 초에 한국어 도우미를 신청했었어요.
마침 휴학생 신분이었고,
지난 번에 한국어 도우미를 상당히 재밌게 해서
좋은 기억에 다시 신청을 한 것이었어요.
배정받은 스리랑카 학생은
우리 학교를 다니는 학생도 아니었고,
KOICA에서 우리학교로 연수를 파견한 학생이었어요.
첫번째 만남은
학교에서 단체로 에버랜드에 소풍갔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 학생은 나중에 자기 남자친구를 끌고 오더라구요.
(남자친구는 이미 한국에 와서 외국인 노동자 생활을 하고 있었어요.)
그렇게 소극적이고, 소풍 내내 말도 안하던 아이가
남자친구가 오니까 신나서 방방 뛰고
나는 안중에도 없고-_-...
낯선 나라에서 말도 잘 안통하니, 그간 소극적인 거, 이해해요.
남자친구가 얼마나 보고 싶었겠어요. 다 이해해요.
소풍일정이 모두 끝나고,
남들은 다 서울 캠퍼스 기숙사로 돌아갔는데,
물어물어 둘을 남자친구가 사는 안산으로 가는 버스까지 태워보냈습니다.
(물론, 학생 본인이 담당 선생에게 외박 허락을 받았습니다.)
고맙다는 한마디 없이, 버스타고 쌩 가더라구요.
정신이 없었나보다 했어요.
하지만, 소풍 이후로 그 여학생은
수차례의 전화, 문자, e-mail에도 단 한 차례도 응답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또 국제교육원을 찾아갔더니,
교직원분이 이 학생이 어디서 수업하는 지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조금 황당하더군요.
답답한 마음에, 국제교육원에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글도 올렸더니
"총괄 선생님이 답변주시는데로 전화하겠다."는 말만 하더군요.
어떤 상황이 있더라도,
도우미가 나타나지 않았으면,
그 학생도 무슨 Action을 취했어야 옳다고 생각한다.
하다못해 가르치는 한국어 선생님에게 얘기를 하면, 제 신상정보를 주었을거에요.
그럼에도 그렇지 않았다는 것은,
이 학생은 도우미를 필요로 하지 않았거나
제가 마음에 들지 않았거나
둘 중 하나이겠지요.
그런데 그러고 약 2~3개월 뒤에
그 학생으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다짜고짜 미안하다는 한 마디 없이
"그동안 핸드폰을 잃어버렸었다. 당장 만나달라."
는 식으로 이야기 하더라구요.
확 빈정이 상하네요.
그동안 어학연수/문화교류/교환학생/해외봉사 로 수차례 외국에 다녀왔지만,
살다살다 이렇게 무례한 외국인은 처음 보네요.
그동안 좋은 프로그램이라면서 여러사람들에게 추천했었는데...
그냥 넋두리였습니다.
다시 만나야 할 이유는 뭔데요? -_-;;
시간이 필요한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