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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학번 신입생 중 세종시 출신 학생은 단 5명이라는 SNS글에 댓글이 달린다. ‘세종시ㅎㅎㅎ 한 명 여기 있습니다.’ 이어서 댓글들이 달린다. ‘첫마을 사세요?’ ‘전 첫마을 보다 더 들어가요ㅜㅠ 정부청사 옆에…ㅠㅠ’ 누군가는 태그를 단다. ‘너 경희대 5명 중 하나다 ㅋㅋㅋ씐기방기.’ 우리학교 세종시 출신 2014학번 5명 중 4명을 찾는데 걸린 시간은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SNS(Social Network Service)커뮤니티가 뜨겁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등 다양한 SNS의 수요는 개인정체성 표현욕구와 이에 적합한 플랫폼의 등장이 맞물리면서 가속화돼왔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지난해 10,31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국민 일인 당 하루 평균 SNS이용시간은 73.2분으로 나타났다. 특히 같은 자료에서 20대는 다른 세대의 평균 SNS이용률인 23.5%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은 61%의 이용률을 보였다.

이런 사회적 흐름에 힘입어 우리학교 학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양상도 변화하고 있다. 기존 ‘쿠플라자’를 중심으로 한 ‘포털형 커뮤니티’에서 점차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한 ‘SNS커뮤니티’로 기울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2010년 이전에는 다음 카페나 싸이월드 클럽 등을 기반으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조직해오던 우리학교 소속 모든 학과를 비롯해, 학생회나 동아리 등도 현재는 대체로 SNS커뮤니티를 통해 주요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이런 ‘공식적’인 기능 외에도, 여러 가지 독특한 기능을 수행하는 ‘맞춤형’ SNS커뮤니티들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학교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라이온비(www.facebook.com/ lionbeekhu)’나, 익명으로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상담 받을 수 있는 ‘경희대 대나무숲(www. facebook.com/kyunghee bamboo)’ 등은 이용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대표적인 맞춤형 SNS커뮤니티의 사례다.

이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SNS커뮤니티는 페이스북에 개설돼있는 ‘경희대학교 14학번 모여봐요~(www.facebook.com/groups/khu14)’다.

지난 4일 기준으로 3,192명이 가입돼 있는 이 커뮤니티는 페이스북 내의 경희대관련 커뮤니티 중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이 커뮤니티를 만든 김지호(원자력공학 2014) 군은 “처음엔 이렇게 많은 사람이 가입할 줄 몰랐다”며 “양 캠퍼스 통합으로 운영하고, 가입자가 자신 주변사람들을 지속적으로 초대하고 있는 점이 주요한 성장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군의 말처럼 14학번 그룹은 기존의 학과별로 나뉘어져있던 커뮤니티와 달리 양 캠퍼스 전체의 14학번들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커뮤니티의 색깔 자체가 일방적인 ‘정보전달’보다는 새로운 ‘정보공유’의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관계맺기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는 SNS의 특성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SNS커뮤니티의 활성화는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우리학교 2014학번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응답자 160명 중 절대 다수인 137명(85.6%)가 SNS를 이용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가장 자주 이용하는 SNS로는 117명(73.12%)이 선택한 페이스북이 꼽혔다.

이와 관련해 우리학교 이인희(언론정보학) 교수는 “다른 SNS와 비교해 페이스북은 사진이나 글을 업로드하는데 제한도 없고 사용이 용이하기 때문에 사용자의 개인표출욕구를 실현하기 가장 수월하다”며 “때문에 페이스북으로 이용자가 쏠리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SNS사용의 주된 목적’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인관계’가 86명(62.7%)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정보획득’이 25명(18.2%)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SNS커뮤니티를 통해 얻고 싶은 정보’는 SNS사용의 주된 목적과 조금 다른 답을 내놨다. 57명(41.6%)이 ‘학사정보’를, 44명(32.1%)이 ‘행사정보’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변인의 근황은 17명(12.4%)가 선택했다. 이는 SNS커뮤니티는 단순히 대인관계를 위한 용도를 넘어 정보제공의 플랫폼으로도 기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를테면 오늘날의 SNS커뮤니티는 이전 세대의 ‘학교·학과 게시판’의 기능과 ‘인터넷 카페·클럽’의 기능을 한데 아우르며 향유되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SNS커뮤니티의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커뮤니티 내의 대인관계조직 기능’과 ‘정보제공기능’의 적절한 양립에 있는 셈이다. 둘 중 어느 한 쪽에만 치우치는 커뮤니티는 나름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더라도 결국엔 ‘죽은’ 커뮤니티가 돼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우리학교의 단과대학·학과 학생회 커뮤니티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우리학교 단과대학·학과 학생회 페이스북 커뮤니티 중 가입이 승인된 34개 커뮤니티를 분석한 결과, 이중 1주일 이상 글이 게재되지 않은 커뮤니티는 총 14개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 14개 커뮤니티는 모두 직전까지 업데이트된 글이 단순 홍보성 사진이거나 ‘일방적인 통보’성 글들뿐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는 비단 학생들의 SNS커뮤니티만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우리학교가 운영하고 있는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는 규모면에서 1만 5,000명을 넘을 만큼 큰 편이다. 특히 SNS의 파급력을 생각할 때 하나의 게시물을 올릴 때 최소 1만 5,000명 이상이 볼 수 있는 거대 창구인 만큼 대학과 구성원간 공론장 역할을 수행해내기에 적합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학의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는 공지성 글이 다수를 이루고 있어 구성원들의 자유로운 의견과 토론이 발생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는 대학이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는 정책 방향이 정보제공에 중심을 두고 있는데서 기인한다. 하지만 구성원의 일상적인 소통의 채널이 SNS로 전환됐고, 그 편리함도 어떤 매체에 비해 월등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과 같이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과 함께 논쟁이 예상되는 주요 쟁점들을 적극적으로 게시하고 이에 대한 구성원의 의견을 구하는 통로로 활용할 때 대학운영에 있어 보다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인희 교수는 “기존의 ‘방문객을 기다리는 온라인 커뮤니티’는 더 이상 새로운 사람들이 유입돼 성장할 가능성이 낮다”며 “접근이 용이한 SNS커뮤니티가 점점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학교 구성원들의 ‘공론장’으로서의 SNS커뮤니티가 어떻게 ‘질적 성장’을 이룰지는 결국 이용자인 우리학교 구성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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