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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전국의 대학을 5개 등급으로 나눠 단계별로 정원 감축을 실시하겠다는 대학구조개혁()을 발표했다우리학교는 정원 감축이 평가에 반영된 수도권대학특성화사업 접수를 앞두고 4% 정원 감축안을 대학평의원회를 통해 결정했다하지만 수도권 사립대학 중 가장 많은 재적 인원을 가지고 있는 우리학교의 정원조정 정책을 단순히 정부정책에 맞춰가는 것은 부족하다우리 신문은 정원 감축을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살펴 보았다.


정부의 대학구조개혁을 두고 찬·반의 목소리가 높다하지만 방법론에서의 갑론을박에도 불구하고 그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향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대입학령인구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대학 정원을 해결하지 않을 경우 속출하는 부실대학으로 인해 학생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학교는 서울지역 4년제 대학 중 가장 많은 재적인원이 있는데 2013학년도 기준으로34,763명이다등록금 인상이 비교적 수월하고 사회적 감시도 느슨했던 시기에는 많은 정원이 대학 발전에 기여하는 바는 뚜렷했다하지만 등록금 그 자체는 물론 대학 예산에서 등록금 의존율도 낮춰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높아지면서 지금과 같은 수준의 정원 정책의 강점은 약해지고 있다특히나 극소수의 국립대와 사립대처럼 재정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대학을 제외하면 대다수의 대학은 많은 정원 유지가 예전처럼 수월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대학도 이같은 현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013년 중앙일보 대학평가를 기준으로 볼 때,우리대학의 등록금 대비 교육비 지급률은 184%로 등록금 수입보다 많은 재원을 학생에게 투자하고 있다또한 비교적 낮은 등록금서울권 최대 수준의 재적인원이라는 세가지 조건의 조합은 재정 부담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로 행·재정발전 혁신안이 발표됐지만결국 강의 수와 교원 규모 축소학생 지원비 축소대형 강의 증가 등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만 높아졌다. 

현재 우리학교의 교육여건 현황을 살펴보면 다른 대학에 뒤처지지 않는다. 2013학년도를 기준으로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정보를 보면 오히려 상위에속하는 영역도 적지 않다교사면적(기본시설지원시설연구시설의 합)의 경우 50만 6,000으로 성균관대의 49만 여보다 넓다전임교원 수 역시 1,481명으로 고려대 1,459성균관대 1,388한양대 1,033명 보다 많다. 

 

문제는 이런 수치를 정원에 대입하면 그 결과가 거꾸로 나타난다는데 있다전체 재학생 수에 비례한 단위면적 대비 대학이 보유한 교육공간의 면적을 나타내는 지표인 교사(校舍확보율의 경우 교사면적이 우리학교보다 30㎡ 이상 적은 서강대보다도 약 11% 저조한 140.2%에 불과하다이는 우리학교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인 공간 부족 문제와도 큰 연관이 있다.

학내 공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pa ce21 건설사업이 진행 중에 있으나, 2007년 처음 계획이 발표된 이후로 구성원 간 잡음이 끊이지 않아왔고 현재도 기숙사문제 등으로 2016년 완공이 불투명한 상태다건설이 진행된 후 증가하는 면적을 감안해도우리학교의 교사확보율은 여전히 연세대(220.9%)나 고려대(196.9%)보다 저조할 수밖에 없다. 

또한 1인당 교육비 역시 1,597만 원으로 성균관대(2,063만 원), 연세대(2,615만 원등 등록금 차이를 고려해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장학금 역시 전체 장학액수는 경쟁대학보다 많음에도 불구하고정작 1인당 장학액은 227만 원으로 성균관대 281만 원연세대 284만 원보다 저조하다강좌당 평균학생수 역시 현재는 6.2명으로 성균관대 7.7명보다 양호하고연세대(6.0), 고려대(6.0)명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행정-재정 혁신안에 따라 향후 약 500여 개 이상의 강좌가 추가적으로 감축되면 현재의 정원 하에서는 평균 학생수는 7.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결국 약 2만여 명의 재학생 수를 유지하고 있는 고려대나 연세대성균관대 등의 수준까지 정원을 조정할 때 개선되는 각종 교육 여건 지표들은 적지 않아 보인다따라서 대규모 예산 삭감의 여파가 당장 교육의 질 하락으로 연결되는 상황이 가시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학교가 가진 고유한 가치와 교육 여건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적화된 대학 정원에 대한 고민은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현재 우리학교의 정원감축 논의는 정부정책과 사업의 가산점 획득을 위한 부차적인문제로 논의되고 있는 듯 하다확정된 입학정원 4% 감축안은 장기적인 교육여건을 고민한 결과라기보다수도권대학특성화사업과 ACE사업 등 교육부의 재정지원 사업에서 가산점을 받기 위해 급조된 결정이었다. 4월 30일자로 마감돼 다음달 초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수도권대학특성화사업과 ACE사업 모두 지원 대학의 정원 감축률에 따라 4%, 7%, 10% 이상 감축할 시 가산점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우리학교를 비롯한 대부분의 서울권 사립대 정원 감축률이 최소한의 정원 감축으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4%인 이유다대학교육연구소 연덕원 연구원은 교육부는 다양한 지표를 통해 평가한다고 하나 본질적으로 취업률정원 충원률 위주의 기존 평가를 뛰어넘는 평가가 될 지는 미지수라며 상세 평가지표가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원감축을 하도록 유도하다 보니 대다수 대학이 꼬리 자르기식으로 정원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런 정부정책에 편승한 근시안적인 정원감축안은 우리대학이 갖고 있는 재정인력공간그리고 학문적 역량의 현실에 근거한 교육과 연구의 질 향상이라는 원칙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어 또 다른 우려를 낳게 한다또한 당장은 균등감축을 통한 인원조정이 이뤄지고 있지만향후 차등감축안이 시행될 경우 정부의 가산점을 위한 특정학과의 감축은 당위성도대학의 발전에 기여하는 바도 없는 선택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학교가 향후 교육의 질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정원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불확실한 교육부 정책만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우리대학에 최적의 정원 수준은 어느 수준인지 분석하고 중장기적인 예측 속에서 그랜드 플랜을 지금부터라도 수립해나가야 한다이런 계획을 바탕으로 구성원 간 소통에 기반한 전략적인 정원 조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요구는 이미 구성원대표들로부터 이어지고 있다최적의 대학 정원안을 마련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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