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교수의회 서울지회는 이메일과 벽보를 통해 대학본부가 직접 평교수들에게 학내 중대 사안에 대한 해명을 할 것을 요구하며 평의원회 구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교수대표 8명, 직원대표 5명, 학생대표 4명, 동문 4명으로 구성된 현 대학평의원회(평의원회) 구성이 대학당국에 대한 제도적 견제에 한계를 갖고 있다며, 우리학교가 국내 대학 중 유일하게 교수 비율이 과반수를 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신문의 조사 결과 우리학교의 평의원회 구성비는 서울권 주요 사립대학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리학교의 교수대표 비율은 38%였고, 타 대학 평의원회 역시 교수대표 비율이 3~40%대에 머물렀다. 2006년 개정된 사립학교법 시행령에 따르면 대학평의원회는 교수·직원·학생 대표와 동문, ‘대학 발전에 도움이 되는 자’로 구성되며 어느 한 구성단위에 속하는 평의원의 수가 과반수를 넘을 수 없다. 이는 평의원회의 다수를 차지한 한 구성단위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을 막고 자유롭고 민주적인 평의원회의 의결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또한 경쟁 사립대의 학칙에 규정된 평의원회 총원은 대부분 10명 내외이나 우리학교는 총 21명으로 가장 많은 규모다. 운영도 경쟁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하게 이뤄지고 있는 편이다. 고려대·성균관대·연세대의 경우 사립학교법 개정 이후 2013년까지 평의원회 조직을 둘러싼 구성원 간 갈등으로 정상적인 조직이 구성되지 않았다. 또한 단과대학장이나 보직교수가 평의원으로 참석해 독립성을 완전히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성명서에서 서울지회는 평의원회 구성원 중 교수 비율이 95% 이상인 서울대의 사례를 들었다.그러나 서울대는 사립학교법에 적용받지 않는 국공립대이기 때문에 평의원회 구성에 제약이 없고, 학생이나 동문 대표가 의결권을 갖고 있지 않다. 서울대 평의원회 관계자는 “사립대와 달리 규모나 구성비, 구성 방식에 있어 사립학교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단순 비교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교수의회 서울지회의 이러한 주장 일부에 대해 타 구성원은 우려를 표했다. 노동조합 장백기 위원장은 “임의로 평의원을 임명하고, 보직교수가 참여하는 등 대학본부의 영향력이 큰 타 대학 평의원회와는 달리 우리학교는 구성원 대표 기구가 평의원회 성원 선출에 참여해 상대적으로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운영돼왔다”며 “교수의 비율이 과반수 이상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교수의 권한이 떨어진다고 보지 않고, 교수의회가 제기한 문제점에 대해서는 다른 구성원과의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한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박이랑(사학 2008) 회장은 “대학의 주인으로서 교수와 학생, 교직원 세 주체는 서로 평등하고, 따라서 평의원회의 대표자 수도 세 주체가 모두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이것이 과연 실현 가능한 방안일 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수의회 서울지회 이성근(관광대학원) 회장은 “서울대의 사례를 언급한 것은 평의원회에서 간선제 형태로 총장을 선출하고 있고, 우리학교에서도 총장 선출 제도에 대한 변화 요구가 있어 제도를 비교해 보자는 취지에서 제시한 것”이라며 “또한 타 대학 평의원회의 경우 학생과 직원 대표의 수가 교수대표 수와 같거나 더 적은데, 우리학교는 그렇지 않아 평의원회 구성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이러한 예시를 제시했고, 성명서에서 총장과의 직접 소통을 강조한 이유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교수의회 서울지회 성명 전문 대학주보 웹사이트(www.mediakhu.ac.kr/khunews)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