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택배보관함, ‘1분 보관에도 200원’

제2기숙사에 살고 있는 홍승범(자율전공학부 2010) 군. 물건을 주문해 받을 일이 있어 기다렸는데 택배가 도착했다는 알림 문자를 받았다. 10분 만에 가서 무인택배보관함에 있는 물건을 찾았지만 보관비를 지불했다. “기숙사 홈페이지에는 2시간 무료, 시간당 400원 또는 500원 이라고 나와 있어요. 도착했다는 것을 알고 10분 만에 가서 찾았는데 200원을 부과 했어요.”어떻게 된 일일까.

김자년 기자

【국제】무인택배보관함은 현재 제2기숙사와 우정원에 설치돼있다. 이는 기숙사에 거주하면서 택배를 직접 수령할 수 없는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설치된 것으로, 제2기숙사는 2008년에, 우정원은 2007년 설치됐다. 보관함 설치로 학생들이 택배수령으로 수업 중간에 나와야 하는 일도, 경비실이나 사감실이 일일이 받아야 하는 업무 부담도 줄어들었다.
우정원과 제 2기숙사 무인택배보관함은 각각 다른 업체가 운영 중이기 때문에 요금책정 방법도 다르다. 우정원은 두 시간당 소·중형 관계없이 300원이고 최대 부과요금은 2,000원이다.

제2기숙사는 설치 초기 최초 두 시간은 무료였다. 그러나 제2기숙사 무인택배보관함 설치 업체인‘키핑하우스’가 무인택배보관함이 적자를 면치 못한다는 이유로 지난해부터 요금을 최초 시간까지는 200원, 이후로 시간당 100원씩 누적되는 방식으로 바꿔 운영하고 있다.
때문에 위의 홍 군의 사례처럼, 무인택배보관함은 1분이든 두시간이든 보관함에 들어가는 순간 요금이 책정된다. 배송시 주의사항에‘도착 시 핸드폰으로 연락주세요’, ‘무인택배 시스템에 넣지 마세요’라고 적어놓아도 몇몇 택배기사는 이를 무시하고 무인택배보관함에 넣는다.
우정원에 살고 있는 권중완(컴퓨터공학 2006) 군은“사설 주차장도 30분 이내일 경우 무료인 곳이 많다. 큰 공간을 차지하는 자동차 주차조차 일정기준 내에서는 무료인데, 왜 택배보관함에만 들어가면 기본요금 300원을 내야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정원 업체인 ‘U-NET PRI ME’의 지난해 매출액은 1,154만원 이고, 제2기숙사 무인택배보관함 업체인‘키핑하우스’는 1,039만원으로 그 금액이 상당함을 알 수 있다.
학생들의 문제 제기에 총학생회는 지난 22일 우정원 생활관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날 면담에서 양 측은 택배가 도착했다는 연락을 못 받아서 물건이 장기방치된 학생들은 관리사무소에 가서 사정을 이야기하면 금액을 조정해 주도록 한다는 협의가 이뤄졌다.
또한 총학생회는 5~6시간 동안은 무료로 보관하고 그 이후의 시간부터 요금책정을 하도록 요구했다. 이에 우정원 사감실 최성임 팀장은“업체와 논의를 해봐야한다”고 말했고 제2기숙사 이진영 사감
또한“업체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U-NET PRIME의 김경수 직원은“이용하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비싸다고 느끼겠지만 사업자 입장으로서는 수지가 맞아야 원활하게 운영이 된다. 학생복지차원에서 타 대학과 마찬가지로 운영자에게 지원금을 주는 방안을 활용하면 학생들의 불만도 없어지리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아주대의 경우 U-NET PRIME 업체가 무인택배보관함을 운영하는데, 기계 1대당 월 55만원을 학교에서 지원해주고 있으며 4시간 무료 후 요금이 책정되는 방식으로 학생들의 부담을 덜고 있다.
무인택배시스템은 기숙사 설립과 같이 초기 자본을 업체가 투자하고 후에 수익금을 거둬들이는 민자 방식으로 운영되는 만큼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학교가 지원해주는 방식 등 적극적으로 절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