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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재료로 만든 우리 음식의 참맛을 보여주겠다”

 

#. 버스 한 대로 400일 동안 세계를 돌며 한식을 알리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진 세 남자가 있다. 조리과학과 선후배로 연을 맺어 이제 출발만을 앞두고 있는 류시형(조리과학 2002), 김승민(조리과학 2003), 조석범(조리과학 2006) 군을 만나 그들의 계획과 그들이 생각하는 한식에 대해 들어봤다.

 

사람들로 붐비는 코엑스에서 세 남자를 만났다. 한식 홍보의 대장정을 앞두고 있는 ‘김치버스’의 세 남자 류시형(조리과학과 2002), 김승민(조리과학과 2003), 조석범(조리과학과 2006) 군과의 인터뷰는 유쾌한 웃음 속에서 진행됐다. 400일 동안 한식을 알리는 여행인 만큼 여러가지 준비로 바빠 보였다. 바쁜 시간 뺏어서 미안하다는 기자의 말에 “사실 진짜 바쁜 준비는 대부분 마쳐두고 이젠 버스와 장비 등이 준비되길 기다리면서 레시피를 연습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사실 이 세 남자가 처음부터 뜻을 같이 했던 것은 아니었다. 김치버스 자체는 류시형 군이 3년 전부터 꿈꿔오던 일이었다. 조석범 군은 “시형 형이 작년 겨울쯤에 ‘계속 계획도 틀어지고 팀원도 바뀌고 해서 혼자라도 갈까’하면서 학과 사람들에게 묻고 다닌 적이 있었는데 그 때 계획에 공감해 함께 버스에 타게됐어요”고 말했다. 김승민 군 역시 “친한 이들끼리 모험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두 시간 정도 고민 끝에 탑승하게 됐다”고 전했다.

▲좌측부터 조석범, 김승민, 류시형 군. 인터뷰는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가장 궁금했던 것부터 짚고 넘어가기로 했다. 왜 하필 김치일까? 맵고 짜고 빨간 김치보다 외국인에게 다가가기 쉬운 한식도 많지 않느냐고 물었다. 류시형 군은 “어디 식당가서 김치 안주는 곳 봤어요?”라고 되물었다. 이어서 류 군은 “우리 식문화에서 김치는 뺄 수가 없어요. 외국인과 안 맞는다고 해서 우리 반찬문화의 ‘대표’격인 김치를 빼놓고 한식을 알릴 수 없다는 생각에 버스 이름도 대표적으로 김치버스라고 지었어요”라고 말했다.

 

각종 매체에서 높아지는 한식의 위상에 대해 떠들고 있지만 실제로 여행을 떠나 현장을 지켜본 조리과학도의 눈에는 높은 벽이 보였다. 류 군은 “한식은 우리 재료로 만들어야 우리 맛이 나요”라며 “외국에 있는 한식당에 가보면 전문적인 요리사보다 어쩌다 이민 가서 집에서 하던 대로 요리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그 분들이 재료 공수가 어려우니 대충 그 나라에 있는 양배추나 고추로 요리하는데 그러면 아무리 비슷하게 만들어도 우리나라에서 먹던 김치의 맛이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들은 400일 동안의 여행 중간중간 한국에서 김치를 비롯한 식재료를 공수 받을 계획이다. 공수 계획에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다. 류 군은 “여러 매체에 ‘김치버스’로 알려지다 보니 ‘김치를 400일 동안 싣고 다니면 다 쉬어서 못 먹겠네’ 하는 분들이 있는데, 저희도 요리를 배운 사람인지라 다 고려한 부분이에요. 출발하기 전부터 너무 부정적으로 보시기보단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했다.

 

10월 21일 러시아로 출발을 앞두고 있는 그들은 출발 직전에 광주에서 열리는 ‘세계 김치문화 축제’에 참가할 계획이다. “세계적으로 열리는 유일한 김치 축제에 우리가 빠질 수 없다고 생각해서 일정까지 미뤘다”는 그들은 그들이 탈 버스를 전시하고 몇 가지 레시피를 선보일 예정이다.

 

조석범 군은 “원래 출발은 6~7월 사이에 할 예정이었는데 차량 준비랑 김치축제 때문에 상당히 미뤄지게 됐네요”라며 “계속 일정이 미뤄지니 일부에선 ‘얘네 이렇게 간다간다 하다가 결국엔 은근슬쩍 안 가는 것 아니냐’하며 물어보는데 이미 다 준비가 된 상황이고 광주에서 축제가 끝나면 바로 갑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10월 21일 페리에 버스를 싣고 러시아에 도착해 중앙아시아, 중동, 유럽을 거쳐 북아메리카를 직접 버스를 운전하며 횡단할 계획이다. 류 군은 “차량은 협찬으로 잘 해결됐지만 국제면허 취득과 통관 문제를 해결하는데 생각보다 애를 먹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홈페이지(http://www.kimchibus.com)에서 이들의 일정과 현재 버스가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으며 류시형 군의 블로그와 트위터(@kimchibus), 페이스북(김치버스)를 통해서도 소식을 전할 예정이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젊음을 떼서 세계를 향하는 그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아직 요리사도 아니고, 젊은 조리과학도일 뿐이지만 열정을 가지고 자신들의 방식으로 세계에 부딪혀 볼 것이라는 그들. 꿈으로만 꿔 오던 일, 아무나 못 하는 일을 하게 된 데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찬 세 남자의 세계일주가 성공적으로 끝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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