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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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가 변하는 게 많은데 대체 왜 변하는 지 알 수가 없습니다. 경희대는 인문학 증진을 기치로 내걸고 ‘후마니타스 칼리지’라는 새로운 교양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수강 신청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급하게 추진했고, 설상가상으로 총학생회의 수강 신청을 늦춰달라는 부탁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대신 설 연휴 기간 동안 계속 상담을 해주겠다는 말로 넘어갔죠. 그리고 그 결과, 수강 신청 기간에 ‘헬게이트’가 열렸습니다. 경희대를 포함해 어느 대학이나 수강 신청 기간에 교양 과목이 빠르게 사라지는 일이 다반사라지만, 대체 어떤 교양 과목을 들어야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수강 신청이 열린 결과 1 ~ 2초 만에 대다수의 교양은 전부 동이 났습니다. 결국 총학생회와 학생들의 항의로 재학생을 위해 일부 수업의 학생 수를 증원했고, 여느 때처럼 대학본부는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도대체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약속을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또한 지금은 다행히 등록금 논의를 처음부터 다시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한동안 학교 측에서 일방적으로 등록금을 3% 인상하겠다고 선언해서 문제가 되었습니다. 대학본부는 공공요금 등 각종 비용들이 증가해서 어쩔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결국 학생들의 시위와 계속된 항의 끝에 인상 계획을 철회했지만, 혹시 모르죠. 조금만 관심을 놓는 순간 다시 등록금을 올릴 수도 있으니까요.
 물론 이런 일들은 겉으로는 우리를 위해, 학생들을 위해 추진한다고 합니다. 물론 좋은 일이 추진되어 저희한테 혜택이 오면 참 좋은 일이죠. 하지만 학생들은 윗분들의 하해와 같은 은혜를 받고 성은에 망극하여 감동하는 존재에 불과한 걸까요? 이건 무슨 옛날 국왕과 백성 관계도 아니고. 하긴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 아니라 이사장이라는 주장을 하시는 분들도 있는 걸요. 아예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학교 내부에서 추진되는 각종 정책이나 언론 매체에서 20대에 대해 떠드는 소리를 보면 이 사람들이 정말 20대들이 주체성을 갖고 행동하기를 원하는 건지, 아니면 자기네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기를 바라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사람을 꼭두각시로 여기는 느낌이라 할까요.

 

 올해 《고황》 새내기호의 부제는 ‘ver.독립’입니다. 이번에 입학한 11학번 새내기 분께서는 잘 모르시겠지만, 작년 3월에 나왔던 교지 부제는 ‘ver.날렵’이었죠. 이번 교지도 ‘ver.날렵’에 못지않게 얇고 가볍지만 최대한 대학생, 그리고 20대의 독립을 생각하는 내용을 많이 담으려 노력했습니다. 어차피 지금 편집부에 저를 포함해 사람이 딱 두 명밖에 남지 않아 기사를 채우는데 무척 애를 먹었지만요. 덕분에 기사 하나는 마감 직전까지 채 끝을 내지 못하는 바람에 결국 접고 말았습니다.
 자본의 폭력이 판치는 세상에서 뮤지션들의 자립을 생각하는 글, 교지 만들기 어려운 세상에서 ‘그래도 교지야!’를 외치는 글, 인터넷에 판치는 애국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좀 더 냉철하게 세상을 보기를 원하는 글, 획일적인 대중문화에서 살짝 발을 돌려 재미있는 재즈의 세계로 빠져들 것을 권하는 글, 이 외에도 기존의 고정 관념에서 독립해 새로운 관점으로 생각한 글이 ‘ver.독립’의 이름아래 모였습니다. 이번 호가 당장 뭔가를 바꾸지는 않겠지만, 독립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2011년 새롭게 시작하는 《고황》 새내기호 'ver. 독립‘, 이제 시작합니다.

 

 

 

목차 (각 목차의 기사를 누르면 바로 볼 수 있도록 연결고리가 걸려 있습니다.)

 

[독립]

빌어먹을 세상에서 자립을 외치다

 

万話 #1 : 모두가 피해자고, 모두가 가해자다 - 『울기엔 좀 애매한』

 

[우리]

그럼에도 왜 교지인가

국익의 폭력 : 인터넷상의 애국 이데올로기

 

万話 #2 : 그들은 누구였는가 - 『내가 살던 용산』

 

[문화]

재즈 좋은데, 정말 좋은데, 어떻게 말로 표현할 방법이 없네

| 소설 | 젖꼭지가 까마네요

 

万話 #3 : 어떤 공산주의자의 삶 - 『나는 공산주의자이다』 1 ~ 2

 

편집후기

광고

 

※ 《고황》의 모든 기사들은 Copyleft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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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011.03.07 22:21:55
KHUPLA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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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편집장님 연락이 많이 궁금했습니다.

교내 포스터를 통해 어렴풋이 태동을 느꼈습니다.

 

html을 쓰실 줄 아시나보네요.

앞으로 좋은 부탁드리겠습니다.

댓글
2011.03.07 23:40:29
고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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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님 댓글 감사합니다. 최근 타 대학 교지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어떤 식으로 교지가 학우와 지속적으로 소통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한 결과 할 수 있는 한 통로를 최대한 활용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html은 기초 밖에 못 쓰는 초급 실력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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