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능력을 후회 없이 웃음과 감동을 주는 일에 쏟아내고 싶어요”
by 이수미 (sun@mediakhu.ac.kr) |
“아, 학교 가고 싶다~ 꿀방은 그대로 있나요? 여휴는요?” 일요일 밤, 개그콘서트 ‘생활의 발견’이라는 코너에서 헤어지는 연인의 상황극을 펼치며 전국민의 배꼽을 흔드는 사람이건만 무대 아래에서는 영락없는 여대생의 모습을 보이는 사람. 2년 전까지만 해도 TV 앞에 앉아 웃던 시청자였는데 지난해 KBS 개그맨 시험에 덜컥 붙은 뒤로 안방에 웃음을 전하려 종횡무진 하고 있는 재주꾼, 신보라(언론정보학 2006) 양을 만나봤다. (*꿀방: 정경대학 학생 휴게실, **여휴: 여학생휴게실)
신 양은 현재 개그콘서트 ‘생활의 발견’에서 닭발집, 감자탕집 등 이별에 적절하지 않은 장소에서 이별하는 연인의 상황극을 펼치며 웃음을 주고 있다. 매주 아이디어를 짜내는 과정이 녹록치 않을 것 같은데, 아닌 게 아니라 매일같이 팀원들과 회의를 한단다. “남을 웃기는 일을 정말로 좋아하지 않으면 못할 거예요. 아이디어 내고 리허설 하는 과정이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무대 위에 섰을 때를 생각하면 너무 좋아요.” 그러나 꿈꿔왔던 이상과 현실은 언제나 다른 법. 신 양이 생각했던 개그우먼 생활과 실제로 접해본 생활에도 차이가 있지 않을까. “무대에서의 모습은 상상과 꼭 같아요. 사람들에게 웃음을 줬을 때의 쾌감은 정말 상상 그 이상이거든요. 다만 사회초년생이다보니 사회생활이 만만치 않다는 것도 알게 됐네요.”
신 양과 같은 코너에서 상대역으로 나오는 송준근도 국제경영학과 99학번인, 우리학교 학생이다. ‘직장’에서 학교선배를 만난 소감은 어떨지 물었다. “송 선배는 요즘 졸업을 하기 위해 계절학기를 듣고 있어요. 학교 갔다 오면 ‘헐떡고개 넘느라 힘들었다’며 경희인들끼리 공감할 수 있는 말을 건네곤 하세요. 그럼 저는 ‘오늘 점심은 청운관에서 드셨냐’고 되묻곤 하죠. 사실 경희대 출신 개그맨이 꽤 많거든요, 우리학교 출신 개그맨들 모아서 ‘경희 family’를 만들자고 장난을 치기도 해요.”
내가 그 꿈을 이루면 나도 누군가의 꿈이 된다는 말이 있다. 동경했던 무대에 선 신 양에게 딱 어울리는 말인 것 같았다. “신문방송학을 공부하면서 제작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직접 나를 표현하고 싶다는 걸 알게 된거죠. 저는 운 좋게 한 번에 시험에 붙어서 다소 수월하게 ‘개그우먼’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지만, 수차례의 도전 끝에 합격한 동기를 보면 이 이름이 정말로 절실한 이름이구나,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라는 다짐을 하게 돼요. 누군가는 지금도 도전과 실패를 거듭하며 노력중이겠죠. 고생했던 시간이나 좌절했던 시간이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라는 믿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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