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교 65주년을 맞은 우리학교가 당면한 숙제는 상당하다. 정부주도로 가속화되고 있는 대학정원조정부터, 지난해부터 이어온 재정위기 속 갈등, 교육여건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신문은 지난 15일 조인원 총장을 만나, 학내 문제를 비롯해 한국사회에서 대학의 역할까지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정부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공동화’를 이유로 대학구조개혁을 추진한 이후, ‘정원감축’은 대학가의 뜨거운 감자다. 특히 재학생 수나 입학정원 모두 최대 규모인 우리학교의 경우, 정부정책이 아니더라도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적정인원 찾기 노력이 필요했던 상황이다.조인원 총장 역시 “정원조정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취업률 등을 기준으로 학과를 평가하거나, ‘인위적인’ 학과간 통폐합에는 반대”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때문에 교육의 질과 우리학교가 추구해온 학문적 전통을 유지할 수 있는 그 적정선을 찾기 위해 조 총장은 “정원과 관련한 조사·분석팀을 만들고 구성원과의 공론장을 만들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지난해 이후 지속되고 있는 재정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1차 공개된 ‘대학 행·재정발전계획안’에는 교수임용 보류, 강좌수 축소, 대형강의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대부분 교육여건 ‘악화’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이번 학기 시행된 강좌 수 축소와 대형강의 확대에 대해 학생 사회의 불만이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 대해 조 총장은 교육시설과 강의의 질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 총장은 “소형강의가 필수인 과목이 있지만, 대형강의로 진행해도 무방한 과목 역시 존재하는 만큼, 온라인강의를 비롯한 적절한 강의운영을 위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시에 효율적인 행정체계를 구축해 강의운영 지원을 강화하고, 나아가 강의의 질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교수법에 대해서도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조 총장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구성원간 논의, 즉 ‘소통’을 제시했다. 다만 ‘소통’에 대한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문제제기에 대해 의사결정과정에서 모두 총장만을 바라보는 현재의 대학구조가 문제라는 점에 공감하며, ‘분권’과 ‘책임’의 구조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총장 중심의 대학운영을 개선하기 위해 총장 선출제도의 변화도 필요하다는 구성원의 의견에 “총장 선출제도뿐만 아니라 학장임명이나 교수임용 방식의 변화도 ‘열려있다’”고 말해 논의 자체에 대해서는 열려있는 견해임을 내비치면서도 “최종적으로는 이사회에서 의결할 부분”이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한편 인터뷰 당일이 세월호 참사 30일째로,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들이 ‘스승의 날을 반납합니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참사에 대해 조 총장은 패륜적 의식수준이 드러났다며 교육기관으로서 반성할 필요성과 함께 어떤 가치를 만들어가는 교육기관이 될 것인지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더불어 현재 준비하고 있는 미래리포트를 통해 지금 우리학교의 문제는 무엇이고, 향후 우리학교가 어떤 대학이 될 것인지를 구성원과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