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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기업 ‘더블에이’ 대표 중앙대 정혜경(사회학 2009) 양



#.폭행, 공갈, 따돌림. 매번 이슈화되는 학교폭력은 다양한 대책에도 쉽게 줄지 않고 있다. 피해 학생의 경우 학교폭력 때문에 자존감 상실, 서툰 인간관계 등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런 학생들을 치유해주기 위해 나선 대학생이 있다. ‘대학생, 사회공헌에 눈뜨다’ 그 여섯 번째 순서로 왕따 피해 청소년에게 대인기술을 알려주는 ‘더블에이’의 대표 중앙대 정혜경(사회학 2009) 양을 만나 그가 생각하는 사회공헌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 3월 활동을 시작한 사회적 기업 ‘더블에이’는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의 상처를 치료하고, 사회적응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블에이’의 대표를 맡고 있는 중앙대 정혜경(사회학 2009) 양은 “학교폭력을 당하면 밝았던 아이라도 인간관계 형성에 두려움을 느끼고 소극적으로 변하게 된다”며 “이러한 학생들이 인간관계에서 겪는 어려움과 마음의 상처를 덜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더블에이’는 현재 4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4명이서 함께하는 작은 기업이지만, 나름대로 ‘대표’직을 처음 맡게 돼 팀원 간의 갈등 조율이나 운영에 서툰 점도 있었다. 9개월 가량 활동을 이어오면서 시행착오는 점차 줄이고, ‘전문성’을 갖춰가는 중이다. 이들은 왕따 피해 학생과의 일대일 방문상담, 집단상담뿐만 아니라 대인기술 교육을 위한 컨텐츠 제작에도 힘을 써왔다.


정 대표는 “‘더블에이’를 시작하기 위해 심리학과, 청소년학과 등 관련 분야의 학과 학생들을 모아서 대인기술 교육을 위한 대인행동, 자존감 향상, 자신의 장점 찾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전공 선택과 진로에 대한 학생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학과설명회와 같은 행사를 계획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오기도 했다.

정 대표는 “일반적인 심리치료가 왕따 학생의 마음을 치유해 줄 수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필요한 대인기술을 가르쳐 주지는 않아 인간관계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태로 남아있게 된다”며 “왕따 학생의 기존 심리치료를 보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초등학생과 같은 나이 어린 학생도 만나봤지만, 프로그램을 이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며 “단순 상담이 아닌 심리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지금은 고등학생을 중심으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블에이’를 운영하면서 정 대표는 다양한 학생의 변화를 지켜볼 수 있었다. 그는 “학생회 활동까지 하던 밝고 똑똑한 학생이 친구와의 말다툼으로 왕따를 당하고 전학을 간 경우가 있었다”며 “그 학생이 전 학교의 가해자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했었다는 소문을 내겠다는 협박을 받아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해당 학생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했고, 더블에이와 함께 한 후, 전학 간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지내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변화하는 학생보며 보람 느껴


이외에도 많은 학생을 만나면서 정 대표는 사람은 자신이 의지할 수 있는 사람만 있으면 빨리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실제 왕따를 겪은 경험이 있다는 정 대표는 “왕따를 당하고 의지할 곳이 없어서 혼자서만 끙끙 앓아왔다”며 “그 트라우마가 대학교 1학년 때까지 가서 인간관계를 맺는 것도 서툴렀고 자신감도 잃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안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는 학생을 보며, 과거 자신처럼 트라우마를 오랫동안 극복하지 못하는 학생이 없도록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이어서 “나이는 다르지만 어쨌든 같은 학생이고 같은 경험을 공유하다 보니 학생들이 상처받은 마음을 열기 어려운데도 편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정 대표는 말했다.


그는 왕따 학생만큼이나 마음고생을 하는 학부모를 만났던 일도 인상 깊었다고 한다. “학부모들이 이렇게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지 몰랐다”며 “하소연할 곳 없는 학부모들의 속 이야기를 들으면 더 큰 책임감도 생기고 이 일에 대한 애정과 사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왕따 학생들을 도와줄 수는 없었다. 그녀는 “학부모가 대신 신청해오는 경우, 문제 해결에 의지가 없는 학생이 더러 있었다”며 “이런 학생은 큰 변화를 만들지 못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인터넷 카페 등을 이용해 프로그램 신청을 받아왔던 ‘더블에이’는 보다 활발한 활동을 위해 학교와 연계해 활동하려 했으나, 이에 대한 학교의 반응은 아쉬웠다고 한다. 그는 “학교에 도움을 요청해 봤으나 귀찮아하는 선생이 많았다”며 “왕따 피해 학생 상담이 아닌 진로교육을 요구하는 학교와 이렇게 변해버린 오늘날의 교육현장의 현실이 씁쓸했다”고 말했다.


‘더블에이’를 운영해온 정 대표는 “더블에이를 돈을 벌기 위해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의 형태가 아닌 갖고 있는 경험과 콘텐츠를 이용해 사회적 기업 컨테스트 등으로 지원을 받는 동아리 형태로 바꾸고 싶다”며 “앞으로 더 많은 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정 대표는 “살면서 알게 모르게 받아온 것들을 남들에게 전해주는 것이 사회공헌”이라며 “더블에이 활동 역시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아 이루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많은 이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기 위해, 그리고 나 자신도 변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더블에이의 활동이 어려운 일을 겪은 학생들의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주길 기대해 본다.


2012.11.19황대연 djehutik@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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