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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정치어찌보면 이 단어는 엄청난 거리감이 있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과거의 스포츠는 권력자들의 정치도구로 이용된 적이 많았다우리나라만 해도 1980년대 군사정권 시절 국민들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국민 우민화 정책의 하나로 3S(Screen, Sex, Sports) 정책을 펼쳤는데그 중에서도 스포츠는 국민들의 큰 인기를 얻었다그리고 순수한 의도의 정책은 아니었지만우리나라에서 프로야구프로축구 등 프로스포츠가 출범하게 됐고, 86 서울아시안게임, 88 서울올림픽 등 스포츠이벤트가 개최되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날 두 단어가 연관되면 항상 좋지 않은 방향으로 문제가 치닫는다지난 3월 그리스 프로축구에서는 한 선수가 골을 넣고 관중석을 향해 나치식 거수 경례’ 세레머니를 펼쳐 대표팀에서는 물론이고소속팀에서도 잔여경기 출장정지의 중징계를 받았다지난해 열린 런던올림픽 한일전에서는 우리나라 박종우 선수가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피켓을 들고 세레머니를 펼쳤고경기가 끝난 후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박 선수의 세레머니가 정치적 의도를 담고 있다며 메달 지급이 유보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다행히 징계위원회까지 거친 끝에 메달을 받을 수 있었지만승리에 취한 세레머니가 동메달이라는 큰 개인의 업적을 무산시킬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지난달 28우리나라와 일본의 ‘2013 EAFF 동아시안컵’ 경기가 열렸다. ‘숙명의 라이벌’, ‘가위 바위 보도 지면 안 되는 상대인 만큼 경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예상했던대로 경기는 치열하게 흘러갔지만결국 우리나라는 경기종료 직전 통한의 실점을 하며 1-2로 패하고 말았다그러나 이 날 경기에서 경기 결과보다 주목받은 것은 우리나라 응원단 붉은악마가 내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문구가 적힌 큰 현수막과 이순신 장군안중근 의사의 모습이 담긴 천막이었다.

해당 현수막 문구가 지칭하는 대상이 누구였든 주최 측은 현수막을 강제로 철거했고이에붉은악마는 공식 SNS 계정을 통해 붉은 악마 서울지부는 동아시안컵 한일전 후반전 응원을 보이콧합니다이유는 대한축구협회가 위 걸개를 지속적으로 강제 철거하기에 더 이상 대표팀을 응원할 수 없습니다라는 공식입장을 밝혔다이러한 이유로 우리 선수들은 우리나라를 응원하는 목소리보다 일본 응원단의 응원 소리를 더 크게 들으며 경기를 뛰어야 했다또한일본 정부 대변인은 위 현수막에 대해 극도로 유감이라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

사실그동안 정치적인 문제로 우리나라를 자극한 일은 일본이 더 많다특히 일본은 유독 우리나라와의 경기에서 전범기를 내건 적이 많았다.

이에 우리나라 국민들은 분노했고이날도 전범기를 내걸려고 한 일본 응원단이 경호원에게 저지를 당하기도 했다하지만일본이 우리를 도발했다고, ‘쌍방이라는 명목으로 우리가 똑같이 도발할 필요는 없다그들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지적해 정당한 징계나 처벌을 받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지 불필요한 소모전을 벌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응원단은 응원에 집중하고선수들은 경기에 집중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야 말로 스포츠의 묘미가 아닐까.

2013.08.01서범석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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