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630

▶연재순서

① 우리학교 위기대응 시스템은?
② 환경미화원은 왜 온라인에 하소연할 수밖에 없었을까?


#.지난 13일 서울캠퍼스 청운관 여학생휴게실에서 한 여학생이 환경미화원에게 욕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 해당 여학생이 환경미화원을 만나 사과하면서 문제는 일단락됐지만, 이번 사건은 그간 지나쳤던 다양한 문제점이 학내에 공존함을 시사한다. 이에 우리신문은 두 번에 걸쳐 우리학교 위기대응 시스템과 피해 환경미화원은 왜 온라인에 하소연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사건발생 이틀, 경희대=패륜대 낙인

이번 사건은 사건 발생 이틀 후인 지난 15일, 환경미화원의 딸이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경희대 학생에게 어머니가 봉변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온라인상에서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사건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사건 당사자들의 인권침해는 물론, 이번 일을 인터넷 공간에서는 ‘경희대 패륜녀 사건(청운관 사건)’라고 이름 붙였으며 이제는 ‘경희대=패륜대’라는 주장까지 일고 있다. 

 

 

#2. 전임교수 4명 사퇴? 정정보도 없어

위기대응 시스템의 부재는 비단 이번 사건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10일 중앙일보가 보도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관련 오보에 대한 우리학교의 움직임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당시 기사는 법조인 출신 실무교수들의 이탈을 다루면서 전임교수직을 사퇴한 우리학교 로스쿨 실무교수가 기사에 언급된 13개 대학 중 가장 많은 수치인 4명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사실 확인 결과 우리학교 로스쿨에서 전임교수직을 사퇴한 실무교수는 없었고, 담당기자 역시 우리학교에 사실을 확인하지 않아 해당 기사가 오보였음이 밝혀졌다.
그러나 원광대의 경우 기사가 보도된 바로 다음날 정정보도가 난 것과 달리 우리학교는 아직까지 정정보도 요청 움직임이 없다.

앞의 사례들은 모두 문제발생시 대응방법에 우리학교가 뒤늦게 혹은 미숙하게 대처한 사례다. 이런 사례들로 인해 일각에서는 ‘학교 측의 위기대응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 혹은 ‘위기대응 시스템이 있긴 한 것인가’라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청운관 사건 발생 5일째인 17일 월요일 오후까지도 각 언론들은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못해 추측성 보도를 쏟아냈고 네티즌도 추측성 글을 게재했다.
하지만 이런 추측성 글 게재에 대한 대학본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다. 때문에 실제 사건 당사자가 아닌 무고한 C양이 피해를 입기도 했다. 추측성 기사와 글에 의존해 사건 당사자로 지목된 C양은 신상이 온라인상에 유포되고 해당 학생은 현재 학교에 나올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명예가 훼손됐다. C양 뿐만이 아니었다. 사건 당사자인 A양과 환경미화원 B씨의 신상도 유포됐다.

처음부터 대학본부 측은 어떤 누구의 신상공개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지만, 그런 의지와는 달리 아직까지 대학본부 차원에서 신상공개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나 방침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대학본부 관계자는 “우리학교도 위기대응 메뉴얼이 존재하지만 이번 사안과 같은 경우와 관련해서는 메뉴얼이 따로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로스쿨 전임교수 사퇴 문제 역시 이런 위기대응 메뉴얼의 부재로 언론매체나 인터넷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경우 중 하나다. 적극적인 대응뿐만 아니라 앞으로 우리학교의 장기적인 이미지 제고를 위한 협의체 구성이나 담당 부서 마련이 이뤄지지 않은 것도 메뉴얼의 부재로 생긴 문제다.

대학본부 관계자는 “사건 조사나 문제 파악에 주력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장 우리학교의 장기적인 이미지를 논의할 여력은 없었다”며 “청운관 사건이 일단락됨에 따라 앞으로 차질 없이 논의하도록 힘 쓰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대학본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대변인 제도는 체계적인 대응 방안의 일환이 될 수 있다. 대변인 제도는 우리학교의 의견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을 통해 학교의 대외발언에 안정성을 갖추기 위해 도합하고자 하는 제도다.

이 제도를 통하면 우리학교 개별 부서장이 사안마다 각각 답변하는 것 보다는 대표성 갖는 대변인을 통해 발언해 보다 체계적으로 입장을 관리할 수 있고 통일된 대응으로 대내외 신뢰를 얻어 문제가 부정적으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런 통합적이고 발 빠른 대응마련의 필요성이 대두된만큼 향후 대학본부의 미디어 관련 위기대응 시스템이 어떻게 정립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 호에서는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환경미화원 B씨와 그 가족이 왜 대학본부가 아닌 온라인에 그들의 이야기를 꺼내놓을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대학 구조적 관점에서 접근해보고자 한다.

댓글
2010.06.07 06:48:38
seepro

경희대 관련된 기사나 글들 보면서 우리학교는 도대체 뭘 하기에 저런걸 그대로 냅두나 하는 생각 많이 했었는데 메뉴얼자체가 없었다니... 참,,,,

댓글
2010.06.15 22:24:07
유크

솔직히 이건 좀 아니라고 봄 -ㅅ-

이번에 연대도 패륜남 떴는데 급격하게 묻힌것만 봐도 매뉴얼이나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고 보임

 

우리도 이런 시스템을 갖추고 적극 대응해나갔으면 싶다는 ㅠㅠ

번호
글쓴이
387 대학주보 [1498호] 튜터링제 악용 여전 … 점검 강화·의식개선 필요
대학주보
2011-09-20 3500
386 대학주보 [1498호] 강동경희대병원, 약품 불법 유통 혐의 벗어 1 file
대학주보
2011-09-20 8042
385 대학주보 [알림] 대학주보 페이스북 '친구'가 되어주세요 file
대학주보
2011-09-20 10007
384 대학주보 [1499호] 국제캠, 캠퍼스종합개발 수정안 두고 협의 지연
대학주보
2011-09-27 3742
383 대학주보 [1499호] 많이 빌리기만 하면 받는 다독상?
대학주보
2011-09-27 4591
382 대학주보 [1499호] 양 캠퍼스 취업률 ‘반타작’ 서울 54.1%, 국제 54.8%
대학주보
2011-09-27 3656
381 대학주보 [1499호] 서울 총학, ‘반값수업의 날’ 개최 국제 총학, 반값등록금 시위 연행자 모금 진행
대학주보
2011-09-27 4232
380 대학주보 [1499호] 공간 특성 고려한 디자인으로 효율성 높여야 2
대학주보
2011-09-27 4317
379 대학주보 [캠퍼스 소식] 중앙일보 대학평가 7위 - 취업률은 46위 대졸 평균에도 못미쳐
대학주보
2011-09-27 4362
378 대학주보 [1498호] 공간 문제 해결, 기존 공간 활용성 높이는 것부터
대학주보
2011-09-28 5314
377 대학주보 [캠퍼스소식] 중앙일보 대학평가 종합
대학주보
2011-09-28 4057
376 영어신문사 경희대 영어신문사 (The University Life)가 쿠플에서 학우 여러분을 만납니다. file
영어신문사
2011-10-04 11599
375 대학주보 [1500호] 약학대학 만족도 79점으로‘최고’ 양 캠퍼스 평균 만족도 66점 … 지난해와 동일
대학주보
2011-10-04 3750
374 대학주보 [1500호] “국제캠 학생은 의료공제 받을 수 없나요?”
대학주보
2011-10-04 5120
373 대학주보 [1500호] “질서 지키니 버스도 금방 타네”
대학주보
2011-10-04 4905
372 대학주보 [1500호] 축구부, 조 3위로 U리그 챔피언십 진출
대학주보
2011-10-04 3630
371 대학주보 [1500호 특집] 대학평가지표 위주의 성장 학생 체감도는 ‘제자리’
대학주보
2011-10-04 4082
370 대학주보 [1500호 특집] 졸업반 A 군의 1일
대학주보
2011-10-04 4248
369 대학주보 [1500호 특집] 평가 순위와 실제 위상 ‘다르다’ 42.5%, ‘같다’ 34.1% file
대학주보
2011-10-04 4169
368 대학주보 [1500호 특집] 계량할 수 없는 대학의 가치 간과 말아야
대학주보
2011-10-04 4195
367 대학주보 [1500호 특집] 학교 정책·예산 - 평가지표의 상관관계는?
대학주보
2011-10-04 4591
366 대학주보 [1500호 특집] 대학평가 객관성의 역설, 지표와 현실의 괴리 해결할 방안 모색해야
대학주보
2011-10-04 4519
365 대학주보 [1500호 특집] 정량지표에만 의존하는 교과부 … 대학 집단사퇴, 동맹휴업으로 반발 나타나
대학주보
2011-10-04 4083
364 대학주보 [1500호 특집] 대학 본질로 회귀한 사유 통해 기존 패러다임 뛰어넘는 지적가치 추구해야
대학주보
2011-10-04 4368
363 대학주보 [1500호 특집] 사설- 대학평가 결과, 학생이 공감할 때 빛을 발한다
대학주보
2011-10-04 4077
362 대학주보 [알림] 대학주보가 지령 1500호를 맞았습니다.
대학주보
2011-10-04 3593
361 교지고황 [성명] 그들을 돕는 이유 - 경희대 청소노동자 투쟁을 지지하며
고황
2011-10-04 56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