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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새로운 ‘문화세계의 창조’

 

차관호 기자

 

#.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으로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는 세대에게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은 자연스럽다. 그 중에서도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는 기존의 인맥을 바탕으로 소속감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8년이 된 우리학교의 온라인 커뮤니티가 구성원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가야 하는지를 짚어본다.

 

 

 

개봉을 앞둔 <소셜 네트워크>는 거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사이트인 페이스북(facebook)의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Mark Elliot Zuckerberg)’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다. 전 세계에서 5억 5,0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계정을 가지고 있는 이 거대한 SNS의 모체는 2004년에 만들어진 하버드대학교 교내 온라인 커뮤니티였다.

 

우리나라의 대학들 역시 잘 갖추어진 인터넷 환경을 기반으로 일찍부터 온라인에 커뮤니티를 만들고 같은 대학교라는 오프라인의 커뮤니티를 온라인 공간에까지 확장해 왔다.

 

수많은 온라인 커뮤니티가 범람하는 지금, 학생들의 활발한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을 유도하려면사이트가 고유의 문화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다채로운 기능과 화려한 사용자 환경(User Interface, UI)을 제공하는 전문 커뮤니티 사이트가 있음에도 여전히 ‘DC인사이드’와 같이 단조로운 게시판 형식의 커뮤니티가 유지되는 것처럼, 사용자들을 커뮤니티에 붙잡아 놓을 만한 강렬한 매력이 필요한 것이다.

 

잘 나가는 온라인 커뮤니티엔 ‘문화’가 있다

 

총학생회나 단과대 홈페이지와 같이 특정한 목적을 가진 집단이 운영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학생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는 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는 ‘같은 대학’이라는 공통 분모 아래 모인 사람들이 이룬 집단이다. 이는 곧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가 가질 수 있는 매력이 해당 대학이 가진 독창적 학풍을 따라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소위 명문대의 온라인 커뮤니티들은 이러한 각자의 학풍이 반영되고 있다.

 

이화여대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이화이언’은 영화 속 대사로 유명한 “나 이대 나온 여자야”에 담긴 자부심을 반영하듯 꾸며져 있다. 커뮤니티의 중심이 되는 곳은 ‘비밀의 화원’으로 이곳은 구성원 인증을 거쳐야 접속이 가능한 익명게시판이다. 사용자들은 ‘최고의 여대’라는 자부심을 바탕으로 학업에서부터 성상담에 이르기까지 자유로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커뮤니티 내에 독자적인 기자단을 운영하며 매달 학교의 소식이나 소소한 이야기를 전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화이언이 가지는 큰 특징 중 하나는 1년에 한 번 교복을 입고 모이는 ‘교복파티’를 주최한다는 것이다. 올해로 9회를 맞이하는 교복파티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넘어 오프라인 문화를 창조하며 이화여대의 문화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고려대의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는 커뮤니티 내 클럽이 활성화돼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학과나 취미를 기초로 만들어진 클럽들이 현재 150여 개가 존재하고 있으며, 인기 클럽은 하루 방문자 수가 200명이 넘을 정도로 활성화돼 있다. 고파스는 총학생회의 주도적 운영 아래 고려대 특유의 집단 결속력을 그대로 반영하며 현재 하루 평균 방문자 수 35,000명에 달하는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성균관대의 ‘성대사랑’은 밤 10시부터 다음 날 새벽 6시까지 열리는 새벽반 게시판으로 유명하다. 새벽반 게시판 역시 구성원 인증이 필요하고 이틀에 한 번 익명글을 남길 수 있다는 제한을 두고 운영되어 게시판의 물을 흐리는 글이나 광고가 효과적으로 제한되고 있다. 또한 성대사랑은 졸업생 커뮤니티를 별도로 마련하여 졸업생이 후배들에게 대학원 진학 정보, 취업 정보나 인생 경험 같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꾸준히 학생을 끌어들이는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른바 ‘커뮤니티 문화’가 있다. 이들 커뮤니티는 온라인에 학풍을 반영해 문화를 만들고 다시 오프라인에 반영하는 식으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를 바탕으로 대학마다 특성을 고려한 독자적인 커뮤니티 브랜드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우리학교 온라인 커뮤니티는 경희만의 색깔과 문화를 지니고 있지 못한다. 사실 처음부터 쿠플라자(KHUplaza)가 독자적인 문화를 보유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쿠플라자의 전신인 ‘khu.cc(경희익명게시판)’는 단순한 게시판이었지만 이름 자체에서 그 특징을 찾을 수 있다. CC는 Cryptonym Center의 약자로 익명게시판으로 풀이된다.

 

당시 익명게시판은 자유로운 소통을 향한 구성원의 요구를 풀어주며 집단지성으로의 태동을 꿈꿨지만, 현재의 쿠플라자가 과연 그런 모습이 되었는지는 의문이다. 강의성(기계공학 2005) 군은 “많아진 게시판이 오히려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렇듯 이용자들은 현재 쿠플라자의 형태에 만족하지 못했다. 쿠플라자 운영자 이승훈(유전공학 2000) 씨는 “익명게시판이 가지는 문제점 때문에 부득이하게 인증 절차를 도입했다”고 말하며 “가족적이고 다정한 분위기의 커뮤니티를 꿈꿨으나 현재 그런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례로 든 타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각자 고유한 커뮤니티 문화가 있다. 쿠플라자가 32,000명의 회원을 가질 정도로 성장했지만 그 동안 쿠플라자만의 커뮤니티 문화는 발아하지 못했다.

 

경희만의 ‘문화’ 창조해야

 

쿠플라자가 변화해야 할 방향은 DC인사이드 경희대갤러리에서 찾을 수 있다. DC인사이드의 경희대갤러리에는 가끔 ‘김경희교수’라는 닉네임의 사용자가 등장한다. 주로 젊은 연령대의, 그것도 소위 ‘폐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DC인사이드에서 진위여부를 떠나 교수라는 존재는 그 자체로 사용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갔다. 댓글이 없는 게시글이 댓글이 달린 게시글보다 많은 DC인사이드에서 ‘김경희교수’의 글에는 많은 댓글이 달리고 ‘김경희교수’역시 댓글을 모니터링하며 활발한 소통을 한다.

 

이것은 소통을 강조하는 우리학교 여타의 정책들과 맥락을 같이한다. 오프라인보다 격의 없는 토론이 가능한 온라인의 특성을 살린다면 충분히 우리학교만의 온라인 커뮤니티 문화를 만들 수 있다.

 

이승훈 씨는 “최근 대학교 커뮤니티 운영자 네트워크를 결성해 커뮤니티별로 특성을 살려 오프라인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토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한다. 특이점이 없는 우리학교로서는 새로운 문화 창조를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움직임이 더욱 필요하다. 이러한 움직임으로 재정립된 온라인 커뮤니티 문화가 궁극적으로는 우리학교의 교시인 새로운 문화세계의 창조에 일조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댓글
2010.11.18 05:51:35
아웅요

우와 경갤 고정닉이 기사에 뜨다니 ㅋㅋㅋ 차관호 기자님 경갤러인가보다 ㅋㅋ

댓글
2010.12.06 08:18:20
e-Lee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댓글
2010.11.18 06:19:09
부대찌개
살다살다 DC가 변화해야 할 방향이라는 소리는 처음듣네.
글 맥락도 우왕좌왕하고 논리도 이상하고...
댓글
2010.11.22 01:08:05
KHU사신

헐...디씨가 지향점이라니...

망햇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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