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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혜가 아닌 소통, 동 떨어진 것이 아닌 내 삶의 일부인 봉사 꿈꾼다”

 

 

#. 지난 24일 사랑의 몰래산타에 300여 명의 학생이 참여해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만들었다. 그 중심에는 지구사회봉사단 김윤식 직원이 있다. 학부시절부터 우리학교 직원이 된 지금까지 사회공헌 활동을 몸소 실천하는 그를 만나 ‘사랑의 몰래산타’부터 지구사회봉단, NGO활동, 그리고 봉사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그의 학부 전공은 ‘경제통상학(현 경제학)’이었다. 경제학 공부를 하면서 적성과 맞지 않았다는 김 직원은 ‘노인상담 연계전공’을 공부하면서 보다 본격적으로 공헌활동에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경제학에서 배우는 내용이 잘 맞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사람의 가치를 고민하면서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됐다. 이후 성공 지향적이었던 가치관이 인간의 가치를 고민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나 할까.”

경희봉사단 활동을 비롯해 개인적인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온 그는 현재는 지구사회봉사단(GSC, Global Service Corp) 소속으로 일하고 있다. 특히 학부 때 참여한 활동들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4일 진행한 사랑의 몰래산타, 그 시작도 김 직원과 함께였다. 2007년부터 2008년 한 해를 제외하고 올 해까지 이어온 이 활동은 지역사회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우리학교와 서울여대, 서울시립대, 한국외국어대 100여 명으로 시작했다. 우리학교 학생은 50명 정도였다. 올해는 320여 명이 참가할 만큼 큰 행사로 성장했다. 올해는 75가구의 다문화가정 어린이에게 선물과 짧은 연극, 율동을 전했다. 그는 “사랑의 몰래산타를 다양한 단체에서 진행하고 있다. 대체로 어려운 가정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우리학교는 소외받는 다문화가정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회기동 곳곳을 미술관으로 만들고 있는 회기동 프로젝트, 실천인문학 등 사업도 그의 업무다.

활동의 범위는 물론, 종류도 넓고 다양한 만큼 김 직원은 주말과 휴일도 없이 바쁘게 생활한다. 대부분의 봉사활동이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주말이나 휴일에 진행되기 때문이다. “봉사활동 때문에 공부를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지 않냐”며 웃는 김 직원에게 개인 시간이 부족하겠다고 물었더니 “시간은 쓰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시간활용에 능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대답했다.

 

“봉사는 내 옆 사람을 돕는 것이 자연스러울 때 가치있다”

 

 

다시 ‘봉사’로 이야기가 돌아왔다. 매년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학생이 늘어난다는 말부터 꺼냈다. 김 직원은 참여하는 학생의 수보다 봉사에 대한 의미가 바뀌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봉사활동을 실천, 나아가 소통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하는 학생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그는 “2년 전만해도 학생들 사이에서 봉사를 시혜의 차원에서 보는 경우가 많았다. 점차 실천이라는 표현을 쓰고 임하는 자세도 변해왔다. 하지만 실천이라는 표현보다도 ‘소통’의 의미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봉사에 대해 시혜와 소통이 갖는 차이는 크다고 설명한다. “시혜라는 개념에는 필연적으로 희생이 담겨있다. 결국 스스로가 지치게 돼있다. 하지만 내 옆 사람, 친구라고 생각하면 서로 어려울 때 손 내미는 것과 같이 자연스러운 일, 삶의 일부가 된다.”

그는 ‘삶의 일부’, ‘관련성 있는’ 등의 표현을 자주 사용하고 또 강조했다.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는 일은 한계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지속성을 갖고 임한다는 뜻이다.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봉사가 가장 마음에 남아…”

 

 

김 직원이 아쉬워하는 부분도 ‘지속성’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으로 그는 잘 이행하지 못한 사업 이야기부터 꺼냈다. 대표적으로 지역사회의 독거노인에게 자서전을 써주는 사업이 현재 잘 진행되지 않아 마음에 걸린다고 한다. 나아가 봉사를 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보다 그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부생 시절에 베트남에서 했던 활동을 통해 만났던 사람들과 지금까지도 서로 연락하고 있다. 서로 함께 한 후, 그 뒤가 정말 중요하다고 느낀다.”

오랜 기간동안 봉사활동을 하다보니 한편으로는 점차 익숙해지는 것이 두렵다고 덧붙였다. “사람이 안이해지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신경을 덜 쓰면 다른 참가자가 피해를 받게 된다. 다양한 부분을 고민하고, 세심한 것까지 챙기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시 마음을 먹곤 한다.”

이런 생각은 앞으로의 계획에 반영돼있다. 매년 늘어나는 참가자에 비해 그 기회가 제한돼 있는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면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몰래 산타는 1,004명의 참가자와 300여 가구의 다문화가정을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개발하고 있는 지구사회봉사단의 지역사회봉사를 비롯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지구사회봉사단의 활동이 덜 구체적이어서 같이 시작한 후마니타스 칼리지와 비교되는 것 같다. 2012학년도부터는 구체적이고 다양한 사업이 추진될 것이다.”

 

 

“40세에 좋은 사회적 기업 만드는 것이 꿈이다”

 

 

현재 그는 우리학교 NGO대학원에서 시민정치·문화학을 전공하고 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지역사회 중심의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김 직원의 관심 분야는 ‘뿔뿌리 운동’, ‘마을 만들기’ 등이다. 그는 “각 지역 사람들이 스스로의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런 공동체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사회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꿈은 40세까지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사회에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는 사회적 기업을 만들고 그 후 지역으로 내려가 공부하고 있는 ‘공동체 마을’ 등의 사업도 해나가고 싶다고 한다.

김 직원은 당장 1월부터 진행되는 캄보디아 봉사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내년부터 보다 구체화된 지구사회봉사단 활동으로도 바쁘다. 이런 그의 꿈이 가까워 보이는 것은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떼고 있다는 막연한 느낌 탓일까. 내년 몰래산타부터는 큰 사이즈의 바지를 준비해달라고 푸념을 늘어놓으며 인터뷰를 마치고 나왔다. 건물 밖은 추웠지만, 마음은 기대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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