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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DCinside 경희대 갤러리에서는 한 고등학생이 올린 글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우리학교 경영학과에 가고 싶지만 성적이 부족해, 일단 논술 전형으로 체육대학에 들어간 뒤 전과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저 전과를 하기 위해 자신과 상관없는 학과에 들어갈 방법을 묻는 것에 많은 사람이 분개했다.
해당 글과 그 글로 촉발된 논쟁을 보며, 남의 이야기 같지만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비주류’ 학과와 ‘주류’ 학과가 명확하게 갈리는 세태에서, 기자의 전공인 사학은 전자에 속하기 때문이다. 대학 합격 후, 다녔던 학원 선생님께 사학과에 입학하게 됐다고 말했다. 점수를 고려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내 나름의 주관을 갖고 한 선택이었다. 그런데 그 분은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아, 전과하려고?”라고 물었다. 비주류 학과는 상경 계열의 인기 학과로 가는 발판에 불과하다는 그 말에, 꽤나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해당 학생의 글이 공분을 산 것도 주류 전공만을 우대하고 비주류 전공은 홀대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냈기 때문이 아닐까. 이는 일부 대학에서 벌어지고 있는 학과 구조조정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할 따름이다.
2013.06.03 | 김주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