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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송이 기자

 

#.경희미래협약(가칭)은 더 나은 공동체, 나아가 존경받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 구성원이 협의한 내용에 대하여 권리와 책임을 다하자는 약속이다. 하지만 협약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처음’이기에 발생하는 부족한 부분들이 노출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다수 구성원들은 협약의 내용과 목적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우리신문은 미래협약의 의미를 구현하기 위해 지향해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에 대해 짚어봤다.

 

지난 6월 경희미래협약(가칭) 추진위원회가 발족한 이래 다양한 논의가 이뤄져 왔다. 미래 대학의 바람직한 모습과 이를 위해 학내 구성원이 지향해야 할 방향, 그 이상향과 현재의 차이점 등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 그리고 약 5개월여 만에 경희미래협약 전문(前文) 초안이 마련되었다.

전문에서는 미래협약이 지금까지는 없던 새로운 길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그동안의 단절과 갈등을 뒤로 하고 다함께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서술했다. 동시에 대학 내 다양한 구성원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 다양성을 ‘추구해야 할 가치’라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더 나은 공동체, 존경받는 대학’을 비전으로 제시하며 상호연관성, 총체성과 안전성, 배려와 존중, 투명성과 윤리성, 대학의 공공성 등을 그 핵심 가치로 규정했다.

우리학교의 이 같은 시도에 대해 외부에서는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경향신문은 지난 8월 7일 사설에서 ‘우리는 경희대의 ‘존경받는 대학’ 실험이 대학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고 갖가지 병폐를 치유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평가하면서 다른 대학들도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를 권하고 싶다 …(중략)… 경희대발(發) ‘존경받기 운동’이 사회 모든 부문에 골고루 확산되기를 기대한다’라고 서술했다.

고려대 대학원 신문 역시 지난 9월 1일에 ‘경희대의 존경받는 대학 만들기, 우리도 배우자’라는 사설을 게재했다. 고려대 대학원 신문은 사설에서 ‘경희대의 사례는 우리에게 큰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리 고려대학교가 그간 보여준 행태와는 너무나도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중략)…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경희대의 시도를 배워야 한다’라고 전했다.

 

성공한 협약의 기반은 주체의 공감과 적극적 참여

 

하지만 이러한 외부의 반응에 비해 우리학교 내부 구성원의 반응은 다분히 무미건조하다. 지난 27일에 열린 미래협약 공개토론회는 그 대표적인 예다. 이번 공개토론회는 미래협약의 의미와 과제에 대해 토론하고 미래협약을 공론화시키는 자리였다. 그러나 취지가 무색하게도 토론회에 참석한 인원은 매우 적었다.

미래협약을 공론화하는 자리에 구성원의 참여가 저조한 이유는 여럿일 수 있다. 먼저 그동안 미래협약이 무엇인지를 알리는 활동이 매우 부족했다는 점이다. 때문에 일반 구성원 사이에서는 미래협약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다. 말하자면 미래협약이 어떤 협약이며 구성원에게 어떤 의의를 가지는지에 대해 대다수의 구성원은 알지 못했다. 미래협약에 대해 접할 수 있는 홈페이지의 구축이 늦었고 관련 뉴스레터가 배포되거나 포스터가 게재된 적도 없다. 경희미래협약 추진위원회가 지난달 11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한 ‘미래협약 구성원 설문조사’에서도 상당수의 응답자가 미래협약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의지가 부족하다는 점 역시 지적할 수 있다. 설문조사 이후 추진위원회는 미래협약에 대한 학내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플래카드를 제작하고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등의 시도를 시작했다. 특히 이번 토론회의 경우 메일과 포스터로 행사를 알리는 한편 인터넷 생방송을 진행한다는 문자메시지도 보내는 등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다. 미래협약에 대한 구성원의 인지도 부족을 감안하더라도, 위와 같은 홍보 및 사회적 관심에도 불구하고 학내 구성원의 참여가 저조했다는 것은 결국 구성원의 낮은 참여의지가 또 하나의 문제점으로 작용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해외의 성공적인 사회협약에 대해 연구한 한양대 임상훈(경영학) 교수는 “협약이 성공한 나라는 구성원 모두가 협약에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동참한 것이 공통점”이라며 “협약의 주체들이 공동의 문제를 이해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때문에 의미있는 미래협약이 체결되기 위해서는 추진위원회와 구성원 모두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의미있는 변화 이끌어 낼 구체적 제도 뒷받침돼야

 

미래협약의 의미에 대한 공감이 형성되고 나면 협약이 진정한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동안 진행돼온 회의에서도 협약이 허울만 그럴듯한 약속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회의에서는 전문을 만들고 미래협약이 채택할 가치에 대해 논하는 데에 그쳤을 뿐, 실제로 이를 실현하고 뒷받침해줄 수 있는 규제에 대해서는 논의가 부족했다. 하지만 진정한 ‘협약’이 되기 위해서는 엄정한 제도적 규범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규범이 없을 경우에는 협약의 영향력이 감소하여 점차 유명무실해지기 때문이다. 미래협약 실무추진위원인 노동조합 박경규 위원장은 이에 대해 미래협약이 미사여구만 늘어놓는 윤리선언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구성원이 ‘지키지 않으면 불편한 선언’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이를 위해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구체적인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협약에 있어 제도적 규범의 존재유무가 갖는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는 ‘투명사회협약’이다. 투명사회협약은 한국 사회에 만연한 부패를 총체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정부·재계·정치권·사회단체 등이 2005년 3월 9일 체결한 반(反)부패 협약이다. 이 협약은 자발적인 협약으로 부패를 극복하기 위한 결의와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담고 있다. 투명사회협약은 사회의 부패를 줄이고 투명성을 확대했지만, 자발성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협약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강제 이행 조치 등이 행해지지 않았다. 때문에 협약의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는 평이다.

투명사회협약을 이끌었고 현재는 미래협약의 실무추진위원 이기도 한 주영남 투명사회협약 대표는 “사회가 강제적인 시행이 아닌 자발적인 시행에는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협약의 시행이 원활하지 못했다”고 평하며, “경희미래협약은 모든 구성원이 지속적으로 협약을 유지·이행하도록 하기 위한 구체적인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래협약은 대학 내 구성원을 하나로 묶는 매개체이자 앞으로 우리대학의 미래를 규정하는 중요한 협약이다. 전문에서 언급된 것처럼 우리는 ‘우리’가 더 필요하다. 그리고 ‘더 나은 미래, 존경받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 모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노력해야 한다. 더디 가더라도 함께 갈 때 대학이 처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함께 나아가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심도 깊은 성찰을 진행해야 한다.

 

경희미래협약 5대 핵심가치

1. 상호연관성

대학 구성원은 타자의 존재를 인정하고 공동체 의식을 회복해야 한다.

2. 총체성과 안전성

대학은 구성원이 온전한 자신으로 성장하는 총체적 현장이며 구성원이 품위 있는 삶을 지향할 수 있도록 ‘안전한 환경’을 보장해야 한다.

3. 배려와 존중

대학 내에는 어떠한 차별도 존재하지 않으며 함께 공존해야 한다.

4. 투명성과 윤리성

각 구성원은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투명하고 윤리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5. 대학의 공공성

대학은 사회현실과 호흡하며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 미래협약 전문은 http://mirae.khu.ac.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미래협약의 전문과 핵심가치는 확정안이 아닌 구상안으로 앞으로도 논의가 지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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