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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송이 기자

 

대.학.생(대단히 고달픈 학생의 생활)Ⅱ ① 생활의 기본, 밥

 

| 연재순서 |

① 생활의 기본, 밥

② 통학이라는 족쇄

③ 학습공간은 어디에

④ 등록금 지원의 덫

 

#.학생이 공부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할 수 있는 생활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신문에서 지난 1학기 짚어본 ‘대.학.생(대단히 고달픈 학생의 생활)’ 기획에서 다룬 것처럼 생활조차 힘든 대학생이 많다. 이에 우리신문은 후속 연재를 통해 학생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학교 정책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첫 번째로 생활의 근본이 되는 밥과 관련된 ‘학생식당’에 대해 짚어본다.

 

26위. 이는 지난달 18일 경향신문이 발표한 ‘2011 대학지속가능지수’ 평가 중 학생식당 만족도 지표의 우리학교 순위로 전체 30개 대학 중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반면 우리학교 서울캠퍼스(서울캠) 바로 옆에 위치한 한국외국어대 학생식당은 전체 30개 대학 중 학생식당 만족도 1위를 차지해 대조된 결과를 보였다.

우리학교 학생식당은 서울캠 청운관, 푸른솔문화관, 국제캠퍼스(국제캠) 공과대학, 우정원, 학생회관에 있다. 모두 외주업체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계약기간이 끝난 서울캠 청운관 학생식당만 예외적으로 2012년 3월부터 직영 학생식당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맛과 가격, 모두 ‘불만족’

 

현재 대학본부는 양 캠퍼스 학생식당에 식당 운영 예산을 따로 지원하지 않고 있다. 단지 학내 공간을 임대만 해줄 뿐 식당 운영은 전부 외부업체에서 주관하고 있다.

서울캠 소비자생활협동조합(생협) 변기영 직원은 “생협이 들어오기 전에도 운영 예산을 전부 외부업체에서 부담했다”며 “이후 계약할 때도 외부업체에 별다른 예산지원 조건이 없어 지원은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캠 식당 메뉴의 평균가격은 약 2,000원, 국제캠 약 3,000원의 가격을 감안했을 때, 외부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인건비, 운영비 등이 포함될 경우 상대적으로 음식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서울캠과 국제캠 모두 학생식당의 만족도와 가격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돼왔다. 서울캠은 지난해 총학생회에서 진행한 ‘경희학우 생활만족도 조사’에서 ‘1주일에 학생식당을 평균 몇 번 이용하는가’라는 질문에 약 81%의 학생들이 2회에서 1회 이하라고 답했다.

또한 ‘학생식당이 개선되어야 한다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인가’(복수응답)라는 질문에 ‘맛’이 39.95%로 제일 많이 꼽혔으며 메뉴의 다양성이 35.14%로 그 뒤를 이었다. <대학주보 제1476호(2010.11.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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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식당에 대한 불만이 높은 것은 국제캠도 마찬가지다. 올해 국제캠 총학생회에서 진행한 우정원 학생식당 만족도 조사에서 ‘가장 시급하게 보완돼야 할 문제’(중복응답)로 카드결제 26%, 가격인하 23%, 위생 22%, 맛 16%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학생식당을 직영으로 운영하는 대학은 학생 만족도와 음식의 질이 우리학교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경향신문 대학지속가능지수에서도 직영식당인 한국외대가 1위, 동국대가 4위를 차지했다.

동국대는 1994년 생협이 대학에 들어온 이후부터 대학 내 4곳의 학생식당을 모두 직영으로 전환했다. 학내에서 제일 큰 상록원의 경우 4개 코너, 6개의 메뉴로 구성돼 4주마다 메뉴가 변경된다. 가격은 최소 1,000원에서 최대 3,000원 선으로 우리학교와 큰 차이가 없지만 학생식당의 만족도나 음식의 질이 훨씬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국대 생협 기획재무과 이제철 계장은 “외주업체와 달리 생협은 비영리단체이기 때문에 원가에 식재료비처럼 꼭 필요한 비용 외에는 거의 포함되지 않는다”며 “그렇기 때문에 똑같은 가격이더라도 보다 질 좋은 식사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외대는 생협 위탁 방식이 아니라 학생 생활과 관련된 사항을 관장하는 부서인 후생과에서 직접 학생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식재료비와 인건비는 식당 매출에서 충당하고 시설 정비, 수도비, 강열비 등 자재 관련 비용은 학교에서 예산을 지원해준다.

학생식당의 메뉴는 약 10여 개로 구성돼있으며 가격은 최소 1,000원에서 최대 3,000원 선으로 다른 곳과 유사하다. 하지만 만족도 면에서 우리학교와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한국외대 후생과 이설향 영양사는 “급격히 치솟는 물가를 따라 가격도 인상해야 하지만 현재는 유지하고 있다”며 “학교에서 학생식당을 학생을 위한 ‘복지’ 개념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적자는 매점이나 서점의 매출로 감당하고 학생의 부담은 줄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식당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는 동국대(왼쪽) 와 한국외대(오른쪽)는 식당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편이다

 

청운관 직영식당, 구체적 진행 계획 필요

 

서울캠 총학생회는 지난 3월 24일 열린 전체학생총회에서 8대 학생요구안 중 하나로 학생식당 직영화를 요구했다. 전체 학생총회가 성사된 이후 서울캠에는 학생지원처 직원, 관리과 직원, 생협 직원, 학생회 임원으로 구성된 ‘학생식당개선 특별팀’이 꾸려졌다. 서울캠의 푸른솔문화관 식당은 아직 계약기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직영화 논의에서 제외됐으며 청운관의 학생식당 직영화에 대해서만 논의했다.

청운관 학생식당은 원래 2011학년도 2학기부터 직영 학생식당으로 운영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7월 말부터 학생식당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할 경우 2학기 개강에 맞춰 식당을 열 수 없다는 견적이 나와 직영화가 내년 3월로 미뤄졌다.

서울캠 학생지원처 강준구 직원은 “학생식당이 직영화되면 생협에서 직접 운영해 지금보다 메뉴를 다양화하고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며 “빠르면 올해 12월부터 학생식당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해 2012년 3월에 여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특별팀 논의가 지난 4월 15일 첫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약 7차례 열렸지만 구체적인 안이 아직까지 구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주방 설비에 예산을 얼마나 투자할 건지, 리모델링할 경우 학생들의 세부 동선은 어떻게 되는지, 메뉴는 어떤 종류로 다양화할 것이며 영양사는 몇 명이나 채용할 것인지 등 학생식당을 운영하는 데 있어 필요한 세부사항이 결정되지 않았다. 때문에 빠른 시일내에 구체적인 안이 정해지지 않을 경우 또 다시 학생식당 직영화가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생협 변기영 직원은 “특별팀에서 논의한 내용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행정적인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며 “회의에서 구두로는 여러 안을 검토했지만 아직까지 생협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해도 괜찮은지 여부가 모호해 쉽게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생협은 학생식당을 직영화한 이후 학교에서 일정부분의 예산을 지원해주길 요구했다. 생협 측은 직영으로 운영할 경우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장학금을 내지 않고 서점이나 매점 등에서 발생한 이익으로 적자를 보완하는 타 대학 생협과 달리 우리학교는 다른 부분에서 얻은 이익을 장학금으로 학생에게 다시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학생지원처 강 직원은 “올해 등록금을 동결하면서 예산이 축소됐고 학생식당 직영화 역시 작년 계획에 없던 예산편성이다”라며 “학교에서도 학생식당이 학생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캠은 아직까지 학생식당 직영화 계획이 없다. 서울캠의 푸른솔문화관과 마찬가지로 계약기간이 만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별다른 식당운영 예산 지원계획도 없다. 국제캠 사무처 총무과 측은 “계약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아 직영화에 대한 계획은 없다”며 “서울캠 청운관의 직영식당화의 진행 경과를 지켜본 후 계약 만료가 다가올 때 직영화에 대한 논의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사하는 장소 그 이상으로 활용될 수 있어야

 

한편 앞에서 언급된 것처럼 청운관 학생식당은 직영화와 함께 리모델링될 계획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돼 있지 않지만 학생식당을 식당 외에 다용도로 활용하는 것으로 설계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수백 명의 학생을 한번에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공간인 학생식당은 시험기간에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우리학교에서 열람실이나 세미나실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실제로 기숙사 식당을 열람실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서울대는 식사시간이 지난 저녁 8시부터 열람실로 개방하고 있다. 서울대 기숙사 관계자는 “기숙사에 마땅히 공부할 공간이 없어 식당을 열람실로 활용하게 됐다”며 “주방과 식탁이 있는 곳을 구분하기 위한 간이 파티션을 마련해 식사시간이 지나면 파티션을 쳐서 공간을 구분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도 시험기간에 부족한 열람실 좌석을 보충하기 위해 교직원식당을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열람실로 개방한 바 있다.

하지만 서울대와 한국기술교육대 모두 이동식 칸막이나 서랍이 없는 일반 식탁을 열람실 책상으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학교 학생식당을 리모델링할 때에는 필요에 따라 배치를 바꿀 수 있고 서랍이 있어 책을 보관할 수 있는 탁자 등 최대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학생식당은 단순히 식사를 제공하는 공간에 그치지 않는다. 학생의 교육을 책임지는 학교에서 보다 싼 가격에 질 좋은 음식을 제공해 학생이 갖고 있는 ‘식(食)’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 학생의 안정적인 생활 기반을 마련해주는 공간이다. 그리고 이렇게 학교의 지원을 통해 안정된 생활은 다시 학생이 보다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우리학교 학생식당은 식사 제공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단순한 한 끼의 식사를 넘어 학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의 기능까지 학생식당이 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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