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630

by. 유승규 기자

 

#.지난 22일 소비자생활협동조합(생협)은 ‘일일식품 불시탐방(불시탐방)’을 진행했다. 불시탐방은 생협 매점에 김밥, 주먹밥 등의 식품을 납품하는 업체의 제조공장을 방문해 위생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다. 올해로 4회 째인 이번 불시탐방은 지난해 5월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공장이 예전과 어떻게 달라졌는지, 새로이 찾아간 공장의 위생 상태는 어떤지 살펴봤다.

 

【서울】 지난 22일 오후 6시, 5명의 학생과 소비자 생활협동조합(생협) 직원, 기자가 불시탐방을 떠났다.

처음으로 찾아간 곳은 서울시 강북구 수유동에 위치한 업체 ‘크림티’. 현재 크림티는 빵이나 샌드위치 등을 납품하고 있다. 갑작스런 방문에 A 직원은 “연락은 미리 하고 오시지”라며 다소 당황한 모습을 보였지만 당황한 모습과 달리 제조공장의 조리기구와 바닥은 깔끔한 편이었다. 개인위생점검표 역시 정기적으로 관리되고 있었고 공장 곳곳에 ‘샌드위치 포장 하단에 날짜/바코드 표시 필수’ 등의 문구가 붙어있었다.

그러나 탐방단이 공장에 들어가자 식품 제조를 하던 공장 직원이 급히 위생장갑을 착용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그래도 시설이 깨끗하고 재료를 위생적으로 보관하는 점을 높이 사 탐방단은 크림티에 대한 평가를 ‘무난하다’고 내렸다.

▲‘크림티’조리장 내에 조리기구가 비위생적으로 방치돼 있다

 

다음 목적지는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후피푸드’로 핫도그, 머핀 등을 납품하는 업체다. 갑작스런 방문에 직원들은 다급하게 움직였지만 공장 곳곳에 떨어져 있는 음식 부스러기 등을 모두 치울 수는 없었다. 조리기구는 비위생적으로 방치돼 있었다.

음식을 만드는 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으며, 냉장고 안에는 유통기한이 일주일 경과된 맛살이 있었다. 조리대 위에도 깨진 계란과 썩은 계란이 널브러져 있었다. 후피푸드 B 직원은 “아직 식품 공정이 끝나지 않아 정리가 안 돼 더러워 보일 수 있다”고 해명했다.

탐방단이 정리되지 않은 공장 환경과 불량한 재료 관리에 대해 지적하자 후피푸드 임진석 대표는 “공장이 운영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며 “지적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청결함이 돋보였던 ‘동네 부엌’

 

“위생모를 쓰시고 에어샤워기 안에 들어갔다 오셔야 공장을 둘러보실 수 있습니다.”

곧바로 조리실로 들어가 제조공정을 둘러보려던 탐방단을 위생상의 이유로 제지한 업체는 ‘동네부엌’뿐이었다. 동네부엌은 김밥, 주먹밥 등을 납품하는 업체다. 동네부엌은 지난 3회 때 방문한 3곳 중 가장 높은 점수인 평점 4.1점을 받았던 업체다. 조리실 직원도 모두 마스크, 위생모, 위생장갑을 착용한 상태였으며 소독기도 조리대 근처에 비치돼 있었다. 조리대도 청결하고 개인위생관리표도 철저히 관리되고 있었다. 재료도 보관방법에 따라 달리 보관되고 있었으며 유통기한이 명확히 표기돼있었다.

탐방단은 처음으로 지적할 것이 없다며 당황했다. 그러던 중 냉장 보관이 되지 않은 계란이 발견됐다. 이를 놓치지 않고 계란을 왜 냉장보관하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담당 C 직원은 “계란을 당일 가져와 모두 다 쓰기 때문에 냉장 보관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박수지(경영학 2009) 양은 “동네부엌은 특히 위생 관리가 철저한 것 같다”며 “이런 공장에서 나오는 식품이라면 믿고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위생장비를 모두 착용한‘동네부엌’직원들이 음식을 조리하고 있다

 

여전히 위생적이지 못한 ‘미래식품’

 

밤 10시, 지난 불시탐방에서 가장 많은 문제가 지적됐던 서울시 동대문구 휘경동의 ‘미래식품’의 제조공장을 찾아갔다. 미래식품은 2.5점을 받아 지난 3회 불시탐방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납품업체다.

탐방단은 도착한 직후 공장에 들어서려 했지만 관리자가 오지 않아 들어갈 수 없었다. 그 사이 창문 사이로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창문 너머로 위생복을 착용하지 않은 직원들이 마스크, 위생모, 위생장갑 등을 바쁘게 챙기기 시작한 것이다.

곧 관리자가 도착해 공장 내부로 들어가니 방금 전과 달리 직원들이 모두 마스크, 위생장갑, 위생모를 착용하고 있었다. 시설도 얼핏 청결한 듯 보였다. 미래식품 관리자도 “지난번 불시탐방 이후 공장 내부의 구조를 개선하고 에어샤워기를 설치하는 등 시설을 교체했다”며 “우리 공장은 청결한 공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가스관 주변에 물이 흥건히 고여 있는 부분이 많았으며 바닥은 잘못 밟으면 미끄러질 정도로 기름기가 심했다. 또한 바닥에 널려 있는 먼지 쌓인 낡은 빗자루와 표면이 녹슨 밥통도 눈에 띄었다. 1층과 2층 조리장을 둘러본 뒤 출구로 향하는데 지하 1층으로 가는 입구가 눈에 띄었다. 들어 가보니 지하 1층에서도 배추 등의 식품을 보관하고 있고, 음식도 만드는 중이었다. 하지만 바닥은 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아 얼룩져있고 음식 찌꺼기가 곳곳에 떨어져 있었다. 게다가 유통기한이 약 일주일 지난 어묵도 보관되고 있었다.

지하 1층에서 조리하던 직원은 “사진을 어디에 쓰려고 촬영을 하느냐”며 촬영을 막기도 했다. 직원들은 “여기는 직원들이 먹을 음식을 만드는 곳”이라고 변명했다. 하지만 지하 1층에서 제조하고 있던 제육볶음은 미래식품에서 납품하는 주먹밥 등에 들어가는 재료인데다가 제조하고 있던 제육볶음의 양은 대형 솥단지 4개 분량으로 일하는 직원들이 먹기엔 지나치게 많은 양이었다. 탐방단이 “직원들이 식사하는 음식치고는 너무 많은 양이 아니냐”고 지적하자 그 직원은 이 부분에 대한 답변은 하지 않고 “조사는 그만하고 이제 돌아가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하 1층을 나온 탐방단은 미래식품 측에 다른 공장과 마찬가지로 위생점검표를 요구했다. 하지만 관리자는 “위생점검표를 항시 관리하지만 위생점검표를 관리하는 담당자가 자리를 비워 보여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불시탐방에도 참여한 김희진(미술학 2007) 양은 미래식품에 대해 “2년 전 불시탐방 때보다 시설은 훨씬 나아졌지만 직원들의 위생에 대한 태도는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미래식품’공장 지하 1층 바닥에 음식물 찌꺼기가 널브러져 있다

 

생협은 빠른 시일내에 이번 불시탐방의 평가 결과와 사진을 학생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평가결과는 평가단이 공장을 직접 둘러보며 업체마다 개인위생점검표 관리상태 등 16개 항목에 대해 1점부터 5점까지 표시하는 ‘생산지 위생 상태 점검표’를 취합해 평균 점수를 낸 것이다. 생협 변기영 팀장은 “각 업체마다 평가 결과 평균 3점 이하가 되는 항목은 빨간색으로 표시해 매점에 안내문을 부착하도록 할 것”이라며 “학생들이 음식을 선택할 때 이 내용을 보고 판단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협은 빨간색 표시가 된 항목에 대해선 해당업체에게 시정조치를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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