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임간교실에서 열린 북 콘서트는 전날에 비해 참여율이 저조했다 【서울】 ‘책’을 주제로 한 2013 봄 대동제 ‘북(Book)적북적’이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열렸다. 이번 대동제를 기획한 총학생회(총학)은 ‘책’이라는 테마에 걸맞게 독서 골든벨, 저자와의 대화 등 각종 책 관련 행사를 준비했다.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시도인 만큼, 이번 축제는 한국일보, 한겨레 등 일부 일간지에서도 보도되며 학교 밖에서도 반향을 불러왔다. 기존의 대학 축제가 지나치게 상업적·소비적이라는 비판과, 대학생만의 문화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대동제에서는 학생들이 스스로 이런 점을 극복하려는 노력들이 엿보였다. 공감대 확보해 인기 얻은 명사 초청 강연 총학이 주최한 행사 중 주목을 끈 것은 ‘명사 초청 강연’이었다. ‘연애는 어떻게 하는 거더라’라는 주제로 지난 13일 저녁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본관 앞 달빛독서’에는, 다른 한쪽에서는 축제 개막제가 열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 본관 앞 계단을 가득 메웠다. 강연은 서울여성회 소속 박지아 강사가 대학생이 공감할 만한 일화와 강연 내용으로 참석한 학생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또한 14일 오후 호텔관광대학 컨벤션홀에서 열린 ‘저자와의 대화’ 행사는 학생들이 자리를 가득 채울 정도로 참여율이 높았다. 강연에는 10·20대를 대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웹툰 ‘역전! 야매요리’의 정다정 작가가 참석했다. 행사는 작가가 사회자와 학생들이 던지는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웹툰의 인기 비결을 묻는 질문에 정 작가는 “신선하고 파격적인 내용이 그 비결이라고 생각한다”며 “웹툰은 접근성이 높은 매체라서 독자들로부터 바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라고 말했다. 강연을 들은 한 학생은 “항상 쾌활할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작가의 진지한 모습을 보게 되어 좋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중앙로에서 열린 북 콘서트도 높은 호응을 얻었다. 이 행사에는 배우이자 작가인 구혜선 씨가 참여했다. 구혜선 씨는 자신의 저서 《복숭아나무》에 대해 소개하며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을 갖고, 자신을 사랑하라”고 말했다. 고정원(영어학 2013) 양은 “유명 배우가 아닌 구혜선이라는 인간으로서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참여율 저조해 예선 치르지 못한 독서골든벨 그러나 일부 행사의 경우 저조한 학생 참여율로 아쉬움을 남겼다. 축제 첫날인 13일 예선을 치르고 16일에 본선을 치를 예정이었던 ‘독서 골든벨’행사가 대표적이었다. 낮은 참여율로 인해 예선을 치르지 못하고 바로 본선으로 넘어간 것이다. 16일 오비스홀에서 열린 본선에는 3명씩 한 조를 이뤄 총 62개 조가 참여했지만, 참가자가 많아 선착순으로 100팀까지만 참가 자격을 주었던 작년 독서 골든벨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에 대해 총학 정주용 회장은 “지난해에 비해 홍보가 늦었던 것이 원인인 듯 하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오후 생활과학대학 앞 임간교실에서 열린 북 콘서트에는 KBS 고민정 아나운서가 참석했다. 고 아나운서의 저서 《샹그릴라는 거기 없었다》를 주제로 진행된 북 콘서트에서 고 아나운서는 자신의 대학 시절 일화를 설명하면서 “청춘의 특권을 누릴 수 있는 대학생활을 원 없이 즐겼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던졌다. “잠재력과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무엇이든 도전하고, 열렬한 사랑도 해 보라”는 말도 함께 덧붙여 청중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참여한 학생들의 반응은 대체로 좋은 편이였다. 김광준(언론정보학 2007) 군은 “대학생활의 진솔한 경험들을 말해줘서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날 중앙로에서 열렸던 구혜선 씨의 북 콘서트에 비해 참여율이 낮았다는 데에 아쉬움을 느끼는 학생들도 있었다. 하은아(언론정보학 2010) 양은 “행사가 열린 장소가 외부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곳이라 참여하기에 불편한 점이 있다”며 “주최측에서 조금 더 활발한 홍보가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오비스홀에서 열린 소설가 김영하와의 ‘저자와의 대화’ 행사 역시 전날 행사에 비해 참여율이 저조했다. 김 작가는 “어른이 되면서 상실하는 것이 예술적 열망이기 때문에, 더더욱 이를 깨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학생들에게 “문학과 함께 살아가길 권한다”고 말했다. 김누리(국어국문학 2010) 양은 “김 작가의 재치가 그대로 느껴지는 흡인력 있는 강연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행사에 참여한 40여 명의 학생들 중 대부분은 김영하 작가의 작품 등을 기존에 읽어 본 ‘팬’들이였고, 폭넓은 학생층을 수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참여율이 낮았던 이들 행사의 경우 흥미를 끄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학생은 “강연보다는 주점이나 연예인 공연이 더 흥미를 끌었다”고 말했다. 고민정 아나운서의 북 콘서트의 경우 홍보 부족 문제가 컸고, ‘저자와의 대화’의 경우에는 ‘웹툰’에 비해 보다 무거운 매체인 ‘소설’이 학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주점’에도 자정 노력 기울여 ‘술’과 대학 축제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이번 대동제에서도 어김없이 다양한 학과, 동아리 등에서 연 주점이 새벽까지 불야성을 이뤘다. 하지만 최근 보건복지부의 ‘캠퍼스 내 금주령’ 입법과 대학 내 음주 문화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이번 축제에서는 기존에 문제시 된 음주로 인한 지나친 소음, 부족한 뒷정리 문제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노력이 돋보였다. 총학 정 회장은 “지난 주 주점을 여는 과나 동아리들의 대표들을 모아 축제시 주의사항 등에 대해 숙지시켰다”고 말했다. 오전에 열린 책 관련 행사들에 비해 인기가 좋았던 행사들은 대부분 야간에 열린 학생 공연과 연예인 공연 행사들이었다. 특히 리쌍·김태우·버벌 진트 등 연예인 공연은 우리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외부인들에게도 높은 인기를 끌었다. 수요일 응원제를 보러 온 고려대 강상민(경영학 2013) 군은 “친구도 만날 겸, 평소에 좋아하던 가수들의 공연을 보려고 왔다”고 말했다. 공연 중심의 기존 축제 문화에서 탈피하고자 했지만, 여전히 가장 높은 호응을 보인 것은 연예인의 공연이었던 것이다. 연예인 공연에 대해 높은 섭외 비용, 지나친 상업화 등을 우려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는 가운데, 이번 축제는 ‘책’이라는 주제에 맞는 연예인을 섭외했다. 총학 정 회장은 “낮 행사의 경우 연예인을 부르더라도 책과 관련이 있는 사람을 선정했고, 밤 행사도 이전에 비해 연예인 섭외 비용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비록 일부 행사가 학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데에 부족했지만 , 소비적인 대학 축제 문화를 극복하고, 대학생만의 활기차고 깊이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이번 시도는 그 자체로 가치있는 일이다. 이번 대동제가 기존 축제문화가 가진 단점을 극복하는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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