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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신문을 제작했던 동문 기자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기자들은 그 모임을 소위 도깨비 걸음마라고 부르는데 이는 우리신문 편집실이 항상 밤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어 사람들로부터 도깨비들이 사는 곳이라 불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취재를 부탁할 때의 반응을 보고 있자니 기자들이 정말 도깨비라도 된 건지 의문이 든다.

이번 기숙사 자치회 취재는 서울캠퍼스 삼의원도 취재 대상이었다. 그러나 삼의원에 취재를 요청했을 때 자치회장은 본인의 판단만으로는 함부로 이야기를 할 수 없어 삼의원 측에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했고, 삼의원에서는 담당자가 교육으로 자리를 비워 허가를 내줄 수 없다고 답했다. 학생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치회에서 기숙사 측에 허락을 받아야한다는 것도 납득할 수 없었고, 그 이유 또한 이해가 안 갔다. 자치회장이 함부로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로 대학주보에 비판적인 기사가 나가는 것에 대한 우려를 꼽았기 때문이다.

국제캠퍼스 제2기숙사 자치회도 취재에 대해 걱정을 하기는 했다. 하지만 걱정에 대한 태도는 상반됐다. 묻고 싶은 내용을 정리해서 서면으로 보내자, 자치회 내부에서 그에 대한 회의를 거친 후 답변을 줬다. 직접 대면하는 것에도 협조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대학주보에 처음 기사가 나가는 만큼 여러모로 검토를 거쳤다고 말했다.

기자 개인적으로는 제2기숙사의 절차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삼의원의 취재 거부 이유는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다. 한 단체의 대표자가 단체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 부담되기 때문이라면, 2기숙사처럼 회의 등의 절차를 거치는 방법도 있다. 그런데 단순한 사실 확인요청조차 받아들이지 않고 삼의원 행정실에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은 대학주보를 피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안타깝게도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다. 취재 요청에 다양한 이유로 회피하는 모습이 점점 늘고 있다. 물론 어쩔 수 없이 취재에 응할 수 없는 상황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부분을 이야기하자는 것은 아니다. 대학 내 언론이 중요 사안을 취재하러 감에 있어, 구성원의 알 권리를 위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입장이 곤란하다’, ‘꼭 취재해야만 하는 일이냐등의 이유로 취재원에게 동의를 구하는 것을 넘어서는 일이 당연한 것인지 기자는 묻고 싶다.

또한 그 취재 사안이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린 내용일 때 문제는 더 불거진다. 고른 취재를 바탕으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현황은 현황대로, 또 개선할 점은 그것대로 알리며 중립의 원칙을 지키고자 하는 데에 왜 제약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것이 언론의 역할인데도 말이다.

기자들이 불편할 수도 있다. 또한 각각 취재원의 입장에서는 해석하기에 따라 불리한방향의 기사가 나갈 수도 있고, 간혹 기자들의 실수로 오보가 나갈 수도 있다. 기자들의 질문을 불편으로 여기지 않았으면 한다. 누구를 깎아내리기 위한 취재가 아니라 오늘을 돌아보고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한 일이다. <대학주보>의 기사로 인해 오는 비판이 두려울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이 비난이 아닌 중립적이고 올바른 지적일 것임을 약속드린다.

2013.06.03 이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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