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4일 국가정보원(국정원) 원세훈 전 원장이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원 전 원장은 국정원 소속 직원들에게 지시해 인터넷상에서의 댓글을 비롯한 다양한 방법으로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또한 그 사실을 은폐 및 축소하기 위해 경찰의 수사에도 개입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와 같은 국정원의 정치적 개입 논란이 대학가로도 확산됨에 따라 학생들의 반응도 뜨겁다. 지난 6월 18일 서울대 총학생회(총학)는 국정원의 선거개입을 비판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리고 이틀 뒤,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시 서울대 총학의 성명서에는 “경찰과 국정원이 한패가 돼 정권 재창출의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며 “선거 개입에 관련된 이들의 처벌을 촉구하고 온전한 민주주의를 보장하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서울대 총학의 성명서를 시작으로 우리학교를 비롯한 여러 대학이 국정원의 선거개입을 비판하는 시국선언문을 잇따라 발표했다. 이화여대, 가톨릭대, 서울여대는 6월 19일에 시국선언문을 발표했으며 서울대의 기자회견이 열린 6월 20일에는 우리학교 국제캠퍼스, 숙명여대 등 6개 대학 총학이 뒤따라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24일에는 우리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이 주최한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6·24 경희인 걷기대회’가 열렸으며 당일 오후에는 우리학교와 함께 동국대, 성공회대, 한양대 학생이 명동 예술극장 앞에서 ‘국정조사 요구’, ‘민주주의 훼손 반대’ 등의 취지로 플래시몹을 진행했다. 6월 21일에는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이 광화문광장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으며 이후 촛불시위를 개최하기도 했다.그 뒤에도 많은 대학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해 7월 25일 기준 서울소재 대학 중에서는 총 16개 대학이 총학의 이름으로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상황이다. 한편, 시국선언을 보류하거나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곳도 있었다. 성균관대 인문사회캠퍼스(인사캠) 총학은 6월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시국선언을 하는 것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에 있다고 밝혔다. 성균관대 인사캠 총학은 “이번 사안은 총학의 판단만으로 결정하기엔 쉽지 않은 일이며 모든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 또한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판단했다”라며 “시국선언을 함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선택의 자유다”라고 설명했다. 성신여대 총학 또한 지난 6월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시국선언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신여대 총학 장문정(스포츠레저 2009) 회장은 “이는 중앙운영위원회를 통해 결정한 내용이며, 국정조사 결과가 나온 뒤에야 학생들 의견을 수렴해 성명발표를 할지 다시 논의할 것”이라며 “현 총학의 첫 번째 공약이었던 정치적 성향을 배제한다는 원칙에 따랐으며 본인의 정치적 성향 또한 이번 결정에는 전혀 관계없다”고 말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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