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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송이 기자

 

▣대학 공간 효율성을 높여라 - ① 공간 활용

 

| 연재순서 |

① 공간 활용

② 공간 디자인

③ 공간 관리

④ 공간 조정

#.캠퍼스 공간은 교육과 연구, 나아가 학생 복지를 아우르는 물리적 기반이 되는 동시에 대학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우리학교는 캠퍼스 내 공간을 재구성하는 캠퍼스종합개발을 앞두고 있지만 여기서 빠진 부분이 있다. 바로 기존 공간의 재활용이다. 우리신문은 캠퍼스 종합개발 수정안 발표 직후 기존 공간에 대한 활용성을 점검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종적인 조정의 가능성까지 아우르는 단기 기획을 준비했다. 그 첫 번째 순서로 공간 활용 현황을 짚어본다.

 

136.3%. 우리학교 교사(校舍) 시설 확보 비율이다. 교사 시설 확보 비율은 우리학교가 보유하고 있는 학교 시설 면적을 학생 정원에 따른 기준 면적으로 나눈 비율이다. 그러나 100%를 훨씬 웃도는 비율에도 불구하고 우리학교는 늘 ‘공간이 부족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강의실부터 실험·실습실까지 학내 구성원이 요구하는 공간은 다양하지만 특히 부족하다고 손꼽히는 것은 바로 ‘학생 학습공간’이다. 시설 규모가 열악해 공간 신축이 필요한 실험·실습실이나 연습실 등과 달리 학습공간은 학내 기존 공간을 활용해 충분히 수요를 해결할 수 있다.

학생이 필요로 하는 학습공간 중 대표적인 곳이 열람실과 세미나실이다. 현재 우리학교에 존재하는 중앙도서관 열람실 좌석 수는 서울캠퍼스(서울캠) 792개, 국제캠퍼스(국제캠) 1284개다. 이밖에 서울캠 의학도서관, 한의학도서관, 법학도서관, 정경대학, 경영대학, 호텔관광대학, 이과대학, 간호과학대학, 푸른솔문화관, 국제캠 전자정보대학, 국제경영대학, 생명과학대학, 체육대학, 외국어대학, 공과대학, 응용과학대학에도 단과대학 열람실이 있다. 그러나 단과대학 열람실은 대부분 해당 단과대학 학생만 이용할 수 있고 좌석 수도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세미나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재 세미나실은 학생회관, 단과대학 등에 있지만 사용하기 위해선 몇 주 전부터 미리 예약해야 한다. 서울캠 총학생회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학생회관 세미나실 신청 현황을 보면 지난 16일 오후 2시 25분 기준으로 27일을 제외하고 9월 30일까지 매일 최소 1팀에서 최대 4팀까지 모두 예약을신청했다. A 양은 “조별과제를 할 때가 많은데 세미나실은 대부분 예약이 차있고 강의실을 빌리는 경우도 있지만 공간 수 자체가 적어 불편할 때가 많다”며 “마땅한 공간이 없어 학교 밖 카페에 가서 조별과제를 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통합관리 시스템 부재, 단과대 공간은 ‘단과대 소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강의실이다. 강의실은 책상과 프로젝터 등 학습시설이 마련되어 있고 학생들이 가장 접근하기 쉬운 곳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학기 우리신문의 조사결과 서울캠 경영대학, 무용학부관, 국제캠 국제·경영대학, 체육대학을 제외한 모든 단과대학이 해당 대학 소속 학생이 아니면 강의실 이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각 단과대학 강의실은 해당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강의실 공간 활용이나 배분에 대해 대학본부에서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 역시 없는 상황이다. <대학주보 제1486호 4면(2011.3.28)>

한 학기가 지났지만 여전히 지적됐던 내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강의실 대여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현재 각 단과대학의 공간 활용은 자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공간 활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대학본부 내에 공간조정위원회와 단과대학 내에 공간조정소위원회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공간조정위원회는 소위원회에서 결정한 내용을 심의, 승인하는 기능에 그치고 있고 각 단과대학에 공간 활용을 위한 지침을 별도로 제시하지는 않는다. 이렇다보니 각 단과대학 건물 내 공간을 해당 단과대학에서 관리할 뿐, 서로 다른 건물이 유기적으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

반면 동국대는 홈페이지 ‘uDRIMS’의 강의실 개방시스템을 통해 소속 단과대학에 상관없이 학생들이 강의실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이 시스템에서 24시간 사용 가능한 강의실과 기자재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동국대는 강의실을 통합적으로 관리해 공간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서울대의 경우 대학 공간 활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공간비용채산제를 도입했다. 공간비용채산제란 대학 내 공간에 대해 일정 기준을 적용해 적정 사용면적을 산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면적을 보유한 경우 초과사용료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초과사용료라는 제도를 통해 각 건물이 과다하게 보유한 공간의 반납을 유도하고 부족한 공간수요를 충당함으로써 대학 전체의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자 하는 제도다.

 

▲서울대 공과대학은 복도 옆에도 컴퓨터와 책상을 설치해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고 있다.

 

 

공간비용채산제 도입한 서울대, 공간 활용 다각화 꾀해

 

서울대의 공간 활용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기획처 측은 “강의실, 연구실 등 필요로 하는 공간을 수요로 환산한 후 실제 사용 면적을 계산해 수요보다 보유량이 많은 대학의 예산을 초과비용으로 삭감한다”며 “비용을 청구해 예산을 늘리는 것이 의미있는 것이 아니라 공간 활용 효율성을 높이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간비용채산제를 시행한 이후, 서울대 내 각 단과대학은 최소한의 공간을 최대로 활용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도입했다. 강의실 공실률을 낮추고 그 공간을 도서실이나 연구실로 용도를 변경했다. 또한 학생식당같이 넓은 공간을 열람실로 사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각 단과대학 건물 내 빈 공간에 탁자와 의자, 컴퓨터와 소파를 마련해 휴식공간과 학습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학교 강의실이 해당 단과대학 소속 학생 외에는 대부분 대여가 되지 않고 건물 내 빈 공간도 탁자와 의자가 아닌, 일자형 의자만 존재해 휴식기능만 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서울대 최재필(건축학) 교수는 “공간에 대한 요구는 끝이 없지만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은 한정돼 있다. 무작정 공간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공간 활용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교내 건물은 단과대학의 재산이 아니라 대학의 재산이다. 다 함께 공간을 공유하는 방안을 고려해 공간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동국대와 서울대의 사례가 제시하는 것은 단순히 강의실 개방 시스템과 공간비용채산제 도입이 아니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수많은 방안을 고민하고 공간 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반면에 우리학교는 공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언제나 ‘캠퍼스종합개발’만을 외쳐 왔다. 모든 구성원이 기다리던 캠퍼스종합개발 공사가 이제 진행될 예정이지만, 공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신축에 앞서 기존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부터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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