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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2013학년도 1학기 등록금 논의는 제자리다. 현재 우리학교 등록금은 ‘동결’로 가고지된 상태로, 양 캠퍼스 모두 등록금 책정을 위한 특별위원회(등책위)가 진행 중이다. 또한 지난 2월 27일 1차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가 열린 상태다. 이는 서울시내 주요 대학들이 등심위를 통해 등록금을 확정지은 것에 비해 비교적 느리다. 등책위는 법적으로 개회가 의무화된 등심위와 달리 우리학교만이 갖고 있는 고유한 회의체다. 등책위에서 대학본부 측은 등록금 동결을, 총학생회(총학) 측은 학교 재정상황에 따른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서울캠퍼스(서울캠) 등책위는 지난 1월 시작돼 현재 4차까지 진행됐다. 2차 등책위까지는 2013년도 예산안 공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고, 3차에서는 총학측이 예산안의 기부금 목표 상향 책정 문제, 재단 적립금 문제, 실험ㆍ실습비 등 연구학생경비 집행율 문제 등을 제기했다. 4차 등책위에서 총학은 공개된 예산안에 나와 있지 않은 산출 근거와 전 단과대학 실험ㆍ실습 내역의 공개를 요구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무용대학, 생활과학대학, 약학대학의 경우 실험ㆍ실습 예산 집행율이 50%대 내외로 낮은 편에 속했다. 이에 대해 대학본부 측은 “모든 예산 내역의 산출 근거 정리에는 시간이 걸리고, 단과대학 실험ㆍ실습 내역은 단과대 자율예산의 영역이기 때문에 당장 공개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라고 답했다.


국제캠퍼스(국제캠) 등책위도 진행 중이다. 국제캠 등책위도 지난 1월 말부터 시행됐으며 현재 3차까지 진행됐다. 국제캠 총학은 인하를 주장했으나 대학본부 측은 계속해서 동결안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3차에서는 총학이 실수로 자료 분석을 하지 못해 등록금 관련 논의를 진행할 수 없었다. 이외에도 캠퍼스 간 전과시행, 흡연부스 설치, 도로보수, 등록금 가고지서 내역 등이 등책위를 통해 논의됐다. 캠퍼스 간 전과시행은 학사제도TFT에서 따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흡연 부스설치는 예산책정까지 완료됐으며 도로보수는 보류하기로 했다.


등록금 가고지서 내역에 대해서는 등록금이 확정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안내문구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학본부 측은 “먼저 가고지로 결정한 서울캠의 상황과 이번 등록금 고지서를 확인한 뒤, 메일이나 학내 커뮤니티 게시판 등을 이용해 최대한 빨리 공지하겠다”고 답했다.


현재 절반 이상의 대학들이 올해 등록금을 확정지었고, 나머지 대학들도 등심위를 통해 논의 중에 있다. 그러나 우리학교는 등책위조차 끝나지 않았으며 지난달 27일에 1차 등심위가 진행됐을 뿐이다. 이는 2012년 등심위가 1월 말 열린 것에 비해 상당히 늦은 일정이다.


이날 열린 등심위에서는 위원장 선임과 회의 방식에 대한 협의가 이루어졌다. 등심위 위원장으로는 노동조합 장백기 위원장이 선출됐다. 등심위는 등책위 종결 이전에는 논의할 안건이 생기거나 등책위 상황 중간보고시에 소집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잡혀있지 않은 상태다.

올해 등록금 논의가 늦어지는 이유로는 등책위에서 등록금과 무관한 안건을 많이 논의하기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 실제로 지난 서울캠 4차 등책위에서는 등록금이나 예산안 관련 안건 외에도 캠퍼스종합개발이나 수강신청, 영어 강의 문제 등에 대한 안건이 제기됐다.


국제캠 등책위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등록금 외에 캠퍼스 간 전과시행의 불이익, 흡연부스 설치, 도로보수 관련 안건이 논의됐다. 이에 대해 서울캠 총학 윤연정(영어학 2009) 부회장은 “우리학교 특성상 등심위는 등책위에서 나온 이야기를 재확인하는 자리에 가깝다”며 “작년에는 ‘반값 등록금’이 가장 큰 이슈였지만, 현재는 등록금 외에도 캠퍼스 종합개발 계획이나 수강신청 문제 등이 있어 이 또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캠 총학 홍석화(화학공학 2008) 부회장도 “대학본부와 학생회가 논의하는 자리 중 가장 권위있는 자리이기에 등록금 외의 안건도 같이 논의한다”고 답했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진행된 등책위는 논의 시간이 2시간 안팎으로, 준비해 온 질의응답과 요청한 자료의 전달 외에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기에는 부족했다.


성균관대나 중앙대 등 우리학교처럼 이원화 캠퍼스를 운영하는 대학들의 등록금 논의는 양 캠퍼스 학생회 대표가 참석하는 등심위 하나로 진행되고 있었다. 성균관대 예산기획팀 이기형 부장은 “1월 11일 시작된 등심위 이전에 캠퍼스별로 논의하는 자리는 없었다”며 “등록금이나 학교 재정과 관련된 사업에 대한 내용 외의 안건은 제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앙대 예산기획팀 장우근 팀장도 “캠퍼스 통합 이전부터 각 캠퍼스 대표가 모여 등심위를 진행했다”며 “등록금이나 예산 외에도 강의 개설 문제 등의 안건이 나왔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등심위를 열어 약 한 달 만에 등심위를 끝냈다”고 말했다.


작년 우리학교는 서울캠 등책위 과정을 인터넷으로 중계하는 등 구성원 의견 존중의 측면에서 외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대학본부가 총학의 의견을 묵살하거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파행이 일어난 타 대학들에 비추어볼 때 등책위, 등심위 두 번에 걸쳐 등록금을 심의하는 우리학교의 방식은 매우 ‘모범적’이다. 그만큼 이는 다양한 안건에 대해서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등록금 논의는 마무리짓지 않은 채로 기타 안건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는 지금의 등책위 모습은 그 본래의 목적과는 거리가 있어보인다. 벌써 3월이다. 논의가 늦춰질수록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구성원의 몫으로 돌아간다. 학생들의 혼란은 물론, 차액 환급, 장학금 등의 행정서비스 처리에 있어서도 불필요한 에너지가 소비된다. 따라서 총학과 대학본부 측은 하루빨리 등록금 논의를 마무리 지어야 할 것이다.

 

2013.03.04김주환 이정우 kjh93@khu.ac.kr cyanizm@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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