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630

by. 정용재 기자

 

#.국내에서 실시되는 영향력있는 대학평가는 대부분 정량지표로 구성돼 있다. 이는 평가의 객관성을 담보로 한다는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나, 대학의 모든 상황을 절대적으로 담아낼 수 없는 한계를 갖고 있기도 하다. 이에 우리신문은 주요 언론사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실시하는 정량적인 평가지표와 현실의 모순을 분석하고, 대학평가 결과에 일희일비하는 학교 정책평가의 추이를 짚어봤다. 이어서 대학이 평가에 집중하는 사이 간과하기 쉬웠던 대학 본연의 가치에 대해서도 짚어봤다.

 

주요 일간지를 통해 발표되는 대학평가 결과는 지면의 한계를 이유로 모든 대학의 상세지표를 전하진 않는다. 대학의 홍보 역시 순위만을 강조한다. 때문에 단편적인 순위의 추이가 마치 대학의 발전과 퇴보의 전부인 것처럼 나타난다.

하지만 순위는 상대적인 수치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수치인 지표의 증감과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 평가에 대한 이해의 오류가 발생하는 첫 번째 지점이다.

우리학교 중앙일보 대학평가의 ‘교수 확보율’지표와 ‘학생당 교육비’지표의추이가 이를 잘 보여준다. 교수 확보율 지표 자체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꾸준하게 증가했지만 오히려 지표의 순위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반대로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률’과 ‘신입사원으로 뽑고 싶은 대학’의 경우 지표는 하락했지만 순위는 상승했다. 때문에 지표와 순위를 상세히 비교하지 않으면 평가결과에 대해 오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대학평가의 정량지표 비율이 중앙일보 대학평가는 약 82%, 조선일보·QS세계대학평가는 약 67%이기 때문에 대학은 쉽게 순위가 상승할 수 있는 정량지표에 집중해 양적 성장을 꾀한다. 이같은 양적성장은 다시 대학이 진정한 상승을 이룬 것처럼 비춰진다. 정량지표가 대부분인 평가의 특성에서 발생되는 오류인 것이다. 각 평가부문별로 상세히 짚어보면 이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 교육역량

교수당 학생 수,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률, 교육비 환원율 등으로 구성된 교육역량 부문은 학생이 평가지표 변동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영역이다. 하지만 단순한 정량적 지표가 우리학교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는 여기서도 드러난다.

2011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우리학교의 ‘교수당 학생 수’는 23.45명이다. 하지만 대학정보공시제에 따르면 2011학년도 2학기 강의 중 100명 이상이 듣는 대형강의 수가 서울캠퍼스 90개, 국제캠퍼스 36개에 이른다. 교수당 학생 수가 낮은 것이 무색하게 대형강의 수가 많다. 이는 교수당 강의가능학점은 최소 6학점, 최대 12학점인 반면 학생은 최소 15학점 에서 최대 21학점까지 이수할 수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다. 즉 교수가 개설하는 과목에 비해 학생의 수강학점이 두 세배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수당 학생 수에는 연구년과 같이 교육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교수의 수까지 모두 포함된다.

결국 대형강의를 위해 강의실에 빽빽이 앉아있는 학생에게 23.45명이라는 교수당 학생 수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

 

▲ 국제화

우리학교는 학위 과정등록 외국인 학생 비율 2009년 4.94%(10위), 2010년 6.56%(3위), 2011년 8.21%(3위), 국내 방문 외국인 교환학생 비율 2009년 8.45%(3위), 2010년 8.12%(2위), 2011년 9.69%(1위)로 지속적으로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런 비율의 상승은 중국인 학생이 꾸준히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2011학년도에 재학 중인 외국인 학생 중 약 61%가 중국인 학생이다.

또한 현재의 대학평가에는 드러나지 않는 외국인 학생의 학습능력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한국말이 능숙하지 못해 생기는 문제다. 키르키즈스탄 출신 누르술탄(Nursultan, 경영학 2010) 군도 “한국어가 서툴러 수업을 이해하고 조별과제 참여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한국어를 도와줄 수 있는 한국 친구도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우리학교의 외국인 학생 입학신청 자격조건이 낮기 때문에 발생한다. 우리학교는 한국어능력시험인 TOPIK(Test of Proficiency in Korean) 3급 이상이면 입학신청 자격을 준다. 하지만 원활한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5급 이상은 돼야 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국제화지수를 높이기 위해 영어강의를 대폭 늘리는 과정에서 우스운 상황이 종종 연출되기도 한다. 2011학년도 기준으로 우리학교 영어강의 비율은 42.1%인데, 비율 안에는 ‘부분영어강의’ 수도 포함돼있다. 부분영어강의란 영어강의에 부담을 느끼는 학생을 배려해 한국어와 영어를 혼용해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름만 부분영어강의일 뿐 단어는 영어, 조사는 한국어라든지, 처음부터 한국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철학과에 재학 중인 A양은 “철학과에서 진행되는 부분영어 강의는 한국어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철학과 전공수업을 왜 영어로 진행하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 평판도

높은 순위를 기록하는 평판도 지표에 비해 낮은 취업률 역시 대학평가의 지표와 현실과의 차이를 드러낸다. 우리학교는 2011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전체 평판도 순위 10위, ‘신입사원으로 뽑고 싶은 대학’ 8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에 반해 취업률은 54.5%로 46위에 그쳤다. 신입사원으로 뽑고 싶은 대학에 선정됐지만 정작 취업률은 매우 낮다.

또한 우리학교는 중앙일보 대학평가 전체 평판도 2009년 9위, 2010년 10위, 2011년 10위로 큰 변화가 없다. 기획위원회사무국 조병춘 국장은 “기존에 평판도가 높았던 대학은 지속적으로 높은 순위를 기록한다”며 “반면 순위가 낮은 타 대학이 지표를 개선하기 위해 했던 노력은 평판도에 잘 반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량지표의 한계로 인해 대학 평가 결과와 현실에는 간극이 발생한다. 각각의 지표에 따라 나타나는 차이의 모습은 다르지만 결국 이를 좁히는 것은 각 대학의 노력이다. 대학평가는 상대적인 순위 비교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대학평가를 통해 대학이 스스로를 진단하고 취약점을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 정량적 지표와 현실 사이의 괴리를 해결할 수 있는 계획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중앙일보 대학평가 중 순위와 세부지표 간 차이>

세부지표

상세지표 (순위)

2010

2011

교수 확보율

94.44% (21위)

99.57% (39위)

학생당 교육비

1,237만 7,710원 (17위)

1,245만 6,470원 (20위)

세입 중 납입금 비중

59.81% (44위)

62.01% (48위)

인문사회 교수당 국내논문 게재 수

1.34편 (5위)

1.46편 (6위)

과학기술 교수당 SCI 게재 수

1.20편 (10위)

1.53편 (11위)

지적재산권 등록

0.63점 (16위)

0.89점 (19위)

기술이전 수입액

252만 1,060원 (23위)

279만 2,850원 (24위)

국가나 지역사회에 기여가 큰 대학

5.33점 (11위)

5.69점 (12위)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률

18.86% (14위)

18.35% (12위)

신입사원으로 뽑고 싶은 대학

7.09% (8위)

6.86점 (7위)

*상세지표가 높아졌음에도, 순위가 내려간 지표는 파란색으로 표기

*상세지표가 낮아졌음에도, 순위가 올라간 지표는 붉은색으로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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