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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아픔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싶었다”

 

by. 차관호 기자

 

#. 10일 오후에 찾아간 동국대 만해광장에선 수십 명의 대학생과 동국대 학내 미화 노동자가 모여 앉아 막걸리를 마시고 있었다. ‘배움과 실천’을 모토로 활동하고 있는 ‘시대여행 시즌 2’ 소 속 대학생이 학내 미화노동자를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그곳에서 시대여행 시즌 2(시대여행)의 단장을 맡고 있는 박지하(국어국문학 2008) 단장을 만났다. 박 단장은 “문과대 학생회 회장이 아닌 개인이 하고 싶어 단장을 맡는 것까지 취재합니까”라며 타박부터 했다. 그리고 막걸리와 함께 시대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박 단장은 시대여행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젊은이들이 ‘시대의 한 복판에 서보자’ 해서 작년부터 활동하고 있는 조직”이라고 소개했다. 이어서 박 단장은 “크게 네 가지로 배움, 캠페인, 실천, 기행을 주요활동으로 잡고 있어요. 명사들에게 시대를 배우며 배낭을 꾸리고, 거리로 나가 캠페인과 실천을 벌이고, 기행을 떠나 시대의 현장을 눈으로 목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 이름만큼이나 목표가 ‘거창’하다. 그리고 거창한 목표를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시대여행은 지금 ▲고엽제 진상규명 ▲반값등록금 실현 ▲4대강 전면 중단 ▲평화통일 등과 관련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박 단장은 “전체 120여 명 정도의 학생이 10개 조로 나눠 활동하고 있어요. 조별로 개별 주제를 정해 활동하기도 하죠”라며 “오늘은 학내 미화 노동자분들과 함께하는 것이 주제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일 아침에 학내 미화노동자와 함께 청소하는 시대여행 단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시대 곳곳’을 다니며 박 단장은 깨달은 바가 많다고 말한다. 얼마전 시대여행은 문제가 되고 있는 경북 왜관의 고엽제 매립 현장을 찾았다. 그는 “왜관에 찾아가 주민들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어요. 동네 주민들은 이제껏 미군들이 이 동네 물로 샤워도 안 했던 것, 암 환자가 유난히 많았던 것들의 이유를 알았다고 하시며 저희를 반겨주셨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주민 한 분이 오이를 주시며 ‘안 먹어도 된다, 뭐가 들어있을 지도 모르는데’라고 말하셨던 것이에요. 그 말을 듣고는 지금 우리가 처한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 될 문제가 아니며 우리세대가 관심을 가지고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근에는 이와 관련해서 고엽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시민 서명을 받고 있다. 박 단장은 “책임이 없다고 발뺌하는 미군의 태도에 대해 분노하는 시민들이 많이 서명해 주시고 하루만에 2천 명이 넘는 서명을 받기도 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호응을 얻을 때는 힘이 나지만 ‘미국한테 대들어서 뭐가 되느냐’, ‘배은망덕하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시민들도 계셔서 힘들기도 해요”라며 “무엇보다 그런 반응을 겪다보면 참가하는 학생들도 지치고 상처받는데 그런 점이 가장 힘들어요”라고 말했다.

시대여행은 앞으로도 여러 곳을 ‘여행’하며 활동할 계획이다. 학내 작은 부분부터 사회의 큰 부분까지 구석구석 찾아가는 것을 꿈꾸고 있다. 박 단장은 “지방까지 자주 여행하기에는 여력이 안 될 것 같지만 수도권 지역을 돌면서 ‘시대 곳곳’을 체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다시 만해광장을 바라보니 학내 미화 노동자 앞에서 대학생이 ‘재롱잔치’를 하고 있었다. 시대여행의 트위터에는 이날 하루 이들이 미화 노동자 체험을 하며 땀 흘리는 사진이 올라와 있다.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 밝은 표정이었다.

 

 

 

 

 

 

 

 

 

 

 

 

 

 

 

 

 

 

 

 

◀동국대에서 미화노동자와 함께 막걸리를 나누는 모습이 정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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