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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하는 사진기자, 역사를 담는 사진기자를 꿈꾸다

 

by. 권오은 기자

 

 

 

#. 중앙일보와 캐논코리아가 공동 주최한 ‘제8회 대학생 기획·탐사 보도사진 공모전’에서 ‘시엠리아프 결핵 실태’를 다룬 김성광(연극영화학 2006) 군이 대상을 수상했다. 김 군을 만나 수상소감과 사진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김성광 군을 만나는 날은 장마철 오랜만에 해가 떴다. 그는 만나자마자 “오늘은 해가 떠서 사진 찍기가 좋을 것 같다”며 들고 다니는 사진기를 쳐다봤다. 간만에 나온 볕을 피해 한 가게에 자리했다. 우선 수상소감부터 물었다. “무척 기쁘면서도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는 그의 말에 고개가 갸웃거렸다. 2등을 한 것도 아니고 우승을 했는데 무엇이 그를 덜 기쁘게 했을까. “시험기간이어서…”라고 농담을 던진 그는 이어서 “대상을 수상한 사진은 캄보디아의 결핵문제를 다루고 있다. 타인의 고통으로 무언가를 얻은 기분을 떨치기 어려웠다. 사진에 담긴 캄보디아 결핵문제는 현실에 백 분의 일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진은 눈으로만 보이지만 현장에서 들리는 고통에 찬 신음소리와 냄새, 촉감은 더 끔찍하다”고 말했다.

김 군이 캄보디아를 가게 된 계기는 ‘Angkor Photo Festival’ 덕분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아시아의 젊은 사진가 30명을 초청해 워크샵에 참여하도록 했다. 이중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김 군이 선발됐다. 캄보디아에 도착한 김 군은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결핵문제를 다루고자 했고 이 과정에서 올리비아(Olivia) 전 AP 파리지부 사진부장에게 다양한 조언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김 군은 “사실 수상자는 올리비아 전 AP 파리지부 사진부장이 돼야 맞는 것 같아요. 어떤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배우고 마지막에 출품사진을 고를 때도 그가 많은 조언을 해줬거든요”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번 수상작처럼 김 군의 사진기는 사회적, 세계적 문제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이는 그가 갖고 있는 사진에 대한 사명감 때문이다.

“비록 사진이 현실을 모두 담아낼 수는 없어도 사람들에게 알리는 ‘손가락’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진을 통해 ‘여러분 지금 그곳에 문제가 있어요. 어서 관심 가지세요’라고 가리킬 수 있다는 뜻이에요.그 후의 가치판단은 사람들의 몫이지만 최소한 관심을 갖게 하고 담론을 만들어내는 것이 사진가라고 생각한다.

 

▲ 대상을 수상한 김성광 군의 캄보디아의 결핵 실태 작품

 

이런 사진에 대해 영향을 준 것은 대학교 1학년 때 철학 강의 시간에 읽은 《오래된 미래》다. 김 군은

“책의 저자인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Helena Norberg-Hodge)는 라다크에서 장기간 머무르면서 그들의 원래풍경, 변화된 모습, 그리고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기까지를 글로 묘사하잖아요? 저는 글 대신에 사진으로 이런 일을 하고 싶어요. 모든 개인은 역사가가 될 수 있으니까요”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모든 사람은 역사가가 될 수 있으므로 굳이 그가 사진을 찍을 이유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 물었다. 김 군은 “다른 사람에게 미루는 건 성격에도 안 맞고 적절치 않다고 봐요. 그 사람이 기록하지 않으면 또 역사가 사라질 수 있으니까요”라며 웃었다.

그는 이번에 받은 수상상금을 바탕으로 아프리카의 분쟁지역을 가서 사진을 담을 계획이다. 정확한 지역에 대해서는 “아직 다 준비하고 정한 것도 아닌데 말하기 부끄러워서…”라며 밝히지 않았다.

그가 꿈꾸는 분쟁지역 전문 사진기자는 결코 편한 직업은 아니다. 요즘 대학생이 선호하는 직업도 아니다. 늘 위험한 곳에서 사진기 하나만 의지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분쟁지역을 가고자 한다. 그것이 사진기자로서 ‘헌신’할 수 있는 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오늘 보는 게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뼈있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인사를 나눴다. 그의 사진이 가리키는 곳마다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며 버스를 타고 떠나는 그를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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