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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波의 化身 이재철 센터장이 떠난 자리



by. 문해성 기자

 

지난 7일 한국아동문학 연구센터 고(故) 이재철 센터장이 항년 80세로 별세했다. 박경용 시인은 이 센터장의 죽음을 애도하며 《‘小波의 化身’ - 소파선생 곁으로 가시다》라는 조시를 지었다. 시의 제목처럼 주변에선 아동문학의 가치가 평가절하 받는 현실을 개선하고자 펼쳐온 그의 노력을 보며 그를 ‘소파 방정환의 화신’이라 부르기도 했다.

이 센터장은 1931년 10월 경북 청도에서 태어났다. 그는 아동문학의 학문적 가치를 제고하는 한편 아동문학 관련 희귀 도서와 문헌 자료를 수집·정리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아동문학개론》, 《세계아동문학대사전》 등을 펴내고 1976년에는 전문 계간지 《아동문학평론》을 창간해 36년 동안 발간했다.

지난 21일 이 센터장의 호를 따서 지은 사계아동문고를 찾았다. 문고가 조금 넓어보였다. 고인의 빈자리가 그만큼 커보였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만난 한국아동문학 연구센터 김용희 연구원은 “고인께서 별세하기 전 “너는 내 후계자, 리틀 이재철”이라며 이제껏 당신이 해오던 걸 완성해 달라고 부탁해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26일 문을 연 한국아동문학 연구센터와 사계아동문고는 고인이 살아온 인생의 압축본이다. 한국아동문학 연구센터와 사계아동문고는 우리학교 중앙도서관 3층에 위치한 기관으로 이 소장이 평생 모아온 한국아동문학 관련 서적 2만 여 권을 중앙도서관에 기증해 탄생했다. 지금도 한국아동문학 연구센터는 주 연구 자료로 사계아동문학문고에 비치된 이 소장의 기증서적을 사용한다.

▲사계아동문고 앞 ‘소파에서 사계까지’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이 소장이 별세한 후 한국아동문학 연구센터는 고인이 진행해 온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아동문학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아동문학을 연구하며 각종 아동문학 관련대회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나아가 연구 프로젝트 및 수익사업 분야에서는 문화부와 교육부를 통해 연구비를 받아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의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서울문화재단의 문예지원사업 중 하나인 ‘발굴, 해방 전 한국아동문학총서’를 맡아 2천만 원을 지원받았다. 연구센터에서는 상담 요구에 따라 상담 서비스도 수시로 진행한다. 이처럼 한국아동문학 연구센터는 단지 고인이 진행해온 사업을 이어나갈 뿐만 아니라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해 진행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는 모든 프로그램은 이 센터장이 주장해오던 아동문학의 문학화·세계화·학문화를 궁극적 목표로 삼고 있다. 김용희 연구원은 “고인께서는 병상에 누워서도 아동문학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지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고인의 일생에 걸친 염원은 현재 아동문학평론의 창간과 ‘아시아 아동문학대회’등을 통해 실현되고 있다. 다만 작년 개소식 때 가능성을 제시했던 대학원 내 관련 전공신설과 아동문학의 교육기능 연구는 아직까지 준비에 그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우리학교에 아동문학 관련전공이 신설되는 것을 항상 기대해 왔는데 그것을 보지 못하고 떠나셔서 안타깝다”며 “그의 유지대로 한국아동문학의 학문체계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연구센터 운영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고 이재철 센터장의 빈자리는 쉽게 메울 수 없을 것이다. 다만 한국아동문학연구가 더욱 활발해지고, 아동문학이 그 가치를 인정받는 순간이 오는 날 먼 곳에서 그도 꿈이 이뤄졌음을 기뻐하지 않을까. 볕 좋은 날 캠퍼스 곳곳에서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크게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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