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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열린 토론회는 세계화, 교양교육, 대학평가 등의 영역에서 활발한 논의가 진행됐다(사진: 출판문화원 제공)

고등교육포럼이 ‘20세기 인문학의 대학개혁론과 현대 대학의 위기’라는 주제로 지난 25일 청운관 B117호에서 진행됐다. 특히 이번 포럼에서는 《대학의 몰락》이란 책으로 오늘날 자본에 종속된 대학의 모습을 비판한 시카고대 서보명 교수의 강의가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날 서 교수는 “대학의 미래에 대한 어떠한 개혁적 논의도 결국 ‘대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을 해야 한다”며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가 말한 ‘인류에 대한 약속’, 즉 진리를 추구하고 책임지겠다는 약속이 대학의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대학의 기업화가 가속화되는 지금도, 대학이 ‘진리·자유·민주주의’와 같은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든 한국 대학들이 표방하고 고백하는 모토를 생각해보면 인류, 민족, 민주주의, 시민사회를 비롯해 자유와 진리 등을 말한다. 무조건적인 최고주의를 지향하는 경쟁을 추구하면서도 이 시대 대학은 아직도 그런 고백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이는 그런 고백과 약속이 대학을 만들기 때문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따라서 서 교수는 더욱 각 학교가 추구하는 이념이나 가치를 소속 구성원이 심도 깊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토대로 앞으로 대학을 개혁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구체적인 방안으로 교양교육의 강화를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의 전공 위주 교육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것”이라며 “전공교육은 기술적인 측면이고 인간에 대한 비전을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것은 교양교육이므로, 이를 강화하지 않으면 대학이 대학다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서 교수는 현재 중핵교과를 중심으로 2년 과정으로 구성된 후마니타스 칼리지가 전공교육과 연계해 4년 동안 배우는 과정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서 교수의 강연내용에 연장선으로 자본에 종속된 현재 대학을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을까를 두고 패널들과 토론이 이어졌다. 패널로는 후마니타스 칼리지 도정일 대학장, 미래문명원 이한구 석좌교수, 교육대학원 지은림 원장, 경희사이버대 어윤일 특임교수, 시민단체 ‘더 체인지’ 하승창 대표가 참석했다. 토론에서는 대학교육에 대한 시각차와 대학평가에 대한 입장차가 패널 간에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한구 교수는 “인류에 대한 사유는 국가를 넘어 세계 속에서 생각해야하기 때문에 오히려 세계화가 대학의 발전에 기여한 측면도 있을 수 있다”고 질의했고, 서 교수는 “세계화를 거스를 수는 없지만 기업자본주의 시대의 맹점과 모순 등을 철저히 규명할 때 교양 있는 인간이 형성될 수 있다”고 답했다. 또한 대학평가와 엘리트주의적 교육에 대해 서 교수는 “대학평가의 등장으로 대학이 기업화되고 경쟁에 함몰되는 현상을 낳았다”고 비판한 것에 비해 지은림 학장은 “교육평가 전공자로서 평가나 엘리트주의가 향후 미래를 창조하는 대학의 입장에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약 2시간 가까이 이어진 포럼은 결국 그동안 대학이 깊이 논의해오지 않았던 부분들을 다시 재평가하는 것에 고등교육의 미래가 있다는 결론으로 마무리됐다. 끝으로 서 교수는 “대학의 변화는 사회와 맞물려있기 때문에 사회의 결정이 대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무시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대학이 사회와 일정정도의 ‘거리’를 두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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