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630

▶연재순서

① 우리학교 위기대응 시스템은?
② 환경미화원은 왜 온라인에 하소연할 수밖에 없었을까?


지난 13일 서울캠퍼스 청운관 여학생휴게실에서 한 여학생이 환경미화원에게 욕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 해당 여학생이 환경미화원을 만나 사과하면서 문제는 일단락됐지만, 이번 사건은 학내에 존재했던 문제점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계기가 됐다. 이에 우리신문은 학내 약자인 용역직원의 소통구조의 현실과 해결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청운관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계기는 인터넷을 통해서였다. 인터넷이라는 공간 특성상 사건은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재생산됐다. 이는 언론매체를 통해서 사회전반에 알려졌고 우리학교 학생들의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오르는 상황까지 치달았다.

결국 문제의 시작에는 환경미화원이 학교나 다른 학내 구성원이 아닌 집에서 하소연을 해야 했고 그 딸이 인터넷에 호소할 수밖에 없는 현재 우리학교의 용역 환경미화원들의 언로(言路)구조에 있다.
현재 우리학교 서울캠퍼스의 용역 환경미화원은 123명이다. 직영 환경미화원, 직영 시설관리직원이 사무처 총무팀에 소속돼 임금과 고용이 안정적인 것과 달리 용역 환경미화원의 경우 2년 계약직에 상대적으로 낮은 시급과 고용불안 속에서 일하고 있다.

또한 용역 환경미화원은 학교에 고용된 이들이 아닌 학교가 계약을 맺은 하청업체 소속이다. 이는 이들이 학내에서 발생한 문제를 학교 측에 직접 문제제기하는 구조가 아닌 하청업체를 통해서만 말할 수 있는 소통구조를 만들고 있다.

총무팀 박상익 서무계장은 “용역 업체에서 1차적으로 민원 관리를 하고 업체가 하지 않는 경우에 학교에서 관리를 하게 된다”며 “대부분 직접 민원의 경우 용역업체에서 관리하지만 중요한 사안이라고 판단되는 부분은 용역업체와 학교가 같이 처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민원제기 사항은 용역업체에서 파견된 소장이나 팀장 선에서 걸러지고 용역업체 본사까지 민원이 전달되는 것은 석 달에 한 번꼴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것 또한 불만이나 민원을 말했을 때라는 것을 전제한다.

용역 환경미화원 A씨는 “번거롭고 괜히 문제 될까봐 참고 넘어 간다”며 “대부분이 굳이 말해서 시끄러워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환경미화원외에도 학내 용역 인력 대다수가 문제를 만들어서 고용에서 불이익을 보는 것을 기피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용역직원의 언로를 더욱 축소시킨다.

이런 현재 언로구조에 대해 강태완(언론정보학) 교수는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강자가 약자의 언로 개설에 적극적이지 않은 구조다”라며 “하지만 용역직원도 학내 구성원으로 여겨 소통을 활성화할 기회를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날 대학의 용역직원 고용은 경영효율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추세에 따라 각 학교에서 나름의 용역직원에 대한 권리를 보호하자는 구성원의 의견이 일고 있다.
지난 2004년 고려대에는 고용불안에 대한 항의 끝에 용역 환경미화원노조가 생겼다. 이들은 노조를 통해 고용불안이나 정당한 휴식시간을 요구하고 불만사항을 전달할 통로를 마련하게 됐다. 이런 결과에 이르기까지 고려대 학생 15명이 조직한 ‘불철주야’가 큰 역할을 했다. 이들은 2002년부터 환경미화원의 복지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면서 용역 환경미화원노조에 대해 많은 학생들의 관심과 지지를 유도했다.

민주노총 공공노조 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이상선 조직부장은 “용역 노조가 존재하는 경우 하청업체나 관리자에게 말할 수 있는 언로확보에 유리하다”며 “대부분의 노조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구성원의 요구와 지지 속에서 가능했던 만큼 구성원의 관심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구성원이 학내의 환경미화를 위해 애쓰는 용역 직원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보일 때 소통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강태완 교수는 “상호간의 생각과 의견을 전달할 기회를 많이 마련하면 우호적인 관계를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이런 계기가 용역직원들이 소속감을 느끼고 ‘친(親) 경희’적인 사람들로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댓글
2010.06.15 22:25:32
유크

언로 확보가 중요하긴 하지요... 이게 내부적으로 얘기가 되서 끝날문제였으면 조용히 끝날 수 있던 문제가

학교 개망신에까지 이르렀으니 ㅡ_ㅡ;

거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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