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강독, 정신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다
박설희 기자
【서울】 30명 남짓 되는 청중 에는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교수부터 갓 입학한 신입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강의실에 모여 있다. 학생이 《오이디프스의 왕》의 한 구절을 읽으면 교수는 이를 해석하고 다른 문장으로 재표현한다. 단순한 번역이 아니라 문학작품을 함께 읽고 그 속에서 인간 본성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답하는 것이다.
이는 지난 23일 청운관 202호에서 진행된 교양학부 최재구(영문학) 교수가 진행하는 고전강독 강의실 풍경이다. 고전강독은 교양학부 독서와 토론 지도실에서 올해 처음 도입한 ‘독서 활성화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이상임(철학) 지도교수는 “오늘날 언어가 철저하게 돈과 물질에 오염돼 인간의 사고력과 상상력을 축소·변형시키고 있다”며 “책을 통해 순수한 언어를 만나고, 정신과 소통하는 법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프로그램을 마련하게 됐다”라고 취지를 밝혔다.
독서 활성화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독서 능력을 향상시키고 사고력을 함양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으로 교내 구성원은 물론 지역 주민도 참여할 수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교양특강과 고전강독 두 분야로 나눠 진행된다. 교양특강은 매월 셋째주 수요일 청운관 504호에서 이뤄지며, 4월에는 교양학부 민승기(영문학) 교수의 ‘귀향’, 5월에는 교양학부 서동은(철학) 교수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 강의가 있을 예정이다.
또한 고전강독은 매월 둘째, 넷째주 화요일에 청운관 202호에서 최재구 교수가 고전 《오이디프스의 왕》를 강독한다. 최 교수는 “제도권 안의 평가를 위한 책 읽기가 아닌 선입견 없는 올바른 책 읽기를 통해 글과 자신에 대한 진정한 반성을 하는 시간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