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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축구국가대표팀 골키퍼 이운재(체육학 92) 동문

 

#.지난 2002년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은 월드컵 4강에 오르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조별예선 1차전부터 3·4위전까지 전 경기 출전하며 우리나라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킨 우리학교 이운재(체육학 92) 동문이 있었다. 지난해 12월 현역 은퇴식을 치른 이 동문을 만나 그의 축구 인생을 들어봤다.

 

지난 16일, 국제캠퍼스 우정원 카페에서 전(前) 국가대표 골키퍼 이운재(체육학 92) 동문을 만났다. 지난해 12월 17일 은퇴식을 치른 지 한 달 만에 만난 그는 “가족들과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앞으로의 계획을 잡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 동문은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주역으로 지난 10여 년간 국가대표팀 골문을 책임졌다. 네번의 월드컵을 포함해 A매치 132경기 출전으로 우리나라 골키퍼 최초로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에 가입했고, 지난 2008년에는 수원 블루윙즈 소속으로 소속팀의 우승을 견인하며 K-리그(현 K리그 클래식) 최초의 골키퍼 최우수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전남 드래곤즈 소속으로 현역에서 활동한 만큼, 올해도 그라운드를 누빌거라 예상됐지만 은퇴를 선언해 많은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 동문은 “주변에서 선수생활을 더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 미래를 위해 지금 결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등 많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지금 은퇴하는 것이 스스로 더 아름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은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은퇴식 당시 이 동문은 “지금이 가장 아름답게 떠날 때”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축구를 시작한 이 동문은 중학교 때까지는 필드플레이어로 활약하다 고등학교 때부터 골키퍼를 맡았다. 그는 “지구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필드플레이어로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지 않았다”며 “고등학교 때부터 전문적으로 골키퍼로 활약했다”고 말했다.

 

그는 골키퍼로 전향한 후 맹활약을 펼치며 수많은 대학으로부터 입학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선배 골키퍼가 없어 진학하면 곧바로 실전에 투입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우리학교를 선택했다. 입학 후 이 동문은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며 대학교 1학년인 지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대표팀 상비군으로 선발되며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후 올림픽에도 출전하고, 3학년인 1994년에는 미국월드컵 대표로도 선발됐다. 그는 조별예선 독일전에서 0-3으로 뒤진 상황에서 후반 교체 투입되며 첫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그는 “꾸준히 준비하고 노력했던 점이 감독님께 보여 경기에 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 참가로 우리학교 소속으로는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3학년 때인 지난 1994년 추계대학연맹전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후 드래프트를 거쳐 1996년 창단멤버로 수원 블루윙즈에 입단하며 순탄한 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뜻밖의 시련이 찾아왔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월드컵 이후 대표팀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지난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을 준비하던 도중 폐결핵으로 인해 경기에 나설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왜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지 어린나이에 세상을 많이 원망했다”며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세상이 쉬운 것이 아님을 알게 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고된 재활을 거쳐 병을 완치한 그는 다시 대표팀에 복귀해 2002년 월드컵을 맞았다. 이 동문은 “선수단 전체가 한마음이 돼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상대 선수의 킥을 막아내며 우리나라가 4강에 진출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그는 “‘내가 이 공을 막으면 우리가 이길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골문을 막아낸 비법에 대해서는 “승부차기는 내가 막고 싶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게 아니다”라며 “골키퍼라면 냉정함을 갖고 욕심을 버려야 한다, 차는 사람과 막는 사람 중에 부담을 갖는 쪽은 차는 사람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실수의 순간을 잘 노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동문은 2002년에 이어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주전 수문장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지난 2010년 열린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후배인 정성룡 선수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 아쉬움은 없었을까. 그는 “아쉬움은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여줬고, 결정은 코칭스태프의 몫이었다”라며 “나이가 많음에도 어린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고, 월드컵에 같이 나선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수많은 국제대회를 거치며 국가대표 생활을 한 이 동문이 생각하는 골키퍼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는 “공격수는 골을 넣는 것이 매력이듯, 골키퍼는 그 골을 막는 것이 매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골키퍼가 갖춰야 할 능력에는 제일 먼저 ‘냉철함’을 꼽았다. “최후방에 있는 골키퍼가 흔들리면 팀 전체가 무너진다”는 것이 그 이유다.

 

앞으로 이 동문은 해외에 나가 학업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는 “해외에 나가 선진 축구를 배우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직접 현장에서 경험을 쌓고 싶다”고 말했다.

 

선수생활에 대해 스스로 50점이라는 평가를 내린 이 동문은 “나머지는 팬들께서 채워주셔야 된다”고 말했다. 비록 그는 스스로에게 50점을 줬지만, 한국 축구를 사랑하고 2002 월드컵을 추억하는 모든 이들은 나머지 점수에 모두 50점 만점을 줄 것이다. 비록 이제 그라운드를 떠난 이 동문이지만, 앞으로도 수많은 ‘제2의 이운재’가 우리 대표팀의 골문을 든든히 지킬 것이다.

 

2013.01.28 서범석 klose@khu.ac.kr
댓글
2013.02.09 02:35:23
Piglet☆

한국 축구계의 전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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