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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본 프로젝트 캠퍼스에 새겨진 경희의 정신


#.우리학교 캠퍼스 곳곳에는 경희의 교육이념을 담고 있는 글귀와 인생의 지표로 삼을만한 글귀가 많다대학주보는 경희기록관중앙박물관과의 공동기획으로 탁본 프로젝트를 진행해 중요 글귀를 탁본으로 남기고그 의미를 소개하고자 한다.


봄을 시샘하는 매서운 바람이 불던 지난 1일 이번 프로젝트의 첫 번째 탁본작업을 진행했다첫 대상은 본관 입구 상판 화강암에 새겨진 학문과 양심의 자유였다문구가 새겨진 위치는 눈으로 어림짐작했던 것보다 훨씬 높았다처음 준비한 발판은 사용도 못하고대신 사다리를 급히 구해 밟고 올라갔다사다리에 지탱한 몸은 중심을 잡기 어려워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렸다가로 213cm의 직사각형 틀 안에 학문과 양심의 자유가 한자로 음각되어 있어 종이를 평평히 대기도 힘들었다가로 14.5cm, 세로 17.5cm 규격 글자의 하나하나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정성껏 두드리느라 손이 곱아왔다.


거의 3시간이 넘는 작업을 하는 동안 생각해봤다왜 우리학교의 가장 중심이 되는 건물 입구에오랜 세월이 지나도 훼손되지 않을 돌 위에 이 문구를 새겨 넣은 것일까?


대학의 지난 역사는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으로 점철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중세 유럽의 대학들은 종교권력으로부터 학문의 자유를 얻기 위해 목숨을 건 투쟁을 벌여야 했다자유를 억압하는 기성 사회의 전복을 외쳤던 68혁명 역시 대학에서 시작됐다우리나라의 민주화자유화의 역사 또한 대학을 빼고 단 한 줄도 서술될 수 없다.


대학에서 자유(Libertas)가 이토록 강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대학은 바로 진리(Veritas)탐구의 전당이기 때문이다진리를 탐구해야 할 학자가 종교민족국가이념 등의 틀에 갇혀 진리를 왜곡할 수밖에 없다면 대학의 존재의미는 사라지고 말 것이다대학은 사회 그 어떤 곳보다 자유로운 곳이어야 한다.


그렇기에 진리탐구의 전당인 대학에서 학문과 양심의 자유라는 문구는 너무도 평범한 것처럼 보인다그러나 학문과 양심의 자유가 새겨지던 1950년대의 상황을 되짚어보면 결코 그렇지만은 않다.


1950년대가 어떤 때인가당시 전 세계는 자유주의와 공산주의 진영으로 나뉘어 이데올로기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우리나라 역시 한국전쟁의 상처로 이념갈등이 매우 심하던 때였다그런데 놀랍게도 바로 그 시기에 우리학교는 민주주의적 사고방식과 생활을 교육이념으로 공표했다. ‘학원의 민주화’, ‘사상의 민주화’, ‘생활의 민주화를 교훈으로 삼아 인류를 위해 일하고 평화를 위해 싸우는 인재양성을 교육목표로 내걸었다.


그렇기에 이 문구는 경희인의 사유와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겠다는 언명으로만 읽혀서는 안 된다대학에서 자유롭게 진리를 탐구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을 때 인류의 복지와 지구촌의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또 그래야만 한다는 대담한 선언이자 호소인 것이다.


▲봄을 시샘하는 지난 1일 이번 프로젝트의 첫번째 탁본작업을 진행했다학문·양심·자유 이 세 단어는 자유롭게 진리를 탐구하고 이를 실천할 때 대학은 비로소 그 역할을 다한다는 평범하지만 중요한 사실을 얘기해주고 있다.


2013.03.11대표집필 남기원 <경희기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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