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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학생뿐만 아니라 한국인 학생까지 생각하는 학생회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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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제1대 총외국인 유학생회 선거결과 투표율 58.7%, 찬성률 96.49%로 하운(경영학 2009) 정후보와 손비위(경영학 2009) 부후보가 각각 회장과 부회장에 당선됐다. 외국인 학생을 위한 첫 공식 대표기구가 등장한 만큼 관심이 뜨겁다. 총외국인 유학생회 하운 회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를 들어봤다.

 

by. 권오은 기자

 

당선이 확정되자 개표장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하운 회장의 눈에선 눈물이 쏟아졌다. 당선 1주일 후, 하운 회장을 다시 만나 당선 소감과 눈물을 흘린 이유부터 물었다.
“그동안 애써왔던 순간들이 스쳐지나가면서 감격해 눈물을 쏟았다. 그전까지는 이해하지 못했는데, 가수들이 가요 프로그램에서 1위를 한 후에 우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다. 앞으로 전체 외국인학생을 대표해 활동할 생각에 책임감과 부담감이 교차한다.”

총외국인 유학생회는 등장과 함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수도권 첫 외국인 학생회’, ‘외국인 학생대표 등장’ 등의 제목으로 언론에 수 건의 기사가 게재됐다. 이에 대해 하운 회장은 “사회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아 부담스럽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게 사실이다”라고 말하며, “대부분의 인터뷰는 정중히 거절하고 있는데, 미디어센터는 우리학교 기자들이어서 특별히 인터뷰에 응했다”는 장난스런 생색을 내기도 했다.
가장 크게 부담을 느끼는 이유는 많은 기자들이 최근 불거진 ‘중국인 어선의 해경 살해’ 사건에 대한 의견을 자주 물어왔기 때문이다. 하운 회장은 “흔들림 없이 일 하겠다. 외국인 유학생회의 역할에 충실 하겠다”고 말했다.

 

길고 길었던 외국인 유학생회의 탄생


이런 외국인 유학생회가 만들어지기까지는 긴 여정이 있었다. 2009년 당시 총학생회가 외국인 학생회 설립을 제안한 바 있지만 당시에는 역량과 여건이 안됐다. 하운 회장은 “경영대학, 정경대학, 호텔관광대학에만 외국인 학생회가 존재했는데, 각 단과대학 외국인 학생회마다 나름의 문제가 있어 총외국인 유학생회 설립이 불가능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총외국인 유학생회에 대한 외국인 학생들의 설립 요구는 꾸준히 이어졌다. 그만큼 외국인 학생을 대표해서 자신들의 고민을 이야기할 ‘학생회’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런 요구에 발맞춰 설립준비가 시작됐고, 때마침 시민교육 프로젝트팀 ‘ForKH’ 학생들도 설립을 돕겠다고 나섰다. 하운 회장은 “그동안 여러 가지 어려움 탓에 번번이 총외국인 유학생회 설립이 미뤄졌었는데 이번에 좋은 기회가 맞물려 설립됐다. 그간 외국인 학생들이 끊임없이 요구해왔던 만큼 그 바람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인 학생회 아닌 외국인 유학생회다


고백하자면, 인터뷰 과정에서 ‘외국인 유학생회’라는 단어를 ‘중국인 학생회’라고 잘못 말하는 기자의 실수가 잦았다. 그 때마다 하운 회장은 “외국인 유학생회가 맞습니다”라고 정정했다. 기자가 ‘외국인 학생은 중국인 학생’이라는 등식을 만들 만큼 우리학교 외국인 학생의 절대 다수는 중국인 학생이다. 물론 외국인 학생 중 다른 국적인 학생도 적기는 하지만 분명 존재한다.
하운 회장은 “중국인 학생만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외국인 학생을 대표하는 총외국인 유학생회다. 방학동안 모든 외국인 학생의 연락처를 토대로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앞으로 학생회가 어떻게 활동할지 보다 구체적으로 설정하겠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총 외국인 유학생회의 조직계획은 분명하지 않다. 조직계획 마련에 중국 산동대의 사례를 참고해볼만 하다. 산동대는 총외국인 유학생회 산하에 국가별로 학생회를 구성해, 소수국가의 학생들의 의견도 보다 원활하게 수렴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운 회장은 “아직 당선된 지 며칠이 지나지 않아서 학생회 조직을 명확히 정하지 못했고, 단과대학별 외국인 학생회 조직과의 연계도 불분명하다. 다행히 돕겠다는 학생들이 많아서 앞으로 잘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공부하고 함께 대화할 수 있는 장을 만들겠다


총외국인 유학생회의 공약에는 외국인 유학생의 학습과 관련된 내용이 많다. 이는 외국인 학생들이 수업과정에서 소외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운 회장도 이런 경우 중 하나였다. “1학년, 2학년 때에 사귄 한국인 친구가 전혀 없다. 때문에 한국어 실력도 더 좋아지지 않았고, 더 소외당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다른 외국인 학생들도 비슷한 고민을 많이 한다. 반드시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실제로 우리학교 외국인 학생의 학업중도포기 사례는 빈번하다. 큰 꿈을 안고 우리학교에 진학했다가 소외당하고, 공부에서도 좋은 성적을 못 거둬 자신감을 잃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총외국인 유학생회는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외국인 학생과 한국인 학생 간의 1:1 멘토링제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하운 회장은 “시민교육을 수강하는 학생들과 협력해서 1:1 멘토링을 추진해보면 어떨까 고민하고 있다. 외국인 학생도 한국어 공부를 비롯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고, 한국인 학생도 외국인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더불어 하운 회장은 “앞으로는 외국인 유학생회가 생긴 만큼 외국인 학생들이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바로 말해주길 바란다”며 “외국인 학생들도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한국인 학생과 교류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공부 외에도 문화적 교류에 대한 계획도 있었다. 하운 회장은 다음 학기부터 직접 한국인 학생들을 위한 무료 중국어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방학이면 집으로 돌아가는 외국인 학생과 한국인 학생이 함께 여행을 떠나는 사업도 고민하고 있다.
학생식당 내 외국인 학생을 위한 메뉴 신설 공약도 눈에 띈다. 하운 회장은 “처음 유학을 오면 식사 문제로 고생을 많이 한다. 외국인 학생이 늘 밖에 나가서 비싼 양꼬치를 사먹을 수도 없다. 이에 학생식당에 외국인 학생을 위한 메뉴도 개설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인 학생들도 이런 메뉴를 즐길 수 있다면 함께 좋은 일 아닌가”라고 말했다.

 

등록금 비싸다… 다른 학교에도 외국인 자치기구 설립위해 노력할 것


한국인 학생과 외국인 학생 사이의 교류에 대한 이야기가 한참 오갔다. 그러던 중 대학가 최대 이슈인 등록금 문제에 대해 물었다. 하운 회장은 “중국에서는 우리학교 한 학기 등록금이면 대학을 졸업할 수 있다”며 운을 뗐다. “등록금 부담은 외국인 학생도 자유롭지 못하다. 집안 사정상 부모님께 늘 팔 벌릴 수는 없으니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하는데 이것도 쉽지 않다.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다보면 공부를 포기해야 하니까….”

특히 가장 큰 문제는 장학금을 받을 기회도 외국인 유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유학생이 상대평가 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 장학금 신청에 한계가 있다. 교외장학금 역시 대부분 한국인 학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제교류처의 외국인 학생을 위한 장학금이 거의 유일한 상황에서 수혜자는 60명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대해 하운 회장은 “외국인 유학생이 장학금을 받을 기회를 늘려야 한다. 학교 측과 논의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아직 총외국인 유학생회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학생회관 2층에 공간은 마련됐지만 내부 기자재는 준비되지 않은 것이다. 하운 회장은 “다음학기 개강 전에 준비해서 외국인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방학 중에 할 일이 굉장히 많겠다라는 질문에 “부모님 뵙고 싶은데 집에 못 갈 것 같다”며 “너무너무 보고 싶은데…”라고 말을 흐렸다.

외국인 총학생회의 가장 큰 목표는 다른 대학에도 외국인 자치기구를 설립하는 것이다. 하운 회장은 “외국인 학생을 위한 자치기구가 없으면 외국인 학생이 원하는 것, 필요한 것을 학교에 전달하기가 너무 어렵다. 많은 대학에 설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 없냐는 질문에 “앞으로 한국인 학생들이 외국인 학생들에게 많이 다가와주길 바란다.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총외국인 유학생회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와의 대화를 통해 취재원이 아닌, 같은 학교의 학생으로서 앞으로 많은 이들이 국적에 대한 편견 없이 ‘친구’가 될 미래를 조금 더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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