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일 편제개편으로 인해 폐지된 Finance21사업단이 개편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관련 업무를 주관할 부서는 물론 대안적 방향 역시 정해지지 않고 있다. Finance21사업단은 경희학원 전체 재정 및 수익사업을 총괄하면서 재원확충을 위한 실행계획을 운용·관리하는 것은 물론 유·무형 자산을 활용한 재원 조달을 목적으로 설립된 재정사업위원회의 핵심 조직 중 하나였다.
Finance21 사업은 2011년 2월 캠퍼스종합개발과 관련한 논의 과정에서 양 캠퍼스로 나뉘어 있던 캠퍼스종합개발팀과 자산운용 담당 부서 등을 재정사업본부 산하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당시 이러한 결정은 국내 대학들의 수익 다변화 추세에 발맞추는 것은 물론 당면한 캠퍼스종합개발 등의 필요 재원을 체계적으로 마련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결정에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2011년 당시에도 한동안 실질적인 업무 책임자가 없는 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대학주보 제 1489호(2011.5.2.) 4면>
이후 2011년 11월 최동주 전 현대산업개발사장이 재정사업본부장으로 임명됐고, 그해 12월에 있었던 경희학원 이사회에서 앞서 언급된 재정확충 업무를 총괄할 재정사업위원회의 역할과 책무가 확정되면서 Finance21 사업 역시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다음 해인 2012년 3월 초 강원도 양양에서 개최된 합동교무위원회 연찬회에서 최동주 당시 위원장은 치밀한 계획의 재정사업을 통해 2015년까지 4,500억원, 2030년까지 7조원 이상의 기금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정사업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Finance21 사업은 여러가지 이유로 2012년 내내 필요 인력을 충원하지 못한 상황이었고 가시적인 실적도 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달 재정사업본부의 조직개편이 시행되기 이전까지 Finance21사업단에는 담당 직원이 한 명 밖에 없었다. 현재 해당 직원은 편제개편 이후 타 부서로 옮겨 간 상태다.
이에 대해 부총장 행정실 관계자는 “기존 Finance21사업단이나 투자심사지원실 등에 근무하던 직원들은 경희의료원 등 산하기관에서 파견됐었고, 현재는 원 소속 부서로 복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돌연 사표를 제출한 최동주 위원장을 대신할 차기 재정사업위원장 등의 인선과 관련해서 재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재정사업위원장 인선 계획이나 조직이 어떤 형태로 운영될 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답변하기 힘들다”고 답해 단기간 내에 Finance21사업을 포함한 재정사업본부의 업무가 정상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기존의 재정사업의 방향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 1월 등책위에 제공된 2013학년도 자금예산안을 보면 당장 올해에만 캠퍼스종합개발에 양 캠퍼스 합산 338억원 가량이 투입될 예정이었다.
전체 캠퍼스종합개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수천억원의 재원이 필요하다. 장기 발전전략에 따르면 교육과 연구, 교원 확보, 그리고 인프라 투자에도 적지 않은 재원이 소요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재정사업본부 기획실 담당자조차 향후 활동 방향에 대해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애초 계획된 재정확충안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는 형편이다. 이미 대학은 지난해 12월 캠퍼스종합개발의 착공을 선언하면서 건설과 관련한 재원은 등록금에서 충당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대학주보 매거진 15호(2013. 2. 25)>
그렇다면 적지않은 재원이 들어갈 캠퍼스종합개발의 자금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장기발전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들어가야 할 추가 재원은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가능하게 되는 것인지, 이미 대학은 등록금 의존율을 점차 낮춰가겠다는 의지를 여러차례 표명한 바 있다. 기존의 Fina nce21사업을 이어갈 재정전략이 물밑에서 수립되고 있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추측해볼 수 있다.
다만, 궁금증과 우려가 점차 커져가고 있는 상황에서는 완성된 형태의 재정전략이 마련될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기보다 구성원과 함께 어려운 상황을 돌파해가려 하는 대학의 움직임이 아쉬워보인다.
2013.05.13 | 김주환 kjh93@khu.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