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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협약 1년 후 점검

#.지난 2011년 말, 한 해 성과를 공유하는 매그놀리아(Magnolia) 2011’에서는 새로운 대학문화를 선포하는 경희구성원 미래협약(미래협약)이 체결됐으며 2012년 실천과제 또한 발표됐다. 그러나 2013년 새 학기가 시작한 지금까지도 계획된 실천과제 중 이뤄진 것은 아직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본지는 지난 한해간 미래협약이 부진했던 이유를 짚어봤다.

▲각 구성원의 자발성이라는 바탕위에서야 미래협약이 의미를 가지는 만큼 모든 구성원들의 협조가 시급한 상황이다(삽화가: 김대호)

미래협약은 더 나은 공동체, 존경받는 대학을 지향하며 체결됐다. 그러나 20133월 현재, 지난 한해 동안 미래협약 실천과제 중 실행된 내역은 서울캠퍼스(서울캠) 총학생회(총학)가 발표한 학생학습윤리 및 대학생 권리 선언과 노동조합(노조)직원 행정윤리초안 발의뿐이다.

미래협약 추진위원회(추진위)에서는 실천과제 발의 당시 공동실천과제로 경희공생은행(가칭)출범, 대학과 지역사회의 공존, 대학내 비정규직 문제해결, 경희미래협약상(가칭)시상등과 같은 구상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각 안건 중 구체적으로 내용이 정해진 것은 없다. 예컨대 경희공생은행의 경우, ‘대학 내 구성원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돈을 지원해주는 은행이라는 목적만 존재할 뿐 재원마련 방법이나, 수혜대상, 조건, 범위 등과 같은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 <대학주보 1509(2012.03.12)>


구성원 대표, 사무국으로부터 아무 연락도 받지 못해


미래협약 추진위 사무국 서병식 국장은 과제 하나 하나가 단기적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닐뿐만 아니라, 파급효과 역시 적지 않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하지만 현재를 기준으로 본다면 지속적인 실천을 위한 논의가 미흡한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추진위 회의는 14차까지 진행됐다. 2011년 동안 10회의 회의가 진행된 반면, 2012년에는 4회 밖에 진행되지 않았으며 가장 최근에 열린 회의 또한 작년 1011일이다.

이에 대해 서 국장은 회의자체는 사무국이 주최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주체적으로 여는 것인 만큼 사무국이 함부로 소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또한 학생은 등록금 문제, 직원은 단체협약, 교수는 교육이나 연구에 집중하다보니 미래협약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거나 논의에 주력하지 못하는 점도 제약 중 하나였다고 답했다. 그러나 일부 구성원들의 의견은 이와 달랐다.

노조 박경규 전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이후 사무국에서 아무런 이야기도 없었다실천계획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실천계획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예산 지원과 같은 학교 측의 의지가 부족해 이후 실행화 과정이 매우 지지부진했다고 말했다. 서울캠 총학 정주용 회장 또한 현재 등록금 논의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총학의 목표가 학생들이 다니고 싶어하는 학교를 만들려고 하는 것인 만큼 미래협약도 논의 준비는 하고 있다하지만 미래협약에 관련해 아직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각 구성원들 또한 실천과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미래협약 체결 당시 실천과제에는 공동실천과제 외에도 구성원별 과제로 구성원별 윤리강령 제정이 제시됐으며 지난해 518일까지 자율적으로 제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재 서울캠 총학과 노조를 제외한 다른 곳은 윤리강령을 발의하지 않았다. 노조 또한 초안만 발의했을 뿐, 확정되지는 않았다.

박 전 위원장은 당시 각 구성원들의 활동도 적고 학교측도 적극적이지 않자 실행되는 내역 없이 윤리강령만 발표되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이야기가 노조 내부에서 나왔다더군다나 전에도 윤리강령과 비슷한 내용은 자주 발표해 꼭 해야한다는 필요성을 찾지 못했다고 답했다.

다른 구성원 단체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국제캠퍼스(국제캠) 총학은 전년도 총학으로부터 윤리강령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특히 교수의회는 윤리강령을 제정해야 한다는 사항도 모르고 있었다.


조직구성, 낮은 인지도, 부실한 인수인계 해결 과제 많아


교수의회 동석호 의장은 미래협약에서 처음 발표한 내용이 각각의 윤리선언을 기본으로 한 내역이며 윤리강령과 비슷한 내역은 그 안에 다 들어가 있다라며 특별히 교수들이 새롭게 발표하거나 회자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문제는 더 있다. 당시 조직구성에 대해서도 지적됐으나 아직도 미래협략과 관련된 기구는 추진위와 추진위 사무국이 전부다. 협약 이후 지난해 15일 열린 추진위 회의에서 기존의 추진위를 미래협약실천위원회(가칭)로 변경하는 안이 제안됐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회의에서는 추진위원회 위원의 상당수가 매년 변동되는 상황에서, 실천과제를 진행하긴 쉽지 않다추진위원회로는 미래협약 이행에 한계가 있을 것 같다는 의견까지 제시됐다. <대학주보 1509(2012.03.12)>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도 실천기구에 대한 세부 안건은 정해지지 않았다.

미래협약에 대한 구성원들의 낮은 인지도도 문제다. 2011년 말에 열린 미래협약 학생 서명식에서 목표했던 1만명 서명은 이뤄지지 않았다. 때문에 뉴스레터나 토론회, 미래협약 설명회 등 다양한 활동이 제시됐으나 지난 한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활동은 없었으며 미래협약 홈페이지 또한 2011년 이후로 게시물이 올라오지 않아 학생들이 미래협약의 진척 상황을 접할 수 있는 마땅한 수단도 없었다.

정 회장은 학생들이 쉽게 알 수 있는 홍보물도 없는데다가 홈페이지에 올라온 미래협약안도 학생들이 이해하기 힘들게 적혀있다쉽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없는 만큼 학생들의 인지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교수들 역시 심각했다. 동 의장은 미래협약이 교수들에게 전달은 됐지만 크게 교수생활을 규정할 만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교수사회에서 미래협약 인지도는 높지 않으며 오히려 학생들보다 모를 수도 있다고 답했다.

미래협약 업무의 인수인계도 부실했다. 양캠 총학 회장과 노조 장백기 위원장은 임명 후 3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미래협약에 대해 온전히 알고 있지 못했다.

서울캠 총학은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에 대해서는 알고 있으나 자세히 들은 내용은 없다고 답했으며 국제캠 총학 또한 자세한 사정을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장 위원장도 미래협약에 대해 알고는 있으나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자세히는 모른다고 말했다. 동 의장의 답변도 동일했다.


공허한 슬로건 아닌 실천지침되야 할 협약


현재 노조는 대학내 비정규직 문제해결, 양 캠퍼스 총학은 경희공생은행 출범 등 구성원별로 미래협약에 관심을 갖는 시각은 상이하거나 제한되어 있다. 구성원 간 이해와 소통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 미래협약이 잘 진행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간의 논의 테이블을 다시 정상화하는 것이 필요해보인다. 하지만 논의 테이블을 재개하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은 구성원별 조직 내의 한계를 극복하는 일이다. 미래협약을 바라보는 구성원의 이해와 요구가 상이한 상황에서 무조건 논의 테이블로 이끌어내는 것은 회의를 위한 회의를 만들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미래협약이 구성원의 자발성이라는 바탕 위에서 의미를 갖는 것이라면 교수, 학생, 직원사회 각각의 반성은 필수적이다.

또 한 가지의 과제도 남는다. 미래협약이 공허한 슬로건 만들기가 아니었다는 점은 당시 여러 문건에서도 나타난다. , ‘미래협약은 일종의 윤리헌장인 동시에 실천지침이라는 것으로 정리되는 그 의미는 현재의 상황이 실천지침으로 전혀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을 지적하게 만든다. 대학의 공공성, 구성원 간 배려와 존중, 지역사회와의 상생 등 현재 우리대학의 각종 현안을 풀어가는데 일종의 지침으로 삼을만한 너무나도 값진 가치가 명시되어 있는 만큼 각 구성원들의 치열한 고민과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2013.03.18 이정우 cyanizm@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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