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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학생들은 의사소통의 문제로 조별과제 등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신문은 일본 대학의 유학생 관리 정책에 대한 연재를 지난 3회에 걸쳐 소개했다. 이를 토대로 우리학교가 유학생을 대상으로 시행 중인 입학, 한국어 능력, 학사·생활 관련 제도와 유학생 생활 전반의 실질적인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더 들어봤다.


국제화는 매년 실시되는 대학평가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현재 대학평가 중 국제화 지표를 반영하고 있는 평가는 중앙일보 대학평가와 The Times 대학평가가 대표적이다. 이 중 비교적 국내에서 영향력이 큰 중앙일보 대학평가의 경우 2012년도를 기준으로 전체 평가 점수의 20%가량을 국제화가 차지했다. 여기에 외국인 학생 유치를 늘리려는 정부 정책까지 가세해 지난 몇 년간 우리학교만이 아니라 많은 대학이 외국인 학생 유치에 열을 올렸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우리학교 양 캠퍼스에는 3000여 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재학 중이다.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지난해 우리학교에서는 국내 대학 최초로 총 외국인 유학생회(총유학생회)가 출범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총유학생회가 출범 2년차를 맞았음에도, 유학생들은 여전히 학교의 정책이나 문화, 생활면에서 소외되는 부분이 많다.


소외받는 외국인 학생들


외국인 학생 대부분은 출신국 학생들과 어울리는 편을 선호했다. 지난 학기 졸업한 하일호(중국, 경제학 2009) 군은 점심을 먹거나 여가 시간을 보낼 때 유학생 대부분이 자국 학생들끼리 어울렸다라고 말했다. 외국인지원센터가 지난해 말 서울캠퍼스 학부 유학생 13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락하는 한국인 친구가 얼마나 있습니까?’라는 질문에서 약 34%의 응답자가 ‘1~2이라고 답했고, ‘없다고 응답한 학생도 11%나 됐다.‘한국 친구를 사귈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한국 친구들의 무관심31%로 가장 많은 응답을 얻었으며, ‘문화적 차이로 인한 공감대 형성의 어려움’, ‘스스로의 소극적 자세등이 뒤를 이었다. ‘입학 전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실망했던 점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서도 친구 사귀기34%로 가장 많았다.

이 설문조사의 결과를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곳은 조별 활동이 많은 중핵교과나 시민교육 등의 교양과목 수업이다. 조별로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는 수업에서 유학생은 쉽게 겉돌고 만다. 언어의 차이에 따른 의사소통 문제가 가장 크다. 이번 학기 시민교육을 수강하고 있는 엘친(경영학 2009)군은 수업 내용을 60% 정도밖에 이해하지 못하고, 조별 활동을 할 때도 조원들에게 여러 번 다시 물어보게 된다라고 말했다. 시민교육의 한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이병태(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외국인 학생들이 조별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이 더 많은 편이다라며 특정 조에 유학생이 몰리지 않고 한국 학생들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조마다 한 명씩 따로 배정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인 학생들과 외국인 유학생들이 어울릴 수 있도록 양 캠퍼스 외국인지원센터에서는 각종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유학생과 한국인 학생이 조를 짜서 한 학기 동안 미션을 수행하는 버디 프로그램이나 봉사 활동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한국인 학생들도 같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많지 않으며, 그마저도 대부분은 단발적인 행사다.

총유학생회 양정요(사회학 2009) 회장은 유학생들이 자국 학생들하고만 어울리면 한국어가 빨리 늘지 않기 때문에 권장하고 싶지 않다결국 유학생들 스스로의 한국어 실력이 가장 큰 문제라고 답했다.


한국 친구들의 무관심 다가서기 어려워


양 회장의 말처럼 외국인 학생들이 학교생활에서 겪는 상당수 문제의 원인은 한국어 능력에 있었다. 학사나 생활, 아르바이트 등에서 겪는 문제의 대다수는 한국어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생긴다. 한국어 구사 능력은 외국인 학생으로서는 어찌 보면 당연한 차이지만, 이에 대해서는 적절한 지원이 필요하다. 양 회장은 학사제도에 대한 안내가 모두 한국어로 되어 있어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도 있다이사를 가려고 했는데 집 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생활 측면에서도 보조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언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학생 입학 시 요구하는 한국어능력시험(TOPIK, 토픽)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우리학교에 입학하려는 외국인 학생들은 1급에서 6급까지 있는 토픽 시험의 3급 이상을 가지고 있거나, 국제교육원에서 주최하는 한국어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양 회장은 한국어 능력이 낮으면 공부에도 어려움을 겪고, 한국 생활도 불편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각각 4, 5급 이상의 토픽 성적이나 그에 상응하는 어학당 과정을 수료해야 한다. 우리학교도 외국인 학생의 토픽 기준을 더 높여야 한다는 것이 총유학생회의 주장이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외국인지원센터 이진섭 계장은 현재 상황에서 토픽 기준을 높이게 되면 학교 지원자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우리학교는 2학년이 되기까지 토픽 4급을 따도록 하고 있어 학교 안에서도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한국어, 중요하되 기준 강화가 능사는 아냐


유학생 관련 문제에서 한국어 능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나, 입학 조건을 무작정 높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양 회장은 토픽 6급을 땄지만 강의나 한국인 학생들과의 대화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부족한 한국어 능력 탓에 겪는 유학생의 문제를 외국인 신입생을 위해 열리는 학습 세미나 등을 통해 제도적으로 보완할 방법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 운영 중인 문화 교류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수업 시스템이나 문화 측면에서도 외국인 학생과 한국 학생들이 어울릴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동경대의 외국인 학생 지원 정책과 우리학교의 정책이 가진 가장 큰 차이점은, 동경대의 경우 중앙 부서에서 진행하는 언어 교육이나 문화교류 프로그램 외에도 단과대학이나 유학생회와 연계한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비록 여건은 다르지만, ‘국제화 지표에 강세인 우리학교가 진정한 국제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금보다는 더욱 장기적이고 철저한 유학생 관리 제도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2013.03.25 김주환 kjh93@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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