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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는 여러 가지 풀과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봄이 되면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나무가 있는가 하면, 알 수 없는 풀들도 있다. 이들 중에는 사람이 키우는 풀이나 나무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사람이 가꾸는 식물은 거름도 주고, 물도 주면서 정성을 쏟지만 잘 자라지 않는 것 같고, 그 옆에서 자라는 식물은 눈에 띌 정도로 빠른 성장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봤을 것이다. 이렇게 사람이 키우지 않는데 자라는 풀을 우리는 잡초라고 한다. 잡초는 지속적으로 뽑아도 자라고, 또 자란다. 이런 잡초는 강인한 생명력을 대변하기도 한다.

잡초(雜草, weeds)에 대한 정의는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는 여러 가지 풀이라고 한다. 보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논이나 밭에서 키우는 농작물을 제외한 그 가치가 조금 모자란 식물을 통틀어서 잡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잡초라도 경작지가 아닌 숲속에서 자라는 식물을 야생초라고 구분하기도 한다. 이러한 구분은 인간에 의해 구분된 것으로 그 구분이 매우 주관적이다. 또한 과거에는 잡초로 불렸으나 나중에 농작물이나 약용식물로 인정돼 귀한 대접을 받는 식물도 있다. 그 대표적인 식물은 민들레(왼편 사진)일 것이다. 민들레는 어디서나 잘 자라고 그 생명력과 번식력이 강해서 꽃은 예쁘지만 사용할 가치가 없는 식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한약으로는 포공영(蒲公英)이라 하여 염증을 약화시키는 효능의 약제로 사용하고, 봄에 쌉싸름한 맛을 느끼기 위하여 나물로 해 먹기도 한다. 요즘은 논두렁에서 자라는 민들레를 채취해 파는 사람도 있으니 더 이상 잡초라고 말하기 어려운 식물이다. 이런 식물은 비단 민들레만이 아니다. 된장찌개에 들어가는 대표적인 재료인 냉이를 생각해보자. 냉이는 예전부터 시장에 가면 팔았던 식물이다. 하지만 냉이는 우리주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잡초이다. 지금도 한의과대학 앞에 하얀색의 꽃을 피우고 있지만 그 잡초가 냉이라고 아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자연사박물관 관람자를 대상으로 식물을 설명할 때 냉이를 뽑아서 그 뿌리의 냄새를 맡게 하면 냉이를 바로 알지만 꽃을 보고 냉이를 구분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쑥대밭이 됐다라는 표현을 한다. 아파트가 아닌 주택에서 사람이 살지 않으면 제일 먼저 자라는 것이 쑥이다. 그래서 쑥대밭이 됐다는 표현은 어떤 집안이 망했을 때 사용하는 말이다. 이 쑥이란 식물은 생명력도 강하지만 한번 뿌리가 내리면 화학적인 물질을 내보내어 다른 식물들이 자라지 못하게 하는 작용을 하는데 이를 타감작용(allelopathy)이라고 한다. 쑥에서 일어나는 타감작용으로 인해 쑥 이외의 다른 식물은 점점 그곳에서 자라지 못하고 쑥만이 자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식물의 입장에서 보면 워낙 강한 생명력을 가졌기에 쑥대밭이 되는 것이지 집안을 망하게 하는 식물은 아닌 것이다.

타감작용은 쑥 뿐만이 아니라 뿌리에서 다른 식물의 성장을 억제하는 물질을 내보내는 개망초(오른편 사진), 소나무 등 많은 식물에서 자신의 분포지역을 넓히기 위해 사용하는데 마늘에서 나는 냄새(Allicin), 고추의 매운 맛(Capsaicin)도 대표적인 타감작용을 위한 물질이고, 향이 나는 식물을 이용하는 Herb theraphy 또한 마찬가지이다. 타감물질을 이용하여 천연제초제나, 방충제를 연구하여 실생활에 이용되는 경우도 많다.

과거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릿고개, 전쟁 등을 거치면서 먹을 것이 없어서 고생했던 시기가 길었다. 이때 구황작물뿐 아니라 우리 주변에 있던 잡초도 모두 먹거리의 대상이 됐기에 잡초라 할지라도 대부분 음식으로 만드는 문화가 강하다. 그리고 잡초 중에 뚝새풀은 간맥낭(看麥娘), 명아주는 여(), 바랭이는 마당(馬唐), 강아지풀은 구미초(狗尾草)라는 이름의 약초로 이용해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라고 있는 대부분의 식물을 식용 또는 약용으로 이용했다. 이렇듯 우리 주변에 있는 잡초들은 이름을 잘 모를 뿐이지 이름 없는 풀이 없으며, 알면 도움이 되는 식물이 많이 있다.

2013.04.01 안범철 <자연사박물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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