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한도전’프로젝트 기획한 박지하(총학 학원자주화 추진위원회 사무국장)
지난 18일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총학)는 ‘자주경희 총학생회 새교육 선포의 날’이라는 주제로 청운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새 학기에 대학본부에 학생 요구안을 전달하는 것은 연례행사와도 같은 일이지만, ‘기자회견’이라는 형태로 진행되는 것은 이례적이었다.
기자회견을 통해 총학은 영어강의 의무 이수제 재논의, 중핵교과 절대평가 시행, 유학생에 대한 학사·생활 지원 강화 등을 대학본부에 요구했다. 또한 시간강사, 학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관심도 촉구했다.
총학 학원자주화추진위원회(학자추) 박지하(국어국문학 2009) 사무국장은 이번 기자회견에 대해 “지난주부터 ‘무한도전’ 프로젝트 등을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라며 “문제 개선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 주려는 것이 목적”이라고 답했다.
총학이 이날 대학본부에 요구한 여러 사항은 모두 한 가지 결론으로 귀결된다. 바로 우리학교가 대학평가에 휩쓸려, 대학교육이 지향해야 할 가치를 잃지 말자는 것이다. 박 사무국장은 “우리학교가 단독으로 대학평가를 거부하기는 어렵고, 거부한들 효과는 미미하다고 본다”라며 “무비판적으로 대학평가를 수용하느냐, 아니면 냉정하게 검토하고 진정한 발전 방향에 대해 모색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학자추는 학내 구성원의 자치화를 실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별 대표 기구다. 박 사무국장은 “현재 학자추는 학내 불평등 문제나 소외받는 구성원을 위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소외된 구성원’ 중에는 시간강사도 포함돼 있었다. 우리학교에는 시간강사의 이익을 대변할 만한 노조나 단체가 없다. 박 사무국장은 “학생이 주체가 돼서 시간강사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총학은 지난 등책위에서 방학 중 시간강사의 연구비를 지원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학생 운동이 활발하던 8,90년대와는 달리 현재는 학생사회, 특히 학생회라는 조직 자체의 영향력이 축소된 편이다. 취업난과 개인주의 확산으로 학생사회에 대한 관심도 떨어졌고, 서로 다른 지향점을 가진 대학생 단체가 서로 대립하기도 한다.
지난해 총학 회장을 지냈던 박 사무국장은 “이런 시기이기에 서로 연대하며 자치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학생이 스스로 활동이나 정책을 기획하고, 성과를 내는 과정을 통해 학생사회의 가능성을 피력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물론 총학의 활동이 모든 학생의 지지를 받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대하거나 아예 관심이 없는 학생도 많다. 하지만 ‘학생 자치’를 실현하기 위해 이들은 오늘도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2013.03.25 | 김주환 kjh93@khu.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