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취재 : 일본 대학의 유학생 관리 정책을 배우다 <연재순서> ① 유학생 입학 정책 ② 자국어 교육 ③ 유학생 생활, 학사 지원 #. 지난해 우리학교는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가 발표한 ‘외국인 유학생 유치·관리 역량 인증제(IEQAS, International Education Quality Assurance System)’에서 정식 인증을 받는 데 실패했다. IEQAS는 국내 대학이 외국인 유학생을 부실하게 관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이번에 30개 대학이 우수대학으로 선정돼 인증을 받았으며, 유학생 관리가 부실한 13개 대학은 비자발급 제한 대상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첫 시행된 인증제에서 우리학교는 9개 대학과 함께 우수 대학으로 선정돼 시범 인증을 받았으나, 올해 정식 인증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대학주보는 아시아 정상의 대학이자 유학생 관리 시스템이 잘 갖춰진 일본 동경대학교를 방문해 유학생 생활관리, 학사관리, 기숙사 등 전반적인 부분을 알아봤다.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가 발표한 ‘외국인 유학생 유치·관리 역량 인증제(IEQAS, International Education Quality Assurance System)’에서 우리학교는 정식 인증을 받는 데 실패했다. 이 평가는 외국인 전임교원 비율·유학생 중도탈락률·유학생 다양성 등의 10가지 지표를 통해 이뤄졌다. 우리학교의 인증 실패 요인이 된 지표는 ‘신입 유학생 숙소 지급 비율’과 ‘유학생 언어능력’ 두 가지다. ‘신입 유학생 숙소 지급 비율’은 25%가 넘어야 하며, ‘유학생 언어능력’은 전체 외국인 학생 중 한국어능력시험(TOPIK) 4급 이상 혹은 IBT TOEFL 80점 이상의 학생 비율이 30%를 넘어야 한다.<대학주보 매거진 제14호(2013. 1. 28)> 우리나라는 교과부 주도로 지난 2004년 ‘스터디 코리아 프로젝트 2004’를 시작했다. 프로젝트는 외국인 유학생 8만 명 유치를 목표로 진행됐고, 대학과 정부가 적극적으로 유학생 유치에 나섰다. 비자 발급에도 편의를 제공했으며, 해외 유학 박람회 등도 개최했다. 또한 유학생과 관련된 ‘국제화 지수’가 대학평가에도 반영되며, 각 대학은 유학생 유치에 열을 올렸다. 이러한 유치 노력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외국인 유학생 수는 1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해 10월 2020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20만 명을 국내에 유치하는 ‘스터디 코리아(Study Korea) 2020프로젝트 추진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교과부는 “고등교육기관 내 유학생 비율을 오는 2020년 5.4%까지 끌어올리면 대학은 국제화된 캠퍼스로 거듭날 수 있다”며 “외국인 유학생 채용 활성화에도 영향을 미쳐 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2011년 한국교육개발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학부에 재학중인 유학생 비율은 2011년 기준2.3%다. 이러한 정부 정책에 따라 많은 유학생이 한국을 찾고 있다. 그런데 현재 교과부가 유학생 입학 시 권고하는 한국어능력시험(TOPIK) 기준은 3급 이상으로, ‘너무 낮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우리학교는 2011년 이전에는 한국어 능력 조건이 없었고, 고교성적만으로 입학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11년부터 정부에서 TOPIK 3급 이상의 학생들만 입학할 수 있도록 권고했고, 대학본부는 4급 정도는 돼야 수업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해 학생들이 TOPIK 4급을 1년 내에 따도록 하기 위해 의무휴학제도를 도입했다. 4급을 취득하지 못할 시 의무적으로 휴학하도록 한 제도였다. 하지만 유학생의 반발로 해당 제도는 1년 유예된 후 폐지된 상태다. 외국인지원센터 이진섭 계장은 “입학조건부터 기준을 높이면, 유학생 지원자 수가 급감하는 문제가 생긴다”며 “의무휴학제도는 폐지됐지만, 한국어 관련 과목 6학점을 의무 수강하는 대체안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일부 지방대와, 전문대의 반발로 비교적 ‘무난한’ 입학기준을 책정했지만, 오히려 낮은 입학기준으로 인해 한국에서의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도 많다. 교과부 대학선진화과 측은 “졸업까지 4급을 갖추도록 각 대학에 요청하고 있다”며 “하지만 3급이라는 기준도 지키지 못하는 대학이 많아서 3급에 맞추는 수준으로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각 대학별로 입학 전형은 다르지만, 현재 우리학교의 경우 TOPIK 3급을 취득하지 못한 학생에 대해서는 TOPIK 3급에 준하는 수준으로 학교 자체 시험을 치르도록 한다. TOPIK 기준을 충족시킨 유학생은 이후 학과교수 3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공에 대한 이해도, 유학 목적, 읽은 책 등에 대한 질문으로 면접을 진행한다. 그리고 단과대학 학장과 부학장이 모여 입학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일본의 경우는 정부에서 의무적으로 유학시험인 EJU(日本留學試驗, Exami-nation for Japanese University Ad-mission for International Students)를 치러야만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을 주고 있다. EJU는 일본어, 이과, 수학, 종합과목 등 총 4과목으로 치러지며, 일본어 과목은 일본어로, 나머지 과목은 일본어와 영어가 섞여 문제가 출제된다. 현재 일본 유학생 종류는 크게 3가지로, 국비장학생, 정부파견장학생, 사비유학생이다. 특히 국비장학생이나, 정부파견 장학생은 본인이 진학을 희망하는 대학의 담당자와 직접 연락해 일본 내각부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 대학원 진학의 경우는 교수와 직접 연락을 통해야만 진학이 가능하다. EJU 시험 이후 학교에서 구술면접과 논술을 진행해 학생의 일본어 실력을 평가한 후 입학을 결정하고 있다. 동경대 유학생·외국인 연구지원과 생활지원팀 타카노 미노루 직원은 “학부별로 일본어 사용 빈도가 다르지만, 법학부의 경우는 일본어가 능숙하지 않으면, 공부 자체를 할 수가 없다”며 “반면에 이공계 학부는 영어로 다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큰 지장은 없지만,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한 수준은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본은 국가에서, 대학 자체에서 엄격하게 유학생을 받고 있기에, 이들 유학생의 일본어 실력은 수업을 수강하기에 무리가 없다. 때문에 중도 이탈하는 유학생 역시 극소수다. 타카노 직원은 “한국에서는 대학평가에 있어 유학생과 관련된 국제화 지표가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데, 이것이 오히려 무분별한 유학생 유치로 이어져 유학생의 중도 이탈율을 높이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국인지원센터에 따르면 2011년 우리학교의 유학생 중도 이탈률은 8% 정도다. 우리학교가 유학생을 무분별하게 유치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더욱 효율적인 학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배려 차원에서라도 검증된 실력을 바탕으로 유학생 입학을 허가해야 한다. 그것이 실현될 때 유학생의 중도 이탈율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① 교과부가 권고하는 유학생의 TOPIK 등급은 3급 이상이다 ② 일본에 유학하려는 학생들은 일본유학시험(EJU)를 치러야 한다 ③ 동경대 유학생 연구지원과 타카노 미노루 직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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