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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해 8월 있었던 교육과학기술부의 권고에 따라 대학 등록금에서 잡부금을 같이 거둘 수 없게 됐다때문에 연세대는 그동안 등록금에 포함됐던 연세춘추비를 올해부터는 등록금에서 분리해 원하는 사람만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선택납부제를 도입했다연세대 학보사 <연세춘추>는 학생이 자발적으로 연세춘추비를 납부하는 비율이 낮을 것으로 추측했고예상대로 현재 연세춘추는 학교의 지원 없이 신문발간이 힘든 상황에 처했다이는 지난 2009우리학교 교지 고황이 국제캠퍼스에서 발간중지를 당한 사태와 비슷하다.대학주보는 연세춘추와 고황의 사례를 통해 대학언론의 현 상황을 알아봤다. 

 

연세춘추는 지난 달 18일까지 구독신청을 받았으나 신입생 46%, 재학생 12%로 전체학생의 18%만이 신청했다이렇게 되면 연세춘추가 1998년부터 지속해온 구독료를 이번에800원 인상했음을 감안하더라도 적정 예산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 된다때문에 대학본부 측의 지원이 불가피한데연세대 대학본부 측은 이것에 대해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있다.


결국 연세춘추는 앞으로의 운영계획이 불확실한 상황이다연세춘추 정세윤(문화인류학2011) 편집국장은 개강호까지는 지난해 예산으로 편성돼 있기에 발행에 문제가 없었지만,바로 다음호부터는 비용을 아껴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대학본부에서 아직도 지원 여부에 대한 답변을 주지 않아 앞으로 연세춘추를 어떻게 운영할지 확실하게 결정할 수 없으며 사정에 따라 발행중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학교 교지인 고황 또한 학생자치회비에 책정된 교지대금을 받아 운영하는데이는 구독료를 등록금에 포함해서 일괄 징수하던 연세춘추와 비슷한 운영방침이다한때 고황도 연세춘추와 비슷한 상황에 처했으며 지금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과거 고황은 양 캠퍼스에 각각 4,000부씩 연 5회 발행됐다하지만 지난 2004년 서울캠퍼스(서울캠교지 대금이 1,300원에서 800원으로 줄어 부득이하게 발행부수를 2,000부로 줄이게 됐다. 2009년부터는 연 5회 발행에서 3회 발행으로 줄이는 대신 다시 4,000부로 부수를 올렸지만, 2009년 3월에 열린 국제캠퍼스(국제캠확대운영위원회에서 그 해 2학기부터 교지대금을 전액 삭감하기로 결정해 다시 위기를 맞았다.


결국 지난 2010년부터 고황은 서울캠에서만 발행되고 있다당시 국제캠 총학생회(총학)는 다른 자치기구에 비해 고황의 인지도가 낮고 활동이 적다는 점을 들어 교지대금 삭감을 주장했다. <대학주보 1460호 (2010.04.05)> 뿐만 아니라 지난 2011년에는 고황이 국제캠에서 활동이 전무하다는 이유로 편집실마저 비우게 됐다발행이 중지된 지 3년이 지난 현재 국제캠에서 고황의 이름을 기억하는 학생은 드물다하지만 고황은 인력부족으로 서울캠 교지 운영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국제캠 고황 재발간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또한2008년 이후로는 국제캠 소속의 편집위원은 부재한 상태다.


고황 변바른(지리학 2011) 전 편집국장은 “2011년 말에야 고황 국제캠 재발간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지만국제캠 학생이 스스로 자치언론을 만들고 활동하는 것이 먼저라고 결론이 났다고 설명했다이어 현재도 국제캠 소속 편집위원이 없어 국제캠에 재발간을 요구할 명분이 없다하지만 국제캠에서 교지를 만들고 싶은 학생이나 모임이 있다면 고황 소속이 아닐지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지원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국제캠 총학 김나래(기계공학 2008) 회장 또한 국제캠 소속의 고황 학생이 없는 이상 지원은 힘들지만 교지 자체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세춘추나 고황이 지금의 상황에 처하게 된 데에는 대학본부의 지원을 최대한 받지 않고 학생들의 힘으로 꾸려가는 자치언론이라는 이름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대학본부의 지원을 받게 되면편집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구독료가 선택납부제로 전환된 연세춘추는 그에 따른 수입이 극히 적어 학교의 지원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다이는 학보가 독립적인 재정운영을 하기 힘들어진 현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다또한 인지도가 낮다는 이유로 중단된 국제캠 교지발행 건은대학언론에 대한 학생의 관심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을 나타낸다이러한 현실 앞에서 결국 대학언론은 수행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해내기 어렵게 된다.


변 전 편집국장은 교지이기 이전에 대학언론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 안에서의 연대를 구성하는 것이라고 본다며 대학언론에 문제가 생겼을 때그 부분을 가장 신경써줄 수 있는 것은 외부가 아닌내부의 사람들이지만 과거의 고황은 그러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대학언론은 대학이라는 사회의 건전한 비판자이자 전 구성원의 소통의 창구다대학언론이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 모든 독자의 알 권리가 제대로 충족될 수 있다대학언론이 혼자 살겠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대학 구성원의 권리를 위해서라도 대학언론에 대한 대학본부의 지원과 학생들의 지지는 필수적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의 지원으로만 운영되던 연세춘추와 고황이지만 현재 연세춘추는 존폐위기에 처했으며 고황도 국제캠 재발간이 힘든 상황이다


2013.03.04이정우 cyanizm@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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