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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신문은 2014학년도 1학기에 제1561호에서 현재 제1568호까지 총 8번의 신문을 발행했다. 주목할 만 한 점은 이전의 7개 신문에 서‘소통’이라는 단어가 사용된 기사가 35개에 달한다는 것이다.

한 호에 적어도 한 개의 기사에 ‘소통’이라는 낱말이 포함됐으며, <대학주보 제1563호 2014. 03. 17> 에는 최대 아홉 개까지‘소통’이라는 단어가 언급되기도 했다. 이처럼 학내 사안의 문제점을 다루는 우리신문에서 주기적으로‘소통’이란 단어가 사용된 것은 현재 우리학교의 소통구조에 적신호가 생겼단 방증이다.


정면으로 소통문제를 꼬집고 나선 대표적인 사례로는 지난해 말촉발된‘교수연대사태’가 있다. 이 문제는 지난해 11월, ‘경희대학교 정상화를 위한 서울·국제캠퍼스 교수연대’가 이메일을 통해 학내 재정 문제를 비롯해 우리 학교가 처한 각종 상황에 대해 문제제기한 것으로, 당시 교수연대는 여러 문제 중에서도‘소통문제’의 해결이 가장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초 발생했던 총학생회와 대학본부간의 등록금 및 국가장학금2유형 신청과정 역시 사전 논의없이 대학본부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한 등록금인상안이 문제의 단초를 제공했다이에 대해 총학생회(총학)는 등록금 동결 가고지를 주장하며 반발했다등책위 직후 서울캠퍼스 총학은 대학본부 규탄 선언문을 발표하고 가고지 예정일인 28일 아침부터 본관 앞에서 시위를 진행했다총학은 이 과정에서 학생과의 최소한의 논의조차 하지 않은 모습은 그동안 인간을 위한 배움을 강조해온 우리대학의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고 강력하게 성토했다.

이밖에도 올해 발생한 노동조합의 농성투쟁이나자율운영예산편성에 대한 학생들의 반발 역시 사전에 협의가 이뤄지지 않거나 제대로 된 해명이 전달되지 않으면서 발생한 문제였다.

일련의 소통에서 비롯한 갈등사례가 시사하는 점은 일방적인 의사결정이 문제를 더 크게 키운다는 점이다나아가 이런 불통의 씨앗은 해당문제와 관계된 대학본부를 비롯한 대표자집단에 대한 불신으로 자라날 가능성이 높다실제로 우리신문이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학내구성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이런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이번 설문조사에는 총 316명이 응답했으며 교수 42직원 63학부생 168대학원생 43명이 참여했다.

우리학교의 중요 사안에 대해 평소 어느 정도의 관심을 갖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관심이 높다라고 답한 비율은 35.76%, ‘관심이 있는 편이다는 41.77%로 나타났다이를 통해 학내구성원이 대체로 각종 사안에 관심이 높음을 알 수 있다반면 대학 중요 사안에 대한 정보가 구성원에게 원활하게 공유되고 있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니다라고 답한 비율이 38.61%로 가장 높았고, ‘보통이다가 34.49%로 뒤를 이었다. ‘그렇다는 답변은 22.78%로 상대적으로 적었다뿐만 아니라 학내의 주요 사안에 대한 학생교수직원 등 각 구성원 집단의 견해나 입장을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으십니까?’라는 질문에서도 그렇다라고 답한22.78%보다 아니다라고 답한 비율이 28.8%로 더 높아우리학교의 주요 사안에 대한 정보나 각 구성원의 견해가 잘 공유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수가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대학의 중요 사안에 대해 정보를 얻는 주요 경로는 아래 중 무엇입니까에대해서는 대학주보 등 학내 언론매체(37.3%)’였으며 대학본부의 공식 발표(30.1%)’가 뒤를 이었다특히주변인을 통한 입소문(16.5%)’을 통해 정보를 얻는 비율이 구성원 대표(14.2%)’보다 높다고 답한 결과를 주목할 만하다더불어 조직에 대한 나의 문제제기는 구성원 대표를 통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다뤄진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는 긍정적인 답변 14.6%보다 부정적인 답변35.5%이 높아 자신의 의견이 대표기구를 통해 잘 드러나지 않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이런 생각이 커질수록 권위적인 리더십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으며이런 리더십의 문제는 구성원의 의지와 다른 결정이 발생하면서 신뢰를 상실할 수 있다는데 있다.이런 문제해결의 주체에 대한 불신은 갈등관리의 부재로 이어질 수 있으며소모적인 논의만 계속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학교에서 발생하고 있는 소통문제를 소통을 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로 규정할 수 있을까사실 그렇지 않다대부분의 구성원 대표집단이 메일과 홈페이지를 비롯한 온라인부터 게시물을 통한 오프라인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속 구성원에게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다만 역설적으로 소통을 강조할수록 불통이 심화되는 현재의 상황은 소통의 여부가 아니라 소통의 방법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지난 2011년 소통에 대한 연구결과와 강의실험을 진행한 결과를 미디어센터에 연재한 바 있는 언론정보대학원 강태완 원장의 글에는 소통의 방법으로 크게 두 가지 모델을 제시한다우선 미국식 모델은 스피치로 대표되는 일방향적 소통이다현재 우리학교의 대부분의 구성원대표집단이 활용하는 방식이다이 모델의 경우 얼마만큼 빠르게 효율적으로 전달되느냐 여부가 중요하다. 

반대로 유럽식 모델은 토론으로 대표되는 쌍방향적 소통으로얼만큼 상호 공감대를 형성하느냐를 중점으로 둔다우리학교의 소통부족은 결국 이런 유럽식 모델의 소통방법이 부재하는데서 비롯한다고 볼 수 있다강태완 원장은 우리학교는 상대적으로 다른 학교에 비하면 소통에 대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고나아가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다만 여전히 다수의 구성원이 커뮤니케이션 과정이 일방향적이라고 판단해 소통에 대해 문제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구성원 사이에 얼마나 상호작용이 이뤄지고반응에 대한 적절한 피드백을 제시하려는 노력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이런 쌍방향적 소통의 좋은 선례들이 우리학교에는 다수 존재한다지난 3월 체육대학 학생회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됐던 체대 내 28가지 규칙에 각 학과의 학년별 대표 등 총 60명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통해 규칙으로 합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당시 공청회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참석자도 존재했지만암암리에 통용되던 문제를 토론을 통해 해결한 점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드시 토론이라는 방법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학사제도 변경에 앞서 학생들의 지지도를 조사한 사례도 있었다지난해 9월까지 총 6차례의 성적평가제도 개선 TF를 거쳐 총학과 대학본부는 학사제도 변경에 있어 학생들과 소통해야 한다는 부분에 합의했다이후 양 측은 공동으로 공감도 설문조사를 시행해 최종안을 도출해낸 바 있다이처럼 온라인과 모바일 플랫폼을 이용한 쌍방향 소통구조는 우리신문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서 그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강태완 원장은 모바일을 통한 소통은 기본 베이스가 개인차원이기 때문에 작용할 수 있는 영역에 한계가 존재한다면서도 다만 공적인 오프라인 소통과 병행해 사용된다면 유의미한 쌍방향 소통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우리학교는 소통에 대해 늘 강조해왔다하지만 그 내용은 권위적 소통’, ‘일방향적 소통’ 수준에서 머물렀다이런 소통방식은 필연적으로 말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층위를 만들어 해결을 어렵게 했다나아가 학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수많은 갈등이 내용이나 절차에 대한 것부터 상대방에 대한 인정여부 등까지 다양한 차원에서 발생하고 있음에도 이를 자신의 시선에서 재단해 단순화시키는 오류도 범했다결국 서로 다른 차원의 문제인식과 불통이 맞물려 해답을 못 찾는 굴레에 스스로를 옭아맨 셈이다따라서 앞서 강조한소통방식에 대한 고민과 나아가 갈등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소통에 대해 다시 짚어나갈 필요가 있다.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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