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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캠퍼스(서울캠) 소비자생활협동조합(생협)이 2013년 10주년을 맞는다. 생협은 학생식당을 비롯해 의료공제회, 문구점, 서점 등 여러 사업을 펼치며 학생들에게 필요한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아직 생협이 없는 국제캠퍼스(국제캠)는 생협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캠 생협의 역사와 함께 생협 발족을 준비하고 있는 국제캠의 상황, 지난해 4월 대학본부의 법정소송으로 위기를 맞았던 세종대 생협의 현재를 알아봤다.


협동조합의 형태인 생협은 조합원들이 공동출자 한 돈으로 운영된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로 중간 마진을 없애 소비자가 일반 매장보다 물품과 서비스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대학가에는 지난 1987년 최초로 서강대에 학생소비조합이 설립됐다. 이후 현재는 한국대학생활협동조합에 국·공립대 18개 대학, 사립대 12개 대학 등 총 30개 대학이 소속돼 있다.


우리학교 서울캠 생협은 지난 2002년 ‘생협준비위’를 구성해 2003년 7월 정식으로 출범했다. 당시 생협이 설립되기 전에는 총학생회(총학) 소속의 인권복지위원회(인복위)에서 학내 매점, 식당, 자판기 등을 관리했다. 하지만 학내 시설물을 외부업체에 임대하는 형식으로 운영했기 때문에 이용하는 구성원의 요구사항이 반영되지 못했다. 임대업체가 몇 년마다 바뀌기도 해 운영의 전문성이나 지속성도 부족했다.


이에 대학본부는 구성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보다 합리적인 가격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생협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생협 창립 실무 총괄자였던 학생지원처 서병식 계장은 “생협 설립은 대학이 건전하고 올바른 소비를 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일부 외부업체의 불만이 있었지만 생협 도입을 원하는 학내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어서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다.


현재 생협은 매점·문구점·식당 운영, 문화답사, 생산지 체험, 우산대여, 장학사업, 귀향사업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8년부터 매점 납품업체의 위생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일일식품 불시탐방’을 진행하고 평가 결과를 학생들에게 알리고 있다. 최준호(경영학 2011) 군은 “생협은 편의점보다 싸고 교내에 있어 이용하기 편리하다”고 말했다.


세종대, 생협 두고 갈등 빚기도 국제캠, 설립 추진 본격화


▲생협이 운영하는 청운관 식당은 리모델링 이후 이용자가 늘었다


하지만 국·공립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타 사립대는 수익 창출이 안 된다는 이유로 생협 도입을 꺼리고 있다. 생협은 창출된 수익을 다시 조합원들에게 돌려주기 때문에 수익을 원하는 사립대들이 이를 꺼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학교 생협 교육홍보팀 홍주현 팀장은 “생협을 단순히 이윤 추구를 위한 사업체로 보지 말고 구성원의 복지를 증진시킬 수 있는 면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종대 학교법인은 수익성이 적다는 이유로 생협의 사업권을 외부에 넘기려 했다. 또한 세종대 학교법인이 ‘건물명도청구’ 소송을 제기해 생협이 폐지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대학주보 1496호(2011. 8. 29)>


법원은 학교의 손을 들어줬고, 생협은 항소했으나 똑같은 판결을 받았다. 이에 반발한 학생들이 ‘생협을 지켜달라’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후 세종대 생협은 대학본부와 협의한 끝에 사업장과 인력의 일부만을 이관하기로 결정했다. 세종대 생협 교육홍보팀 한승희 직원은 “학생들이 필요할 때 옆에 있는 것이 생협의 역할”이라며 “조합원이 직접 가격과 상품에 대해 평가하고 운영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대학에서 생협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원은 학교 손 들어줬으나 세종대 생협, 학교와 극적 합의


한편 국제캠에는 아직까지 생협이 없다. 국제캠 총학은 지난해부터 생협 설립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전담 인력과 시간 부족으로 현재까지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하지만 생협을 설립한다는 방향성은 확정된 상태다. 차기 총학생회는 서울캠 생협 지부로 발족할지, 아니면 독자적인 생협으로 운영할지 논의할 계획이다. 국제캠 총학 정용필(기계공학 2006) 회장은 “학생들이 생활비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에 생협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필요할 때 옆에 있는 것이 생협의 역할


그러나 생협이 생기면 우정원과 각 단과대학에 입주해 있는 임대사업자들의 반발도 클 것으로 보인다. 우정원 상점에 입주해 있는 A(44, 여) 씨는 “생협이 생기면 일반 사업자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그들의 사정은 이해되지만, 학생들이 우선이다”라며 “내년 총학에게 정확히 인수인계를 해서 빠른 시일 내에 생협이 생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대 사례처럼, 생협이 사립대들에게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은 맞지만, 학내 구성원들의 복지를 위해선 꼭 필요한 기구임에 분명하다. 상부상조(相扶相助)의 정신으로 설립한 ‘협동조합’의 본래 취지처럼, 앞으로도 모든 대학가의 생협은 학생들의 복지 증진을 목표로 활동할 것이다. 올바른 상부상조의 정신이 생협을 넘어 대학 구성원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기대해 본다.


2012.12.03서범석, 고영명 klose@khu.ac.kr, kymdave@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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